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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읽은 80년대, 그 새로웠던 대안들&현재진행형

1996.12.9 ~ 12.15 & 12.17(화) ~ 12.28(토)

by 황규석
중앙로에 소개된 씨네마떼끄 CULT (1996.12.4)


퀴어시네마 Queer Cinema

퀴어 시네마

1996.12.6(금) ~ 12월 15(일) 평일 6, 8시 주말 4, 6, 8시

- 남자와 여자가 만나 사랑을 나누고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잘 사는 것이 인간의 보편적인 도리이다. 이 상식이 성에 관하여 숨죽여오던 동성애 영화에 관하여 보수주의와 상업주의 중간에서 남몰래 숨죽여오던 동성애 영화에 관한 우리의 시선을 너그럽게 할 수가 없었다. 적어도 영화라는 표현양식에서는 더욱 멀게 느껴졌다. 그러나 최근 대중문화영역에서 동성애에 관한 논쟁이 활발해지고 있다. 작년에 '내일로 흐르는 강'이 나왔을 때는 아직 동성애에 관한 정체성이 자리잡지 않았을 때다. 이제 기존의 성개념과 가부장질서에 의한 가족제도는 공격받아야 될 시잠에 있고 열린 마음으로 논란이 되었던 게이 필름을 함께 감상하면서 이야기를 나누고자 한다.


글렌 혹은 글렌다 Glen or Glenda?

감독: 에드워드 D. 우드 주니어, 1952년, 미국, 67분

- 최악의 영화에 수여되는 '황금칠면조상'에서 에드워드 우드의 데뷔작으로 1952년 크리스틴 조겐슨의 성전환 수술이 불러일으켰던 대중적 관심에 영합해 졸속으로 만들어진 저예산 영화다.


파리는 불타고 있다 Paris is Burning

감독: 제니 리빙스턴, 1990년, 미국, 77분

- 감독의 데뷔작인 이 다큐멘터리는 브루클린 지역이 볼(Ball: 일종의 무도회장 혹은 사교장)에서 멀어지는 게이들의 꿈과 소망에 대한 보고서이다. 투박하게 찍은 미국 게이들의 화끈한 이야기. 그러나 서글프고 쓸쓸한 자화상.


내일로 흐르는 강 Broken Branches

감독: 박재호, 1995년, 한국, 96분

- 1955년부터 1993년까지 격동의 세월을 보냈던 우리나라의 사회적인 문제를 다룬 영화. 국내 최초의 본격 인디영화인 이 작품은 역사 속에 희생될 수밖에 없는 한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 블랙 코미디 형식으로 보여준다. 또한 동성애 문제를 다른 시각으로 해석했다.


화분 The Poleen of Flowers

- 이 효석의 동명 소설을 각색하 하길종 감독의 첫 장편영화로 소재성(동성애적 관계를 내포한)과 분위기(영상과 사운드의 실험적 은유)적 파격성으로 당시 한국영화의 새로운 부활을 예고시킨 작품이다. 이 영화에서 드러나는 주요한 주제의식은 70년대 상류계층과 하류계층 사이에서 빚어지는 성적 욕망과 그 파행성이다.


독약 Poison

감독: 토드 헤인즈, 1990년, 미국, 85분

- 'Horror', 'Hero', 'Homo'이 세 가지 에피소드로 구성. 그러나 하나로 읽히는 흐름과 핵심. 이는 '독약'을 보는 내내 조각을 조각조각난 퍼즐과 그림을 맞추듯 하나의 완성된 형태 또는 정답을 맞혀내는 영화 관객의 힘에 의해 만들어진다. 갖가지 형상과 사물들에게 일어나는 혹은 내재한 공통적 본질이 무엇인가 세 가지 에피소드를 통해 추리할 수 있음은 이미 관객이 반 할리우드적 상태로 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리빙 엔드 The Living End

감독: 그렉 에러키, 1992년, 미국, 92분

- 두 명의 사내가 길을 따라 여기저기 흘러드는 것으로 되어 있다. 에이즈 양성 반응자 즉 HV 보유자로서 한 명은 의사로부터 또 한 명은 자신이 에이즈 환자라는 것을 익히 알고 있고 나머지 동안의 삶을 그저 본능적인 충동과 살인과 범죄로 충당하며 하루하루를 이어가고 있다. 이렇게 두 명의 도주자가 삶의 끝의 순간까지 다다랐다가 그래도 여전히 살아가야만 하는 이유 아닌 이유와 가치를 깨닫는 것이 이 영화의 결론.


졸도 Swoon

감독: 톰 케이린, 1992년, 미국, 82분, 8회 선댄스 영화제 촬영상

- 1920대 미국 시카고에서 일어난 리처드 로엡과 네이선 레오폴드 주니어 실화 사건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 상류층 출신에 고등교육을 받은 두 대학생이 충동적으로 한 소년을 살인한다. 아무 이유 없는 유희에 가까운 살인이라는 점과 이들이 게이 연인이라는 점에서 당대해 커다란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거꾸로 읽은 80년대

80년대, 그 새로웠던 대안들 & 현재진행형 1

거꾸로 읽은 80년대, 그 새로웠던 대안들 & 현재진행형 1
(1996.12.17(화) ~ 12.28(토) 매일 오후 3,5,7 주말 4, 6, 8시

서극(徐克, 徐文光, Xu Ke, Tsui Hark 1950~)

- 그가 77년 미국에서 돌아와 홍콩영화계에 가세할 때는 홍콩은 전후 태생의 많은 신예들이 앞으로의 출전을 앞두고 전열을 가다듬고 있었다. 대형 방송사의 부도와 더불어 78년 임호를 필두로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신예들의 영화계 입성 중에 가장 두드러졌던 것은 바로 서극이었다. 그는 데뷔작 <접변>(78)으로 이미 움트기 시작한 홍콩 뉴웨이브의 서막을 알린다.


상영작

<제1 유형 위험>(80), 90분

<도마단>(86), 105분

<상하이 블루스>(84), 102분


코엔형제(Joel Coen Edan 1954~ , Edan Coen 1954~ )

- 뉴욕대에서 영화를 전공한 형 '조엘'과 프린스턴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한 동생 '에단'은 셈 레이미의 <이블 데드>에서 편집 조수로써 영화에 첫 발을 내딛는다. 그 뒤 그들은 스테디 캠을 변형시킨 사이킥 캠으로 무장한 채 하드보일드 범죄 소설과 40년대의 고전적 누아르 영화를 패러디한 <블러드 심플>로 일약 미 독립영화계와 대학가의 스타가 된다.


상영작

<블러드 심플>(83), 97분

<애리조나 유괴사건>(87), 92분


첸 카이거(陈凯歌, Chen Kaige 1952~ )

- 80년대 영화를 정리하고자 한다면 절대로 빠질 수 없는 것이 중국 '제3세대' 영화이다. 이들은 서방의 평단계가 동북아시아 영화의 출현을 주목하도록 만들었으며 그들이 이제까지 쌓아놓은 제3세계 영화의 이론적 틀을 깨버렸다. 바로 이러한 새로운 물결을 감지케 한 것이 바로 첸 카이거의 <황토지>(85)이다. 팔로군 병사가 중국의 원시적 봉건사회에서 사회주의 이데올로기 전파에 실패를 보는 것으로 묘사된 것에 대해 중국인들은 분노했지만 역으로 서구의 평단계가 주목하게 하였다.


상영작

<황토지>(84)

<대열병>(85)

<해자왕>(87)


짐 자무쉬(Jim Jarmusch 1953~ )

- 1984년 칸느 영화제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니콜라스 레이와 빔 벤더스의 세례를 받고 갓 데뷔한 애송이 영화 펑크족이 난데없이 나타나 근엄한 칸느의 심사위원들과 관객들을 아연실색케 한 것이다. 영화의 제목은 <천국보다 낯선>이었다. 영화는 내내 침묵과도 같은 거친 흑백 화면톤과 극단적으로 제한적인 카메라 움직임, 편집 없이 한 장면을 한 쇼트에 담아내는 롱 테이크 등으로 그해 칸느 신인 감독상을 수상한다.


상영작

<천국보다 낯선>(84), 90분

<다운 바이 로>(86), 107분

<미스터리 트레인>(89), 113분


페드로 알모도바르(Pedro Almodovar 1949~ )

- 70년대 말, 50년에 걸친 파시스트 체제가 독재자 프랑코의 죽음으로 막을 내리게 되자 스페인은 점차 '민주화'로의 이양을 겪게 되고 이로 인해 오핸 침체기를 가져와야 했던 스페인 영화도 활기를 띠게 된다. 그리고 바로 이 와중에 유령처럼 나타나 갑자기 사람들을 놀라게 한 것이 바로 페드로 알모도바르이다.


상영작

<신경쇠약 직전의 여자>(88), 89분

<마타도르>(86), 102분


뤽 베송(Luc Besson 1959~ )

- 영화에 빠져서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할리우드로 무작정 날아갔건 문제아(?)로서 그는 그 화려한 영화경력을 쌓아가기 시작한다. 약관의 나이 22살에 데뷔작 <마지막 전쟁>을 만들고 82년 세계 SF영화제 그랑프리를 석권했다. 그 후 84년 <서브웨이>로 지하세계에 살아가는 신인류의 사랑과 모험을 새로운 감각으로 그래내고 88년 드디어 오랜 산고 끝에 <그랑브루>로 칸느 영화제 오프닝작으로 초대된다.


상영작

<마지막 전투>(84), 90분

<서브웨이>(85), 104분

<그랑부르-감독판>(89), 161분


후 샤오시엔(侯孝賢, Hou Hsiao hsien 1947~ )

- 82년 옴니버스 데뷔작인 <샌드위치맨>에서 이미 자신의 스타일을 완성시켜 나아갔던 후 샤오시엔은 그 자신이 본토에서 넘어온 중국 본토 출신으로, 84년 <동동의 여름방학>에서 그러한 고향 상실에 대한 아픔과 그 역사에서 파생되는 중국과 대만의 관계를 가슴 아픈 화면으로 그려내고 있다.


상영작

<동동의 여름방학>(84). 98분

<동년왕사>(85), 135분

<연연풍진>(87), 110분


피터 그리너웨이(Peter Greenaway 1942~ )

- 영화를 상징적 이미지들을 담아내는 게임으로 풀어내는 그는 미술학교에 다니던 미술학도였고 그때 영화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다. 회화의 구도와 이미지를 영화 속에 완벽히 하지만 낯설게 구현해 내는 솜씨로 보는 이로 하여금 혀를 내두르게 한다. 60년대 그의 영화작업 초기에는 프랑스의 구조주의 철학가 브레히트의 '거리두기 효과'에 지대한 영향을 받았다. 이는 그리너웨이의 영화세계를 이루는 근본요소로 이해되고 있다.


상영작

<제도사의 계약>(82), 108분

<차례로 익사시키기>(88), 115분

<요리사, 도둑, 그의 아내, 그리고 그의 정부>(89), 1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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