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지트와 관련해 오랜만에 글을 쓴다. 중간중간에 쓰려 했으나 여건이 여의치 못했다. 공사가 예정보다 길어졌다. 작년 섣달은 아들 기일이 있어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그래서 이제라도 기록을 남긴다는 의미에서 글을 남긴다. 지난 11월 16일 부지 평탄 작업을 위해 포크레인이 첫 삽을 떴다. 그 후 두 달 만인 지난 1월 14일 입주를 했다. 손재주가 좋은 분들은 직접 짓는다지만 떵손인 펜이는 업체와 계약했다. 계약서에 11월 25일 착공에 공사 기간은 한 달이었다. 하지만 업체 대표가 입원하고 여러 가지 문제로 공기는 늦춰졌다. 공사하는데 딱히 할 일은 없지만 매일 같이 드나들었다. 앞으로 노후를 보낼 전초지나 다름 없는 나만의 아지트이기 때문이다. 수고하는 인부들을 위해 이따금 간식도 제공했다. 어떨 때는 식당에서 점심도 함께 했다. 인부라고 해봤자 2~3명이다. 건축주로서 그만큼 잘 지어달라는 무언의 압력이었다. 인부들은 나름 쉬지 않고 열심히 하는 것 같았다. 그런데 준공일인 12월 25일이 되도록 공사는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나중에 알고 보니 사장이 없는 동안 인부들은 일당 챙기기에 바빴던 모양이다. 참 몹쓸 사람들이다. 우여곡절 끝에 계약 후 40여 일 만에 완성되었다. 입주 전 점검 과정에서 몇 가지 하자가 발견되었다. 그래서 며칠간 더 보완을 하고 최종적으로 1월 16일 잔금을 치렀다. 비록 적은 평수지만 집에서 가까운 시골에 나만의 아지트를 갖게 돼서 기쁘다. 건물 주변을 더 보완하고 텃밭 조성을 위해 할 일이 생겼다. 그래서 요즘은 이동식 주택에서 숙식한다. 앞으로 농촌 정착 체험이나 주말농장의 농막 개념인 쉼터다. 아끼고 가꾸다 보면 이곳 또한 보금자리가 될 것이다.
수평을 재는 기계
이동식 주택은 건축주가 기초를 해야 한다. 하지만 수평 맞추기와 기초 실력이 없어 업체에 부탁했다.
모래와 시멘트가 섞인 레미탈로 기초 구멍 일곱 군데 10포를 넣었다. 구멍에 레미탈을 붓고 물만 뿌려주면 시멘트가 굳는 신기한 모습도 봤다.
100mm와 120mm 아연각관으로 틀을 잡았다.
맨 먼저 OBS 구조용 합판으로 벽체를 둘렀다. 지붕은 200mm 판넬을 덮었다.
벽체는 실제로 루바 포함해 27cm가 나왔다. 지난 2년간 이동식 주택을 짓기 위해 광주와 수도권 업체의 견적을 받았다. 보통 이동식 주택의 벽체는 14~18cm로 20cm를 넘지 못했다. 때문에 단열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단열에 역점을 둔 725공법을 선택했다. 당연히 공사비가 비쌀 수밖에 없다. 하루를 쉬더라도 겨울에도 가능해야 하기 때문이다.
완성된 주방과 화장실 모습이다. 30리터 전기온수기도 설치했다. 주방과 화장실 벽은 한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