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권순현 Jan 10. 2024

음식과 인생 (1)

에세이(7)

인간이 매일 반복하는 행위 중 하나는 음식을 섭취하는 일이다. 삼시세끼 먹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한끼만으로 식사를 해결하는 사람도 있다. 식사 후에는 빵이나 과일 같은 후식을 먹기도 하고, 끼니 사이에 간식을 찾는 이도 많다. 소식가가 있는 반면, 대식가도 보인다. 


난 반찬 투정이 거의 없는 편이다. 아내에게 물어보니, 인정하는 눈치다.(^^) 이제 와서 아버지 덕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초등학교 때 반찬 투정을 한 적이 있는데, 호되게 꾸중을 들은 후로 불평 하지 않은 것 같다. 최근에 밥을 먹는데, 음식에 대한 감사함이 느껴졌다. 


바쁘게 살 때는 몰랐던 부분이 슬로우버전으로 다가왔다고나 할까. 쌀밥이 입안으로 들어가는 순간이었다. 반찬에 배어 있는 맛과 향이 미각을 자극하며 식욕을 채우는 찰나였다. 음식을 손수 입으로 가져가는 몸짓은 내일의 ‘나’로 이어주는 숭고한 육체 행위로 여겨졌다. 


어린 시절 농부에게 감사해야 한다는 가르침이 지금에서야 체득된 셈이다. 매일 배우는 삶을 갈망한다.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일상의 소소함이 배움을 주기에 감사가 몸의 언어이고 싶다. 몸이 감사를 느끼고, 몸이 감사의 행위를 할 수 있다면 그 인생은 값지지 않을까. 


조금씩 몸이 감사를 느끼고 있다. 그래서 입술로 감사를 고백하는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인생에는 방향이 중요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