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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곽승희 Jan 03. 2018

골목길 독립서점에서
정치인을 구합니다

'구의원 출마 프로젝트' 기록을 시작하며

염리동 골목길 독립서점 <퇴근길 책한잔>에선 행사가 자주 열린다. 소규모 독서회, 영화회, 음악회 등 때마다 온라인 공지가 올라간다. 다양한 사람들이 놀러 오고 이야기를 나눈다. 정치 얘기도 빠질 수 없다. 2016년 겨울부터 2017년 초까지 벌어진 촛불집회, 혹자는 촛불혁명이라 불리는 그때도 마찬가지였다. 


잘 뽑아야 한다. 현상의 문제점을 지적하면 자연히 원인과 대안이 나온다. 사람들은 결론을 도출했다. 박근혜 같은 정치인에게 표를 줘선 안 된다. 표를 돌릴 순 없으니 다른 방법을 찾았다. 정치를 일상으로 받아들였다. 촛불을 들고 박근혜 탄핵과 정치 변화를 외쳤다. 대통령을 바꿨다. 그런데 대통령만 바뀐 것 같다. 


잘 뽑으려면 정당도 바뀌어야 한다. 박근혜는 갑툭튀가 아니었다.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은 박근혜를 각각 당 대표, 대통령 후보로 만들어냈다. 국회의원, 지자체장, 기초의회 정치인도 대부분 거대 양당 후보 중 당선된다. 바로 전 지방선거(2014) 당시 서울의 구의원 중 무소속으로 당선된 이는 단 3명*이다.    

<서울시 구의원 '4인 선거구' 확대 가능할까…양당 반발 본격화>(연합뉴스, 2017/12/27)


정당을 믿을 수 있을까? 바뀌려는 정당의 모습이 잘 보이나? 더불어민주당과 새누리당 등 거대 양당을 비롯한 정당의 후보 중, 정말 우리가 원하는 사람이 나올까? 그동안 정당과 친해질 기회를 갖지도정당의 효능감을 느끼지도 맞는 정당을 만나지도 못한 사람에게 ‘ 뽑는다 적절한 대안이 아니었다. (개인적으로 2017년 국회에서 개헌과 정치개혁 논의가 1도 나아가지 못하는 모습을 보며 정당 불신, 특히 자유한국당, 더 심해졌다.)


잘 뽑는 대신, 잘 뽑혀보자, 내 삶의 반경에서. 서점을 고리로 모인 우리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2018 지방선거 기초의회 후보로 출마하기로 결정했다. 무소속이다. 6개월 후 나는 금천구 다선거구(시흥1,4동)에, 책방 주인이자 프로젝트 제안자인 김종현 씨는 영등포구로 출마하는 게 목표다. 이밖에 또 다른 분들도 있다. 차차 풀어놓으려고 한다.  


출마 결심 후 들떴다. 동네 서점도, 개성 있는 카페도, 길냥이 급식소도, 멋진 골목길도, 모일 만한 핫플레이스와 광장을 찾지 못해 항상 아쉬운, 내 동네를 바꿀 수 있으리라. 나를 비롯한 청년층이 동네에서 잘 지낼 수 있는 공간을 만드리라. 


또한 답답했다. 우리 구 의원들 홈페이지 구조는 왜 다 똑같고(너무 멋이 없...), 왜 올라간 활동 사진도 천편일률적일까, 어떤 구의원의 전직은 2/3/4/5대 구의원이고, 어떤 이는 아버지가 구의원더라. (다른 동네들도 이런 경우 많을 듯) 기초의회가 시민의 삶의 기초가 되는 대신 토호들의 자리 대물림 잔치가 된 것 아닐까. 


가장 답답한 것은 지금까지 이런 일에 1도 관심 없던 스스로였다. 어째서 내 삶에 가장 가까운 정치에 무심했을까. 기자로 일했을 때도 흔히 말하는 ‘중앙정치’ 이슈를 취재하고 관심 갖는 것을 너무나 당연히 여겼다. 지방선거 결과 거대 양당 중 누가 이겼는지는 분석하느라 바쁘면서, 우리 동네 기초의회 정치판은 외면했다. 


(반성 중)


지난겨울, 많은 사람들의 삶에서 정치가 일상이 됐을 때의 에너지를 잊을 수가 없다. 정당은 믿을 수 없지만, 그 기억은 믿을 수 있다. 그 기운을 잘 살려서 이어간다면 더 많은 변화를 이루지 않을까. 정치의 일상화를 위해 내 일상에 정치를 끌어들이려 한다. 물론 출마 기탁금과 선거 준비 등 가보지 않은 길의 낯섦 때문에 패닉에 빠질 수 있으리라. 하지만 앞으로 몇십 년은 더 살아갈 나를 위해 좋은 경험을 선물하고 싶다. 


염리동 골목길 독립서점 <퇴근길 책한잔>에선 행사가 자주 열린다. 그중 매주 일요일 2시구의원 출마 프로젝트 출마자&뭐라도 하고 싶은 관심 있는 사람이 모인다. 당신도 올 수 있다. 


2017.12.31/1차 회의 후 


구의원 출마 프로젝트 페북

연락처: democracy4all.k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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