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말
연극쟁이가 판소리 공장 <바닥소리>를 만난 것은 2009년이었다. 당시 최용석 대표가 쓴 15분 남짓 짧은 판소리 대본을 1시간이 넘는 판소리 가족극(창극)으로 만들기 위해서였다. 판소리는 처음이었지만, 재밌는 작업일 것 같았다.
최용석 원작 <닭들의 꿈> 사설은 극 대본으로서 거칠었지만 그 거침 속에도 그만의 독특한 매력이 있었다. 판소리 특유의 시대를 반영하는 해학과 엉뚱함이랄까. 합정동에 있는 꽃집 건물 지하 연습실에서 판소리 가락을 배우고 토론하면서 창작할 작품의 방향을 정했다.
첫째는 일반 대중(어린이부터 노인까지)이 즐길 수 있는 판소리 공연. 그래서 요즘 이야기와 현대적 언어로 만든다. 둘째는 바닥소리가 지향하는 판소리답게 이 시대에 꼭 필요한 메시지를 담자. 셋째는 판소리 형식을 담은 독특한 한국 뮤지컬이면 좋겠다.
그렇게 공부하고 놀면서 판소리 가족극 <닭들의 꿈 날다> 첫 무대(대학로 설치극장 정미소)를 올렸다. 다행히 그 뒤로 15년이 넘도록 공연하면서 작품을 보완했다. 전국 공연장과 지방 초등학교, 노인복지관, 대학 채플, 중국 북경(한중우호교류의 해에 한국적 뮤지컬 참여작)까지, 수백 번 공연을 하면서 어느덧 <닭.꿈>은 대본 속 이야기만이 아닌 나에게 특별한 작품이 되었다. 아래는 초연 당시, 보도자료에 적었던 작가(연출)의 변이다.
“우리 소리 판소리를 우리가 잘 모른다는 것이 엉뚱하고 생뚱맞다. 엉뚱한 세상에서 질문 없이 사는 것, 그 또한 엉뚱 생뚱하다. 황당해 보여도 엉뚱한 도전이 필요한 세상이다. 그래서 닭, 독수리, 개의 엉뚱한 비행 도전처럼, 창작 판소리 도전이 즐겁고 아름답다.”
시간이 흘러 <닭들의 꿈 날다> 제작진도 세대교체를 해서, 새 연출진과 소리꾼들이 무대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당시 무모했던 판소리극(창극) 창작 도전이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어서 반갑고 고맙다. 10여 년 전에도 남북간 긴장 상황에서 이 작품이 개성, 금강산, 평양에서 공연하길 바랐는데, 그제나 이제나 시대는 변한 게 없어 안타깝다. 그래서 엉뚱한 닭수리 비행이 더 절실한 오늘이다.
브런치 스토리에 <닭들의 꿈 날다>를 담았다. 판소리극(창극) 작업에 뜻깊은 기록이 되고, 관심 있는 후배 작가에게 좋은 자료가 되기를 바란다. 무엇보다 판소리극(창극)을 전혀 모르는 이들에게 흥미롭고 반가운 대본이 되기를 바란다. 얼씨구.
작가_김수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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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대본 전체를 몇 편으로 나누어 구성을 했다.
이 작품을 태어나게 한 첫 생각, 원작은 최용석 님의 <닭들의 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