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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칸

여기에 와야만 하는 이유

by 김성진

굿모닝~♡


로마에 오면 바티칸박물관을

꼭 봐야 된다고 하여

꼭두새벽에 일어나

도시락으로 이른 아침을 때우고

현장방문자의 줄에 섰는데

벌써 두 팀이 먼저 와 기다리고 있습니다


바티칸은 8시에 문을 여는데

예약줄은 바로 줄을 서 입장하지만

현장구매자는 2~30분에 20명 이내로 한 팀 씩 들여보낸다고 합니다

암표 구매자는 바로 입장이 가능한데

가격이 만만치 다고 합니다

때로는 새치기 얌체족도 있는데

낯 두꺼운 현장을

직접 겪어보기도 했답니다


암튼

두 시간 가까이 기다려 들어선 박물관

입이 턱 하니 벌어집니다

규모도 크고 화려하며

사람이 발에 치여

가만히 있어도 자동으로 떠밀려가는

인간 무빙벨트가 기도 하였답니다


먼발치에 베드로성당의 돔이 보이고

화려하게 만들어진 천장의 작품과

세밀하게 그려진 고대 이태리 지도

사진으로 담을 수 없는 그림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와 최후의 심판은

왜 여기에 와야만 하는

이유를

소리 없이 설명하는 듯합니다


겨우 박물관 관람을 마치고

베드로성당의 입장을 기다리는데

부활절을 맞이하여

세계에서 모여든 어마어마한 인파에 들어가기를

포기하고

멀리서나마 눈에 가득 담아

사람과의 전쟁을 마무리하는데

아침 줄에서 적선했던

외로운 방랑자의 모습을 보며

인연은

자꾸만 이어지라고 있음을 깨닫기도 하셨습니다


지구에서 가장 작은 국가를 보면서

이 작은 국가가

수세기의 유럽을 지배할 수 있었던 의미를

되새겨 보고

웅장하고 화려한 가치를 느끼며

나의 가치를 계량해 봅니다


좋은 하루를 응원합니다


바티칸 입구 베드로성당의 돔
네로황제 욕조 카페트의 방
베드로성당 전경
베드로성당의 입장을 기다리는 사람들
외로운 방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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