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화수분 Jun 27. 2024

개망초의 계절

계란꽃 아시죠?





우리 집은 도시의 외곽에 지어진 아파트.

거실창밖으로 야산과 논밭이 시야를 가득 메우고 있는 풍경이다.

요즘 들판에는 개망초꽃이 만발해서 온통 눈이 부실지경이다.

빈 땅만 있으면 뿌리를 박는 잡초 중에 이 개망초가 으뜸 아닐까?


일제강점기에 외국에서 들여오는 물자와 함께 들어온 잡초.

나라가 망할 때 나타나 번성하는 외래종 잡초에 얼마나 예쁜 이름을 붙였을까나.

"망초, 개망초" 몇 종류로 나뉜다는데 난 그냥 개망초라고 부른다.


이 꽃이 성하면 농사가 잘된다고 나중에 붙여진 이름은 "풍년초"

애기들에게 보여주며 계란 후라이 같이 생겼다고 "계란꽃"

우리 땅에 와서 강한 생명력으로 정착하고 귀화 식물이 되었다.

국화과, 망초속, 개망초!


난 이 잡초를 잘 먹는다.

얘는 겨울에도 냉이처럼 붉은 잎으로 살아있다.

첫 나물 캐기를 할 때 바구니에 가장 많이 담기는 나물이 개망초다.


삶아서 나물반찬으로 먹고, 개망초가 자라면 윗순을 잘라서 묵나물로 저장해, 두고두고 먹어도 맛나다.

개망초 꽃은 차로 만들어 먹을 수도 있고, 실은 버릴 것이 없는 식물이다.

너무 흔한 풀이라 귀한 대접을 못 받지만 건강에 좋은 효능도 많다고 한다.

항염, 해열, 진정효과로 감기에 좋고, 이뇨작용, 독소배출에도 도움이 된다고.

무엇보다 항산화 효과가 있어 노화방지에도 좋다니 귀한 대접 해도 될 나물이다.


개망초가 지천에 널렸어도 손발을 움직여서 장만해야 흡족히 맛난 것을 먹을 수가 있는 법.

지난봄, 언니들하고 서너 번 이 나물을 캐서 실컷 잘 먹었다.

'나물 캐기' 자체를 즐기고 나물맛을 알기 때문에 쳐다보고만 있을 수가 없었다.

 한자루 들고 들판을 누비고 나물 보퉁이를 채워 돌아오면 뿌듯한 기분에 피곤도 잊었지......


개망초의 꽃말은

화해!!!





매거진의 이전글 창밖엔 모내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