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20C 사회철학자 에릭호퍼(1902~1983)의 책 <부두에서 일하며 사색하며>를 읽다가 이 문장에서 난 심쿵했다. 2차 대전 후 샌프란시스코 부두 노동자의 삶 속에서도 오직 자신을 위해 히아신스 한 다발을 살 수 있는 감수성이 그를 위대한 작가로 만들었을까?
이 작가는 부모 복 없이 불행하게 성장했고, 평생 독신이었고, 떠돌이 노동자로 살면서, 독학으로 독서와 글쓰기를 멈추지 않았고, U.C 버클리 대학에서 강의를 했고, 미국 대통령 자유훈장을 받았고, 11권의 책을 출간했고, 사후 2001년 <에릭호퍼 문학상>이 제정되었다.
에릭호퍼의 문장은 좀 독하고 고독하고 한편으론 편견을 가진 것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오직 독서를 통해서만 지식을 습득하면서, 혼자서 분석하고, 자신이 처해 있는 환경에서 오는 결핍도 작용했을 수 있다. 그래도 끊임없이 정진하는 자기 성찰을 발전시켜 대중과 지식인의 공감을 얻게 되었다.
<부두에서 일하며 사색하며>는 작가가 50대 중반에 쓴 약 2년간의 일기장이다.
작가는 곳곳에 글쓰기의 어려움에 대해서 피력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붙잡고 있는 게 중요하다, 반드시 결과물이 나오고야 만다"라고 결론짓는다.
나도 작가의 의견에 동의한다.
그러나, 에릭호퍼는 노동생활중에 짬짬이 읽고 썼다는 점과 난 얼마든지 글 쓸 시간이 남아 돈다는 점에서 단순비교를 하면 안된다.
에구, 알면서도 왜 그렇게 미루고 꾸물거리는지......
작가의 자서전, 예쁜 책 <길 위의 철학자>를 그리는데 색연필이 깔맞춤이 안 돼서 좀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