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장마가 오면 예쁜 꽃과 푸성귀도 맥을 못 추고 땅으로 쓰러지고 만다.
내가 가꾸는 작은 화단에도 달맞이꽃, 봉숭아, 빛바랜 수국꽃이 엉키고 쓰러지고 녹아서 어수선하다.
또 비가 쏟아진다.
장마피해가 이만저만 아닌데 꽃타령하면 안 되는데......
이런 날씨에도 아랑곳없이 청량하게 피어있는, 도로가의 무궁화를 칭찬하고 싶다.
어릴 적부터 갖고 있던 무궁화에 대한 편견은 이제 버려야겠다.
꼬질꼬질한 가지에 진딧물이 타서 거무티티한 자태로 기억되던 무궁화.
가까이 가기 싫던 꽃이어서 언제 피고 지는지 관심도 없었다.
내가 도시 외곽으로 이사 온 지 1년.
요즘 양쪽 도로가에 각색으로 피어서 시야를 채워주는 산뜻한 꽃이 무궁화다.
이 동네 무궁화를 살펴보고는 새삼 이 꽃을 애정하게 되었다.
나무도 훤칠하게 크고 깔끔하고, 꽃색깔도 다양한 게 무궁화 개량사업의 결과인가?
7~10월이 개화기로 약 100일 동안 새 꽃을 피워 낸다고 하니 백일홍이 생각난다.
백일홍도 다른 꽃 쓰러질 때 피어서 우리에게 100일을 선물하는 꽃이라니까.
한여름 대표꽃으로 이제 무궁화도 기억해 주려고 한다.
아욱과, 무궁화속
원산지, 인도
꽃말, 섬세한 아름다움
꽃은 요리와 차로, 껍질과 뿌리는 약재로 활용하는 쓰임새 훌륭한 무궁화.
이제서야 귀한 대접하게 돼서 쏘리 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