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 1900, 구스타프 크림트 ~ 에곤 실레를 만남 (02.13)
오랜만에 기차를 타고 서울에 갔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특별전시중인 [비엔나 1900, 꿈꾸는 예술가들/비엔나 레오폴트 미술관 소장품] 전시를 보러 갔다.
2024.11.30~2025.3.3 이 기간 동안 전시한다는 광고를 보고 아들에게 보고 싶다고 말했다.
아들이 예약도 해주고, 기차역에서 픽업해 주고, 나랑 같이 관람도 해 주었다.
다음부터는 나 혼자서 나들이 다니려고 마음먹었다.
아들이 나를 배려하느라고 직장에 휴가를 내고 신경 쓰는 게 미안한 일이다.
어쩌다 드물게 있는 일이지만, 내 취향에 아들이 맞추느라 애쓰는가 싶기도 하고......
평일 오전시간인데도 박물관에는 사람들로 붐볐다.
겨울방학중이라 어린이 손님이 많아서 식당 안에도, 복도에도, 술렁술렁 분위기가 둥둥거렸다.
선생님 따라 그룹 지어서 공부하는 아이들의 풍경이 보기에 좋았다.
아들하고 이어폰을 나누어 꽂고 그림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전시관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전통적인 예술세계를 박차고 자유로운 표현과 삶의 방식을 추구했던 비엔나의 동시대 작가들의 작품을 들여다보았다. <비엔나 분리파>를 결성해서 활동했던 작가들의 작품이라고 한다.
수년 전 유럽 단체여행 중에 버스를 타고 멋진 미술관 옆을 지나간 적이 있었다.
미술관 벽에 구스타프 크림트의 유명한 그림 <키스>가 황금색으로 빛나고 있는데,
그 미술관에는 못 가보고 지나치기만 했던 아쉬운 기억을 갖고 있었다.
마침, 국립중앙박물관에 구스타프 크림트에서 에곤 실레까지 한 번에 전시된다 하니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그런데 아쉬움이 다 해결되지는 않았다.
크림트의 <키스(연인)>, <유디트>, 에곤 실레의 <가족>등 내가 알던 유명그림은 여기에 없었다.
작품을 소장하고 있는 미술관이 달라서 그런가 보다.
오스트리아 빈의 벨베데레 궁전 미술관에 가야만 황금색 그림들을 볼 수 있을까?
그래도 회화, 조각, 공예품들까지 비엔나 분리파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들을 감상한 기분은 뿌듯했다.
구스타프 크림트(향년 55세)가 에곤실레(향년 28세)의 스승이 되고 후원자가 되어 한 시대를 풍미했지만,
이 예술가들은 결국 스페인 독감의 희생자가 되어 미완의 작품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1900년대 초반에도 독감이 무서웠고, 지금도 독감은 너무 무섭다.
돌아오는 열차시간이 여유가 있어서 달달한 간식을 좀 먹고 싶었다.
공간을 찾다가 박물관의 본관으로 갔더니
<선사시대 유물, 삼국시대 유물, 고려청자>등 구미 당기는 전시가 풍년이다.
2층 끝방, <사유의 방>에 숨겨둔 천년의 미소, <국보 반가사유상>까지 만나보고 나서
우리 아들의 수고로운 배웅을 뒤로하고 나는 해 질 녘에 집으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