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글 쓰는 밤, 글 읽는 밤.

by 글밤



생각해 보면 수없이 뒤척인 밤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감성적이 되는 시간.

세상도 고요 속으로 잠드는 시간.

하지만 내 안의 소란은 여전히 사그라들지 않은 채 나를 몰아붙인다. 많은 생각들이 정리되지 않은 채 아우성이고, 이미 지나가버린 감정의 흔적들이 여전히 남아서 나의 밤은 쉬이 고요 속으로 잠기기 힘들다.


끄적

지금 이 순간 몰아치는 감정을 문장으로 이어간다. 내일이 되면, 부끄러워할지도, 지워버리고 싶어 질지도 모다. 그럼에도 글을 쓰는 것은 지금이 지나버리면, 흔적 없이 사라져 버리기 때문이다.

밤은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다.

오롯이 내 안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한낮의 시간들, 해가 세상을 두루 비치는 시간들이 무의미하다는 것은 아니다.

태양의 밝음은 모든 것을 비추지만, 때로 그렇지 못하는 곳이 존재한다. 그것은 바로 우리의 마음이다.

스륵…

낮에 접어두었던 책을 펼친다.

습관처럼 한두 줄을 읽다 보면

어느새 글은 내 안으로 성큼 들어온다. 그렇게 전혀 알지 못하는 누군가의 글이 나의 마음에 와닿는 순간,

시간과 공간을 넘어 감정적으로 연결되며 친밀한 존재가 된다.


이제 내 안의 소음은 조금씩 조용해진다.

나도 밤의 고요 속으로 들어갈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알고 있다.

내일 아침이면 밀물처럼 또다시 밀려들 내 안의 소란을,

그리고 또 뒤척일 밤을.

그러면 나는 또 글을 쓰고, 글을 읽을 것이다.

그리고 바랄 것이다.

내가 읽었던 수많은 글들이 나에게 위안과 안정을 주었던 것처럼, 나의 글도 누군가에게 그랬으면 좋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