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상황을 이해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잊혀진 소년 (오타 아이)

by 꿈에 날개를 달자

언론이 하는 말을, 경찰이 하는 말을, 검찰이 하는 말을 그대로 믿었던 적이 있었다. 그들은 진실을 이야기하는 사람이고, 진실을 파헤치는 사람들이니까. 하지만 이젠 조금 안다. 세상엔 진실을 묻으려고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진실이 아님에도 무력으로 진실을 포장하는 사람이 있고, 자신이 만든 각본대로 진실을 조작하는 사람도 있다. 이런 일을 직접 당하지 않고는 이런 사건에 관심을 갖는 사람은 없다. 시간이 흐르면 그게 무엇이든 희미해져 가니까. 그러나 피해 당사자나 가족이 된다는 건 보통 사람은 상상할 수 없는 심리적 압박감이 상당할 것 같다는 추측은 해 본다. 특히나 경찰에 의해 짜 맞춰진 범인이 된다면?


13살. 소마는 형사였던 자랑스러운 아버지 영정 사진 앞에서 친구‘나오’로부터 충격적인 고백을 듣는다. 바로 자신의 아빠가 살인자라는 것. 고백을 듣지만 소마는 평소와 다름없이 나오를 대한다. 이런 나오가 어느 날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버려진 나뭇가지에 이상한 표식을 남긴 채. 23년이 지나 형사가 된 소마는 여아 실종 사건 현장에서 이상한 표식을 다시 보게 된다. 바로 나오가 사라진 자리에 남겨졌던 바로 그 표식을. 그리고 또 한 사람. 작은 흥신소를 운영하는 야리미즈는 어느 날 자신의 사라진 아들 나오를 찾아달라는 가나에의 의뢰를 받게 된다. 자신의 흥신소 아르바이트 직원 슈지와 함께 23년 전 사건을 조사하며 묘한 감정을 느낀다. 이런 상황에서 가나에가 실종되고, 같은 사건을 수사하게 된 소마와 야리미즈, 슈지는 23년 전 사건에 의문을 품게 된다. 세 사람의 노력으로 23년 전 사건의 비밀이 조금씩 드러나게 되는데....


살인자의 아들이라는 무거운 굴레를 짊어지고 살았던 나오. 하지만 그게 사실이 아니라면? 나오는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범인을 잡을 때는 떠들썩하게 난리를 피우지만 그게 진실이 아님을 알고 나서는 어디서도 그 잘못을 바로 잡지 않는다. 간단하게 신문이나 뉴스를 내 보내지만 그런 것에 관심을 쏟는 사람은 없다. 달라진 상황에도 여전히 나오는 살인자의 아들일 수밖에 없었던 것. 그렇게 강압 수사를 벌인 경찰은 승승장구를 하는데 말이다. 그렇다면 나오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고, 그 억울함은 누가 풀어줘야 하는 건지. 재심에 관한 여러 사건들이 있었다. 그 사람들은 자신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남은 인생을 다 바칠 만큼 신경을 쓰지만 그들의 인생을 망쳐 놓은 사람들은 기억조차 하지 않으려고 한다.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그러고도 경찰이고 검찰인지. 법은 과연 약자를 위한 것인지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억울한 일을 나는 당하지 않을 거라 우린 자신할 수 있을까? ‘열 명의 진범을 놓치는 한이 있더라도 한 명의 무고한 피해자를 만들지 말라.’라고 말하면서도 우리 사회는 여전히 실적 위주의 사건 해결을 하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게 한다. 그리고 복수라는 건 어떻게 하는 것이 올바른 것인지, 아니 올바른 복수가 가능한 것인지 잘 모르겠다. 세상을 향해 가장 잘한 복수는 내가 잘 사는 것이라고 하지만 가끔 올라오는 울분 같은 것을 어디다 풀어야 할지, 국가에서 보상을 해 준다고 그게 다 풀어질지는 모르겠다. 피해자가 되어 보지 않고는 그들의 마음을 전부 헤아릴 수 없겠지. 억울한 일을 당하는 사람이 없도록 지금보다 더 정신 바짝 차리고 살아야 하는 건지.


책이 아니면 이런 상황에 대해 아이들과 토론할 수 있을까? 평범하게 사는 것이 가장 어렵다고 말한다. 밤새 안녕하시냐는 말의 의미를 알아가는 나이가 되니, 아직 세상을 잘 모르는 그래서 생각의 크기가 작을 수밖에 없는 아이들과 다양한 입장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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