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꿈에 날개를 달자 Nov 21. 2022

내 가족의 해답은 내 가족 방식대로 찾아야 한다

가족 사냥 (상, 하) 덴도 아라타

굉장히 활발하고 활동적인 지인이 있다. 그 사람을 보고 있으면 긍정의 에너지가 샘솟는 기분이 든다. 저 사람은 얼마나 행복하기에 언제나 웃는 얼굴일까? 저 사람은 얼마나 풍요롭기에 웃을 수 있을까? 하지만 그 지인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들은 그 웃음의 아픔도 안다. 도박에 빠진 남편과 사고 치는 아이들 그리고 두 집안의 문제까지. 웃을 레야 웃을 수 없는 환경 속에서도 웃을 수 있는 에너지를 가진 다는 것. 어쩜 그 지인은 그래도 자신 안의 에너지는 가족에게서 온다고 생각하는 것 아닐까? 놓겠다고 마음먹었다면 언제고 놓았을 가족 사랑의 끈. 그 끈을 잡고 있다면 언제든 그 가족은 자신의 자리를 지킬 수 있을까? 가족이 변했다고 말한다. 가정이 흔들린다고 말한다. 사회 곳곳에서 흔들리는 가정의 이야기들을 접한다. 비단 우리나라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있어서는 안 될 일들이 벌어진다. 아들이 부모를 죽이는 세상. 도대체 무엇이 잘못되었기에 여기까지 온 것일까? 


인생 자체를 냉소적으로 바라보는 고등학교 미술 교사 스도 슌스케. 어느 날부터인가 이웃집에서 악취가 풍겨온다. 처음엔 무관심했던 슌스케. 냄새가 점점 심해지자 이웃집을 찾아가 본다. 슌스케가 그곳에서 발견한 것은 부패한 시신들.. 기괴한 형태로 죽은 시신들을 보고 슌스케는 충격을 받는다. 경찰은 이 사건을 아들이 부모를 죽이고 자살한 것으로 결론 내린다. 하지만 형사 마미하라는 인정할 수 없다. 자신의 아들을 먼저 떠나보낸 마미하라는 가정문제에 관해서는 좀 민감하게 반응한다. 한편 죽은 시체를 보고 경찰에 신고했던 슌스케는 부패한 시체들을 떠 올리며 괴로워한다. 자신의 학교에도 그런 아이들이 있었다. 만약 자신이 손을 내밀었다면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까? 이런저런 생각으로 후회하고 있을 때쯤 이와 유사한 사건이 발생한다. 기괴한 가족 동반 자살. 과연 이 사건은 자살일까 타살일까? 어떤 사연이 있어야 아이가 부모를 죽일 수 있는 것일까? 가족, 학교, 그리고 상담원과 이 사회. 우리의 가족 문제는 누가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는 것일까? 


누구보다 행복해 보이는 집이지만 걱정 없이 사는 사람은 없다. 크고 작은 걱정과 근심으로 오늘을 그리고 내일을 살아가지만 대부분의 가정은 그걸 발판 삼아 행복을 만들어 간다. 아이들이 크면서 다투기도 하고, 부부간의 싸움도 있지만 화해하고 웃으며 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나도 그렇고 내 이웃들도 그렇지만. 그렇지 않은 집도 분명 있는 것 같다. 그들의 화나 그들의 분노. 부모의 화나 분노는 대부분 어린 시절의 기억으로부터 존재하는 경우가 많다. 자신의 아픔을 제대로 치유하지 못한 채 어른이 된 부모는 비슷한 상황을 만나면 화를 내고 억지를 부린다. 때론 지나친 폭력을 행사하든지. 그걸 그대로 배우고 습득하게 된 아이들은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방법으로 뒤통수를 치기 시작한다. 결국 그로 인해 아들에게 죽임을 당하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겠지? 


가족과 관련된 책을 읽다 보면 마음이 무겁고 무섭다. 그런 가정이 내 주변에도 있을 수 있으니까. 누구보다 착하고 마음 표현을 잘했던 아이가 사춘기가 되면서 돌변하는 것도 보았고, 아빠의 강압으로부터 벗어나려는 딸아이의 일탈도 보게 되었다. 그게 내 아이의 일이 아니라고 무시할 수 없는 이유는 아무도 내 아이 일에 장담할 수 없기 때문 아닐까? 대부분의 부모들은 내 방식대로 사랑을 줬다고 생각한다. 그게 폭력이든 사랑이든 변덕이든.. 하지만 비정상적인 사랑을 택한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들은 늘 불안하다. 언제 어떤 모습의 사랑이 될지 모르니까. 가족 문제는 정해진 해답이 없다. 아니 인생 자체에 해답은 없다고 생각한다. 내 인생에 맞는 정답을 찾듯 내 가족의 해답은 내 가족 방식대로 찾아야 하니까. 


책에선 결국 너무도 당연하게 ‘조건 없는 사랑’과 바라봐주고 공감해주기인데 이게 참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다양한 형태의 가족이 등장하고, 가족으로 돌아가자고 하지만 가족이 더 상처가 되는 가정도 많음을 이제는 안다. 그럼에도 가족이 흔들리면 사회가 흔들리게 된다. 가족이 바로 서야 사회가 바로 선다는 것도 알게 된다. 핵가족과 다양한 형태의 가족들. 결국 내 주변의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바라봐야 한다는 사실. 내 가족을 바라본다. 여전히 많이 웃고 여전히 말이 많은 우리 아이들. 이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고 싶지 않다. 상처가 있다면 보듬어 주고 싶다. 아이가 그대로 흡수한다는 부모의 모습. 나는 내 가족의 화목을 위해 오늘 어떤 행동을 했는지 생각해 본다. 힘들고 무거웠던 책이지만... 나와 내 주변의 가족들을 다시 생각하게 된 좋은 책이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남자, 남편의 본심이 궁금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