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에트바스 Nov 27. 2022

섬광같은 아이디어가 내 일상을 스칠 때

아이디어 수집함 만들기 #1


섬광같은 아이디어가 내 일상을 스칠 때


살다 보면 아주 가끔씩은 내 아이디어가 세상을 바꿔놓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세상에 아직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어떤 멋진 생각이 섬광처럼 뇌리를 스치는 것이다. 온갖 상상으로 카타르시스가 느껴지는 것도 잠시, 그럴 때마다 나는 재빨리 판단해야만 했다. 일단 집에 가서 다시 이 기억을 떠올려볼 것인가, 귀찮긴 하지만 휴대폰을 꺼내 메모장 애플리케이션에 이 생각을 적어둘 것인가. 오랫동안 이런 고민을 반복해온 결과, 나는 적지 않으면 기억할 수 없는 뇌를 가졌다는 사실을 깨닫고 말았다. 


누구나 갑자기 떠오른 멋진 생각(가령 시인이라면 그동안 떠올려 본 적 없는 멋진 시상, 소설가라면 획기적인 플롯, 사업가라면 기가 막힌 사업 아이디어,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면 거의 완벽해보이는 답)을 위한 각자의 방법이 있을 것이다. 나처럼 스마트폰의 메모앱을 쓰거나, 녹음, 나에게 보내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활용하는 사람도 있고, 작은 수첩과 펜을 늘 소지하는 부지런한 사람까지. 


이 이야기는 이렇게 갑자기 떠오른 멋진 아이디어를 어떻게 보관하고, 또 관리하면 효율적일까? 에 관한 고민으로부터 시작됐다. 나는 분야를 가릴 것 없이 관심사가 다양한 편인데, 덕분인지(때문인지) 일상생활에서 다양한 범주에 걸친 아이디어가 마구잡이로 떠오른다. 이렇게 갑자기 떠오른 아이디어 중에는 눈이 동그랗게 떠질 만큼 완벽한 아이디어도 있지만, 대부분은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정도로 단편적인 경우다. 이런 작은 아이디어들은 조금만 방심해도 '언제 써먹을지는 모르겠지만..'같은 생각이 따라붙는다. 나는 이런 아이디어들도 잘 다독여 아이디어 수집함에 넣어둔다. 언젠가는 써먹어보고싶은 혹은 잊어버리기엔 좀 아까운 아이디어들 말이다. 이런 불완전해 보이고, 단편적인 작은 아이디어조차 놓치지 않는데는 명확한 이유가 있다.







더 좋은 아이디어 어디 없나?


작은 아이디어들은 그 자체로 의미 있을 때도 있지만, 그렇지 못할 때가 훨씬 많다. 그러나, 아직은 명쾌하게 방법은 모르겠지만, '이런 일을 벌인다면 재미있을 것 같은데..' 같은, 지금은 판단하기 어려운 아이디어도, 예상치 못한 어느 날, 떡 하니 멋진 답을 가져온다. 작은 씨앗 같은 아이디어 조각들은 잘 수집만 해두면 우리가 경험하고, 학습하며 인지한 정보들과 어우러져 저절로 자라는 것이다. 이런 마법 같은 일은 똑똑한 뇌 덕분이다. 


선물 같은 아이디어를 더 잘 써먹으려면 필연적으로 의도를 가진 행동이 필요하다. 아르키메데스가 유레카를 외치며 질량과 부피에 대해 이해하고, 뉴튼이 떨어지는 사과를 보며 중력의 법칙을 발견했다더라 하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아르키메데스가 목욕을 하던 그 순간, 뉴튼이 사과나무에서 떨어지는 사과를 목격한 그 순간은 널리 알려졌지만, 그 순간 이전에 그들이 가졌던 작고 수많은 아이디어와 경험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것은 특별한 의도를 가지지 않아도 뇌가 자동으로 하는 일이다.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목적은 대부분 '써먹기 위해서' 일 것이다. 이런 목적을 달성하고 싶다면, 우리는 아이디어를 '더 잘' 떠오르게 하고, 눈에 보이는 기록으로 남기는 의도적인 일을 함으로써 뇌를 도와야 한다. 


우리에게는 언제나 더 나은 아이디어가 필요하고, 그런 아이디어는 어느 날 갑자기 솟아나지 않는다. 우리가 작은 아이디어를 놓치지 말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아이디어는 더 멋진 아이디어를 불러온다. 우리는 늘 멋진 답을 원하지만 그런 선물은, 답 이전에 '어떤 생각'이 존재할 때만 찾아온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작은 씨앗을 어떻게 돌볼 수 있을까?





매거진의 이전글 당신의 뇌는 최적화를 원하지 않는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