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을 위한 책을 쓰겠다고 결심하자, 경자년 2020년의 벽두부터 꿈속에서, 글속에서 나를 찾아온 여성작가와 여성학자, 저마다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서, 하나 둘씩 실체를 드러낼 때마다 꿈에 찾아오고 밤에 환상으로 찾아오고 시도 때도 없이 나타났다.
제대로된 한 사람으로, 작가로, 아무 프레임을 씌우지 말고 연구를 부탁하고, 또 부탁하는 목소리가 귓가에 메아리치고 있었다. 작품을 지나쳐 가려하면 제대로 하고 가라고 붙잡고 늘어졌다. 바짓가랑이가 잡힌 채로 나는 애초에 예정했던 것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작가와 학자들을 만나야 했다.
『식스 센스』(The Six Sense, 1999, 나이트 사말란 감독)라는 영화가 있다. 죽은 자와 대화하는 소년이 등장하여 그의 심리를 치유하는 것이 내용이다. 마치 그 주인공처럼 여섯 번째의 감각으로 나는 조선시대의 여성학자와 여성작가를 만났다.
우리의 오감이 아닌 여섯 번째 감각(six sense)으로 만난 그들은 자신들의 억울한 프레임을 풀어달라고 애원 하였다. 그러마 하고 잘 해보겠다고 약속을 하자 마음에 안정이오고 잠자리가 편안해졌다.
그러나 코로나 정국으로 모든 도서관이 문을 닫고 접속을 통해서만 연구를 해야 하는 상황이 이어졌다. 접속으로는 열리지 않는 자료가 너무나 많고 책은 구할 수 없는 것이 많았다.
불완전하나 개략적인 것으로 책을 엮고자 한다. 사실 이것으로는 턱없이 부족하고 불완전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다만 조선시대의 위대한 여성에 대하여 총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더 좋은 연구들이 많이 나오길 기대하면서 내가 만난 작가와 학자들을 프레임과 덧칠 없이 만날 수 있기를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