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메시지>
인간 키세스와 최고의 ‘궁극기’
김신영(시인, 평론가, 문학박사)
시간은 항상 다사다난한 때를 지난다. 특히 지난해에는 연말까지 역대급 뉴스들의 연속이었다. 새해가 오는 시간에도 깊은 애도의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하였다. 무척 어둡게 시작하였으나 올해는 유난히 밝아져야 한다고 다짐에 다짐을 거듭해 본다. 어두울수록 희망에 대한 간절한 바람이 나타나듯이 사랑의 친절한 마음과 긍정이 넘쳐나는 사회를 두 손 모으고 기도한다.
온라인 게임에서 한 캐릭터가 쓸 수 있는 가장 강력한 기술을 ‘궁극기’라고 한다. 이 기술은 대적자가 없다. 게임상에서 최고의 위치에 오른 자가 가장 마지막 카드로 쓰는 기술이기 때문이다. 상대방 공격의 화력이 너무 막강해서 고전할 때 승기를 잡기 위해 쓰는 최고의 무기다. 이는 적을 단숨에 녹이며 선취점을 올리게 한다. 이로써 불리한 입장에 처했지만 일약 점수를 올려 승리할 수 있다. 상대를 제압하는 데에 가장 효과적이며 게임 실력의 지존에 이른 자만이 쓰는 무기라는 특징이 있다.
계엄 선포는 일종의 궁극기라 하겠다. 한 나라의 최고의 위치에 오른 자가 모든 것을 다 누려보았고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 보았고, 모든 화력을 다 쏟았으나 불리해진 상황에서, 가장 최종의 무기인 궁극기로 계엄을 선포한 것이다. 이는 화력이 너무나 강력하여 게임처럼 무엇으로도 이를 능가할 것은 없다. 작금의 우리나라의 지존이라 할 수 있는 자가 최고 위치자 만 쓸 수 있는 화력인 계엄을 선포하고 말았다. 상대는 야당이라 하였으나 손해는 전 국민이 감당해야 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즉, 대한민국의 경제는 지속해서 추락 중이고 국가 신인도 역시 나락으로 치닫고 있다.
전 세계가 부러워하는 전쟁의 참상을 딛고 일어선 성공한 선진국에서 얼토당토않게 느닷없이 날벼락이 친 것이다. 여기에 가짜 뉴스와 거짓 선전을 일삼고 일말의 거리낌도 없이 펼쳐지는 극우 현상을 본다. 극우론 자들은 육두문자를 날리면서 극우가 원하는 세상을 위해서라면 거짓이 거짓을 낳는 세상도 옹호한다. 이제 세상은 오로지 극우가 주도하고 더불어 가짜는 칼춤을 춘다. 손가락 살인이 마구 자행된다. 상대를 죽여 없애 버려야 한다거나 총으로 쏴버려야 한다거나, 자신에게 반대하는 정치인들을 싹 다 잡아들여야 한다는 전두환식 강제 진압을 당연하게 여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난이 닥치면 우리는 인간 키세스가 되어 밤을 새우고 불의를 저지하기 위해 벌떡 일어서야 하고, 그래도 자신에게 맡겨진 임무를 야무지게 마무리하며 나아가야 한다. 국난이 닥치면 더 뭉치는 우리 민족의 속성이 여기저기서 빛을 발하고 있다. 어두워도 오히려 힘을 내고 정의를 위해 싸우는 것이다. 거짓에 속거나 굴복하지 않고 인간 키세스가 되어 나라를 지킨다. 작금의 일은 오늘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다시 반복될 수도 있기에 우리는 새해를 맞아 더욱 강해져서 몇몇 지존이 망치는 세상을 경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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