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산 다람쥐는 유명한 성폭행범들이었다
최근 유괴미수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소름이 돋는다. 미수는 실행 전단계라 하겠다. 실행이 가능하도록 진행 중인 단계라는 말이다. 이미 마음먹고 덤비는 추악한 범죄인 것이다. 미수라 해도 철저히 엄벌해야 한다.
아주 어린 날이었다. 초등학교 5,6학년쯤. 나는 키가 작아 더 낮은 학년으로 보였다.
엄마의 심부름으로 생선대가리를 얻으러 시장으로 달렸다. 간신히 눈치 보다가 몇 개의 생선대가리와 생선부스러기를 비닐봉지에 담았다.
엄마가 가겠다는 걸 장녀인 나는 아니라고 내가 갔다 오겠다 했다. 줄줄이 동생이 있었기에 힘든 일이나 자질구레한 일을 도맡아 했다.
집에는 얼마 전 새끼를 4마리나 낳은 어미개가 있었다. 어미개는 너무 배가 고파했다. 잘 먹여야 했다. 당시 생선대가리는 개들에게는 최고의 음식이었다.
그렇게 시장을 벗어나 한참 골목을 올라올 때쯤 20대 중반쯤으로 보이는 남자가 길을 물었다. 서울대에 가려면 어떻게 가야 하느냐 묻는 것이었다. 친절한 나는 자세히 길을 가르쳐 주었는데, 그 남자는 자기가 초행길이라 같이 가달라고 했다. 그래 조 아래까지 가르쳐드릴게요. 했는데 조금 가다가 자꾸 쭈뼛거리더니 그 길 말고 산길이 있지 않느냐 산길을 가르쳐달라 했다. 산길이 지름길이라 빨리 갈 수 있다는 거였다. 그건 나도 모른다 하니 이쪽으로 가는 길이 있지 않느냐고 산 쪽을 가리켰다.
산 쪽으로 향하는 곳에 냇가 빨래터를 지나갔다. 어른들이 쳐다보고 있었다. 순간 나는 유괴범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그는 자기는 절대 나쁜 사람이 아니라고 내 생각을 읽은 것처럼 변명을 했다. 더 이상 따라갔다간 큰일 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저씨 그쪽으로 쭈욱 가면 길이 있을 거예요
하고는 냅다 달리기 시작했다. 집과는 다른 방향으로 달렸다. 혹시 집을 알아 나중에 쫓아올까 걱정을 했다. 한참을 내려와서 시장 근처에 왔을 때 쫓아오지 않는 것을 확인하고 집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지금 생각해도 모골이 송연한 일이다. 그는 따라오면서 집이 어디냐고 물었었다. 주택가 쪽을 가리키자 안심하는 듯했다. 당시 그 주택가는 나름 부자들이 살던 곳이었다.
생각해 보면 성폭행에 금전요구는 물론... 어떤 일이 벌어졌을지 끔찍한 상황이었다.
유괴미수범들은 여러 변명을 늘어놓을 것이다. 다 거짓말이다. 불리해진 상황을 모면하려는 술책이자 기만책이다. 모두 엄벌에 처해야 그런 일이 조금이라도 줄어들 것이다. 그일들은 강력범죄의 단초가 되는 끔찍한 사건이다. 살인도 일어날 수 있는 엄청난 일이기 때문이다.
당시 관악산 다람쥐에 대한 소문이 있었다. 여성을 상대로 성폭행을 한다는 흉악한 소문이었다. 그것은 30여년에 걸쳐 사실로 밝혀졌다. 관악산 다람쥐가 여러명 잡힌 것이다. 이는 관악산만이 아닐 것이다. 그런데 내 생각에는 그 다람쥐가 아주 많았을 것 같다. 여러 빌런이 그런 추악한 일을 벌이고 다니지 않았을 까 짐작도 해본다.
처음 관악산 다람쥐로 잡힌 김용남은 1993년부터 3년간 그 짓을 하고 다녔다고 한다. 밝혀진 것만 60여차례 3천만원의 금품갈취, 검거당시 그놈은 29세였다. 그러나 이후에도 관악산은 혼자다니기 무서운 산이었다. 성폭행의 위험이 늘 존재하여 조심해야 했다. 1대 다람쥐 1996년 김용남 검거후, 2대 다람쥐 2003년 검거 차모씨 당시 50대 밝혀진 사건만 30여 차례 1천만원의 금품 갈취, 3대 다람쥐 2023년 백길동 20대 (가명) 등 수두룩빽빽하다. 관악구는 성범죄자가 유난히 많은 동네이기도 하다. 최근 23년 8월 강간살인 사건의 최윤종도 관악산다람쥐로 통한다.
우리 사회에 그렇게 양의 탈을 쓴 늑대가 한 둘이 아니다. 겉보기에는 멀쩡하나 여성에게는 최악의 빌런인 경우가 허다한 것이다. 슬프다. 아직도 그런 일이 비일비재하다니
아이들의 웃음을 망가뜨리는 자들이 거리를 활보하고 어떻게든 해치려고 활개를 치고 다니다니, 심지어 몇명이 차로 몰려다니며 그러기도 하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