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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휘루 김신영 Jul 15. 2023

잔칫집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입력하니

집에 손님이 많이 와 있다


입구에는 선물에 은화와 도토리까지 한 다발...

초대장도 많다. 내가 가야 할 곳이 저리 많다니


모두들 들어와 한 자리씩 앉아

빨리 오라고 손짓을 한다


모두들 여기 있었구나

여기에 모여 있었구나


패스워드가 생각나야지

한 참을 밖에서 서성거렸어

몇 번을 뒤적여서 간신히 들어왔지

여기가 내 세상이구나

모두들 반가워


그런데 너희들 모두 누구니?

내 집에서 발 쭉 뻗고 잠자면서

내가 모르는 너희들이 주인 같아


전에 내가 사진을 보냈는데

들어가 앉을자리가 없다고 돌아왔었지

집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말이야


안 되겠다 다른 집으로 이사 가는 편이 빠르겠어

전에 없던 놈들도 잔뜩 있는 걸 보니 쫓아내도 또 어디선가

이름만 바꾸어 다시 올 파렴치한들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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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 2007 여름호 신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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