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피터 Dec 15. 2023

출국자수 증가에도 여행사 주가가 쉽게 오르지 않는 이유

춘추전국시대의 여행산업

여행수요가 되살아나고 있다.


내국인의 해외 출국자수(아웃바운드)는 2023년 상반기 누적 기준 약 993만 명으로 코로나 이전인 2019년 상반기 대비 약 66% 수준으로 회복됐다. 또한 외국인의 국내 입국자수(인바운드)는 2023년 상반기 누적 기준 약 443만 명으로 코로나 이전인 2019년 상반기 대비 약 52% 수준으로 회복됐다. 해외로 나가는 수요가 국내로 들어오는 수요 보다 더 빠르게 회복되고 있고, 항공사의 공급좌석 확대에 시간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전반적으로 빠르게 출입국자수가 회복되는 양상이다.


또한 가장 최근 지표인 2023년 10월 한 달간의 출/입국자수를 보면 내국인의 해외 출국자수는 약 327만 명으로 2019년 동월 대비 약 85% 수준, 외국인의 국내 입국자수는 약 123만 명으로 2019년 동월 대비 약 61% 수준을 보이고 있다. 항공 좌석의 공급이 실질적으로 확대되고, 엔저 등의 영향으로 단거리 여행심리가 다시 폭발적으로 늘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상장된 종합여행사들의 주가는 좀처럼 쉽게 오르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뭘까?


출처: 여행신문




주가가 쉽게 오르지 않는 이유


1. 해외여행 사업자 증가로 인한 경쟁 심화: 수요 나눠먹기

첫 번째는 기존에 하나투어, 모두투어 양강 구도였던 종합여행사의 판도가 코로나를 거치면서 다변화된 부분에 있다. 한국 증시에 상장되어 있는 종합여행사들은 패키지투어에 기반하여 여행 기획알선 수수료를 통해 대부분의 영업이익을 만들어 내고 있다. 항공권, 호텔, 교통패스, 입장권 등 다양한 단품 상품도 온라인을 통해 거래하고 있지만 이는 시장 점유율(M/S) 확대를 위한 용도이지 여행사의 수익에 의미 있는 기여를 하지는 못한다. 코로나를 거치면서 국내여행 수요를 통해 얻은 폭발적인 트래픽을 바탕으로 야놀자나 여기어때 같은 국내숙박 플랫폼들이 해외여행상품 판매를 위해 패키지여행사를 인수하고 해외여행 상품까지 서비스를 확대했기에 기존의 전통적인 종합여행사들이 절대적인 우위를 갖추기 어려운 시장환경이 조성되었다.


또한, 코로나를 거치면서 여행사들의 판매채널 개편이 이루어지면서 대리점을 거치지 않고 직판여행에 중점을 취하던 여행사들(노랑풍선, 교원투어, 인터파크투어)이 중소여행사 대리점을 모집하는 B2B사업을 확장하면서 기존 종합여행사 경력자들이 업계 내에 다양한 형태로 이직을 하며 새로운 사업부를 꾸렸다. 이는 기존 전통여행사 입장에서는 경험 많은 패키지사업 인력들의 유출이 되었고 확장하려는 여행사 입장에서는 새로운 기회로 작용한 영향도 있겠다.


2. 출국자 지역 비중 이슈: 중국 등 저가 패키지 판매비중

여행사의 주가가 오르기 위해서는 영업이익 개선에 대한 긍정적인 시그널이 있어야 한다. 이는 매출액 확대 못지않게 각 여행사들이 어떻게 비용을 관리하고 수익을 확대하는지에 대한 전략과 관련이 있다. 해외출국자수가 전반적으로 증가하는 것은 여행사들에게 있어서도 긍정적인 신호이긴 하지만, 해외출국자들이 차지하는 지역 비중과 어떤 상품들을 주로 선택하는 가에 따라 영업이익의 흐름이 달라진다.


전통적으로 여행사는 항공사로부터 단체항공좌석을 시즌 별로 다양한 계약형태로 받아와서 패키지상품을 구성하고, 피크시즌에 항공좌석을 지원받는 구조로 비즈니스를 해오고 있다. 이는 중국지역의 경우 비수기에 항공사로부터 좌석을 받아와 거의 원가 또는 그 이하 수준으로 상품을 구성하여 송출에 중점을 두고 운영하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송출객의 비중이 높다면 당연히 영업이익의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3. 항공사 대상 여행사의 협상력 약화: 그룹항공좌석 비중 축소, 비정기 선발권 이슈, 항공사의 B2C 판촉 강화, FSC(풀서비스캐리어) 합병 흐름

해외여행 상품에 있어서 원가 비중을 가장 많이 차지하는 건 항공료다. 항공좌석은 기본적으로 항공사의 것이고, 항공사는 오래전부터 다양한 판매정책을 통해서 항공좌석에 대한 판매정책을 추진해오고 있다. 인천에서 출발해서 오사카까지 가는 항공편수의 좌석이 총 300석이라고 했을 때 항공사는 여행사를 통해 그룹좌석으로 전체좌석의 일부 비중을 판매하고, 홈페이지를 통해 고객들에게 직접적으로 판매하는 분량의 좌석을 정한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자유여행객의 비중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여행사를 통한 단체항공좌석의 비중은 점차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비수기 시즌이 아니라면 항공사에서 직접적으로 웹/앱을 통해 항공권을 판매해도 수요가 받쳐주는 상황에서 여행사를 통한 간접판매를 진행해야 할 이유가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특히나 코로나 이후 여행사에 해외패키지여행을 문의하고 예약해 본 경험이 있다면 항공사의 요청으로 갑작스러운 선발권이 이루어질 예정이니 여권상 명단을 빠르게 정리해달라거나, 계약금 작업을 서둘러 달라는 여행사의 연락을 많이 받아봤을 것이다. 이처럼 기본적으로 공급과 수요의 변화 흐름 속에서 항공사 대상으로 여행사의 항공좌석 협상력이 낮아지는 구조 속에서 여행사는 안정적으로 단체항공좌석을 확보하여 시간의 여유를 가지고 시장에 여행상품을 홍보하고 모객 하기가 어려워진 상황이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회 요소를 살펴보자면?


1. 중소 여행사업자들의 몰락, 살아남은 사업자들 간의 시장점유 경쟁(리셋)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의 여행산업의 현황을 전망해 보자면 코로나 3년을 거치면서 중소 여행사업자들이 많이 몰락했기에 시장에서 살아남은 사업자들이 어떠한 액션을 취하느냐에 따라 충분한 성장의 기회는 있다. 하나투어, 모두투어 같은 전통의 강자들도 코로나를 거치면서 몸집을 줄여 본연의 사업에 집중하고 온/오프라인 투트랙 전략을 펼치며 다시금 살아나는 시장에서 수요를 선점하기 위한 노력을 활발히 펼치고 있기 때문에 전통적인 공식을 무시하고, 새롭게 살아나고 있는 여행 수요의 시장을 어떠한 여행기업이 장악해나 가느냐에 따라 업계의 순위 및 경쟁력의 지표가 달라질 것이다.


2. 패키지 여행상품에 대한 인식의 변화(하이브리드 패키지)

패키지여행상품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 특히나 2030 MZ세대들을 중심으로 패키지 여행상품이 부모님들이 가는 시니어층의 여행 행태로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여행의 스타일에 따라 편의를 접목하여 이용할 수 있는 옵션의 상품이라는 인식의 경향이 생겼다. 물론, 이는 코로나를 거치면서 출입국 및 현지에서 모든 것을 스스로 진행해야 하는 경험들의 어려움이 누적된 영향일 수도 있고, 여행사들이 세미패키지라고 불리는 하이브리드 상품을 통하여 자유일정과 이동의 케어가 필요한 투어를 결합하여 만든 상품 기획의 영향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어찌 됐건 결론적으로 패키지 여행상품에 대한 타깃층이 기존의 5060 시니어층뿐만 아니라 2030 MZ층으로 확대될 수 있는 상황이 조성되었다는 점은 종합여행사들에게는 큰 기회가 될 수 있다.


https://v.daum.net/v/20231125080031753


3. 프리미엄, 테마상품의 진화(고수익)

해당 항목은 코로나 이전부터 종합여행사들의 숙원과도 같은 미션이다. 단순히 여행상품을 판매중개하는 전자상거래 사업자가 아니라, 직접 여행상품을 기획하고 판매하는 사업자라면 당연히 진성 고객들을 타깃으로 하는 프리미엄이나 테마 여행상품에 관심이 많다. 이는 여행객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동시에 고수익을 가져다주기 때문에 코로나 이전부터 다양한 테마를 여행 프로그램과 결합시키려는 노력들이 이어져왔으며 점차 더 다품종 소량생산의 구조가 되어가는 시장 상황에서 시의적절한 프리미엄 상품을 만들어나가는 노력은 계속될 것이다.


특히나 이러한 취향 영역의 상품들이 단순히 일시적으로 판매되고 종료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테마를 즐기는 고객들 간에 커뮤니티형으로 발전해 나갈 여지가 크기 때문에 시장이 다시 열린 시점에서 이러한 커뮤니티를 잘 관리해서 재구매 고객을 많이 만들어나가는 여행사는 영업이익의 개선을 누릴 가능성이 높다.


4. 홍보/판매 채널의 다양화(라이브커머스)

종합여행사들의 홍보/판매채널이 코로나 이전보다 다양화됐다. 비대면, 언택트의 흐름으로 세포마켓이라고 불리는 SNS를 비롯하여 라이브커머스(모바일 홈쇼핑) 등의 채널이 활성화되면서 전통적인 홍보채널에 대한 여행사들의 의존도가 낮아졌다. 여행사들은 전통적으로 홈쇼핑 채널에 많은 수수료를 전달해 가며 모객 하는 형태를 많이 취했는데, 여전히 홈쇼핑 채널을 활용하기는 하지만 홍보에 대한 수수료가 덜한 자체적인 라이브커머스 채널이나 다양한 Owned Media 채널에 상품의 차별화 요소 홍보를 통해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고, 광고선전비를 줄여가고 있다.


5. 정부의 국내관광 활성화 정책에 따른 인바운드 지원 이슈

상장 여행사들의 사업 포트폴리오가 내국인의 해외여행 분야인 아웃바운드 사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코로나를 거치면서 국내여행에 대한 부분도 꾸준히 관심도가 올라가고 있다. 국제 관광수지가 항상 적자인 상황에서 정부 차원에서도 국가관광전략회의 등을 통해 국내관광을 활성화시키려는 이슈가 있고 대한민국 방문의 해 지정 등으로 다양한 예산을 투입하여 한국을 마케팅하는 활동을 진행 중이다.


특히나 여행의 흐름이 다양한 취향을 바탕으로 카테고리가 넓어지면서 한국관광공사에서도 과거처럼 관광지에 대한 홍보마케팅에만 주력하는 게 아니라 지역여행의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여행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육성한다는 지 국내 그리고 해외에도 거점을 만들어 여행의 콘텐츠를 만드는 회사들을 육성하는데 공을 들이고 있다. K-콘텐츠의 인지도 개선을 통해 다양한 국내 관광객 수요들이 증대되고 있기 때문에 각 상장 여행사의 인바운드 파트 사업 전략에도 관심을 가지고 영업이익의 흐름을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


https://www.yna.co.kr/view/AKR20231208124600030

매거진의 이전글 코로나 덕에 N잡러가 된 직장인입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