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소주의 자존심, (주)대선주조
벚꽃도 피었다 지고, 날씨가 이제 봄을 지나 여름으로 향해 가는 것 같습니다. 저녁에는 바람이 살살 불면, 지인들과 술 한잔 하기 좋은 계절이기도 하고요.
이번 달 라디오에서는 부산의 대표적인 주류회사인 대선주조에 대해서 살펴봤습니다. 대선주조는 시원, 대선이란 소주로 대변되는 부산의 대표적인 향토기업인데요. 1930년에 부산 범일동에서 '대조선의 술을 만들자'는 취지로 대선양조란 명칭으로 시작한 기업입니다.
인류의 역사만큼이나 술의 역사도 길지만 과거에는 가양주라고 해서 집집마다 술을 빚어서 먹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일제강점기에 들어 주류세라는 걸 부과해서 가정에서 술 만드는 것을 통제했고, 일본 주류 기업의 확대를 꾀했죠.
이후 1960년대 들어 정부에서는 곡류를 이용해서 술을 만드는 걸 제한하는 양곡관리법을 발표하는데요. 당시에는 먹을 쌀도 충분치 않았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식량으로서 쌀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였습니다.
이후 전통적인 주류 제조방식인 발효주나 증류주가 아닌 희석식 소주가 등장하는데요. 곡물을 이용해서 만든 식용 알코올인 주정에다가 물을 섞어서 만드는 형태였습니다. 여기서 주정과 물의 비율을 달리하고, 감미료를 어떻게 넣느냐에 따라서 주류회사들마다 차이가 났죠.
대선주조 역시 희석식 소주를 생산하고, 1970년대에 자도주 의무 구입제가 시행되면서 부산을 기반으로 큰 성장을 하게 됩니다. 당시에는 지역 경제를 보호하고 대기업의 과점을 막는다는 취지에서 지역 소주를 50% 이상 의무적으로 구매하게 했거든요.
이후 이런 제도가 폐지되긴 했으나 각 지역 유통망에서 큰 유대관계를 가져뒀기에 대선주조는 90년대 후반에는 부산 소주시장에서 점유율이 90%를 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금년 2월에는 창립 96주년을 맞아 지역성을 응축한 신제품 소주인 부산(釜山)을 출시했는데요. 저도주 트렌드에 따라 15.7도의 낮은 도수에 깔끔한 맛을 핵심으로 내걸고 있습니다.
IMF 시절, 사모펀드에 기업이 매각되고 먹튀 논란이 일면서 여러 어려움도 겪었던 대선주조이지만 100년의 역사를 버텨온 만큼 부산을 대표하는 로컬 브랜드로 더 나은 비상을 하길 바라봅니다.
[라디오] 부산의 로컬 브랜드 소개(대선주조). 30분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