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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과 소방관

by bigbird

아침 일찍부터 소방차 일곱 대와 구급차가 출동했다.
나중에 사정을 들어보니, 16층에서 음식물 처리기 합선으로 인해 화재가 발생했다고 한다.
다행히 스프링클러가 작동해 불은 빠르게 진화되었다고 했다.

참 고생이다.
화재가 발생할 때마다 실시간으로 대기하며 현장에 출동하는 소방관들.
그 긴장감과 압박 속에서도 임무를 수행하려면, 사명감 없이는 정말 어려운 일일 것이다.

경찰과 소방관.
이분들의 일은 고되고 위험하며, 책임감 없이는 감당하기 어려운 직업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날 오후, 비 오는 날씨 속에서 아내와 서리풀 공원의 데크길을 걸었다.
처음엔 빗방울이 가늘어 우산 하나로도 충분했다.
한참 걷다 보니, 갑자기 비가 거세게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러다 데크 외진 곳에서 알몸의 남성 뒷모습이 보였다.
멀리서 보니 카메라를 세워두고 영상을 촬영하는 듯했다.
아내는 놀라 말을 잃고, 우리는 급히 발길을 돌려 내려왔다.

조금 진정한 후, 112에 신고했다.
경찰은 위치 확인을 위해 영상을 통해 상황을 물었고, 우리는 최대한 정확히 설명했다.
하지만 이미 그 남성은 자리를 떠난 뒤였다.

경찰은 민원이 접수되면 반드시 현장 확인을 해야 한다고 한다.
이런 신고들이 누적되면 경각심이 생기고, 예방 효과도 있을 거라 믿는다.

도심에 살다 보면 참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그만큼 일상 속에서도 예기치 않은 일이 생긴다.
그 속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서로를 지키는 최소한의 책임을 다하는 것 아닐까.

오늘도 행복하세요.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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