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낯섬
몇 군데를 정해 다니다 보니, 자연스레 얼굴이 눈에 익은 사람들이 생겨난다. 서로를 아는 것도, 모르는 것도 아닌 애매한 거리. 스치듯 마주치지만 결코 가까워지지 않는, 묘한 간격이 유지된다.
그런데도 어쩐지 편하다.
이젠 들고 날 때는 알아서 그런 걸까?
아니면 인맥에 지친 마음이 더 이상 관계를 넓히지 않으려는 걸까?
사람들은 서로에게 쉽게 다가서기를 망설인다.
기존 인맥을 챙기기도 벅찬 삶 속에서, 새로운 관계는 더더욱 조심스럽다. 그저 적당한 거리두기.
나는 그 느낌을 ‘익숙한 낯섬’이라 부르고 싶다.
얼굴은 익숙한데, 마음은 닿지 않는 관계.
오히려 그런 적당한 거리가 지금의 나에게는 맞는지도 모른다.
사람에 대한 호기심도 한 걸음씩 멀어지는 시기.
'다 때가 있다'라는 말을 이럴 때 써도 될까 싶지만, 지금의 나는 이 ‘익숙한 낯섬’을 즐기고 싶다.
특별히 외롭지도, 고독하지도 않다.
안정된 마음이 주는 편안함이 좋다.
물론 시간이 더 흐르면 또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지금의 나는 이 상태가 제일 자연스럽다.
12월이다.
한 해의 마지막 달.
이젠 지나간 시간에 아쉬움을 남기기보다, ‘충분히 잘 살았다’는 마음으로 보내보면 어떨까.
매년 계획은 많았지만 연말에는 만족보다 아쉬움이 앞서곤 했다.
올해만큼은 마음의 방향을 바꾸어보려 한다.
‘잘 살았고, 내년에도 올해만큼만 만족할 수 있기를.’
어차피 시간은 흐른다.
그렇다면 마음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아쉬움이 만족으로 변하지 않을까.
오늘도 행복하세요.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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