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인 417일째
2024년 11월 8일부터 오늘까지.
D-day 카운터에 퇴직일을 설정해 두었다.
날짜는 자동으로 늘어나고, 숫자는 매일 갱신된다.
그 설정의 목적은 단순한 계산이 아니라
의미를 되묻기 위함이었다.
자유인으로 살아간다는 것.
그리고 스스로의 삶을 돌아본다는 것.
조로,
이른 늙음의 세상 속에서
나는 원래부터 능동적인 삶을 즐기는 사람은 아니었다.
직장인의 삶은 본질적으로 수동적이다.
정해진 시간, 정해진 역할, 정해진 책임.
그래서 언젠가부터 퇴직을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다.
아프고 나서는 그 마음이 더 분명해졌다.
무엇보다, 쉬고 싶었다.
퇴직 후 1년이 지나자
보이지 않던 것들이 하나둘 보이기 시작했다.
나의 삶이 보였고, 가족이 보였다.
친구들이 보였고,
여전히 이어지는 직장 동료와 입사 동기들도 보였다.
나는 최소한의 만남을 선택하며 지냈다.
평일 낮시간의 호사를 누려 보았고,
복잡하지 않고 여유로우며
가격마저 착한 평일 여행도 즐겨보았다.
평일 한낮,
이렇게 여유로운 사람들이 많았나 싶을 정도로
직장생활을 계속했다면 결코 알 수 없었을
시간의 결을 체험했다.
2025년은 그렇게
온전히 쉼과 리프레시의 시간이었다.
동시에 회복의 시간이었다.
그리고 2026년을 앞둔 지금,
다시 사회로 돌아갈 수 있는
몸과 마음의 여유를 얻게 되었다.
“여행을 떠나면 집이 그립고
집에 있으면 여행이 그리워진다.”
다시 시작하는 일도,
다시 돌아올 날을 기약하는 일도
모두 삶의 일부일 것이다.
2025년 남은 이틀,
잘 마무리하시길 기원드립니다.
2026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산책로에서 만난 청솔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