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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작가야 Jan 19. 2022

마음 인테리어

집안 곳곳에 이 마음 저마음

장례식도 결혼식도 생일 축하도 맘껏 함께 슬퍼하고 기뻐할 수가 없는 세상이다. 그저 몇 번의 손가락 터치로 마음을 전할 뿐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도 연장에 또 연장이다. 편하게 오라 가라도 하지 못한다. 그나마 혼자 몸인 남동생이 휴무 때마다 찾아주니 그저 반가울뿐이다. 


어제 아침 눈을 뜨니 밤새 하얀 눈이 살며시 다녀갔다.



동생이 오는 날인데 눈이 더 오지 않으니 다행이다.



마트에 가는 길이 그림 같은 풍경을 선물한다.



파란 하늘 하얀 눈에 눈이 부시다.  



온갖 바이러스들이 하얀 눈에 덮여 사라짐 얼마나 좋을까.



자연의 자연스러움은 그 끝이 어딜까.



연꽃의 슬기로운 겨울 생활이다.



비단 연꽃뿐인가 모든 자연의 순리는 경이로움 그 자체다.



남동생이 집에 오면 정성 음식을 해주고 집을 나설 때면 밑반찬이라도 해서 싸줄 수 있으니 좋다. 남동생 또한 몸만 오기도 고달플 텐데 매번 깜짝 선물을 가져온다. 


이번엔 벽난로 램프다.




"우왕~ 넘 이쁘당! 나 이거 갖고 싶었는뎅! 아니 어느 카페에서 크리스마스 이벤트로 벽난로 램프를 준다는데 포인트를 얼마를 적립해야 하고 어쩌구 얼마나 복잡한지 걍 포기했는데 넘 조으당!"



집을 지으면서 거실에 난로를 잠깐 생각해보았지만 가격도 넘 비싸고 청소도 만만치 않고 해서 마음을 접었다. 그래서 그런지 장식이라도 벽난로 램프가 있으면 했는데 어찌 마음을 알았는지 센스 짱이다. 어디에 둘까 하다가 만장일치로 가장 많이 머무는 공간인 거실에 자리를 잡는다.



오늘은 아침부터 대설 예보가 있더니 눈이 종일 내린다. 파란 하늘은 온 데 간데없고 온통 하얀 하늘이다.



벽난로 램프를 TV 아래도 놓아보고 거실 창에도 놓아본다. 하얀 눈과 꽤 잘 어울린다.



벽난로 램프앞에서 손을 쪼이는 시늉을 하는 남동생을 보고 홍 집사(남편)가 이런다.

"이런! 깜박 속을 뻔했네. 남매가 아주 보통이 아니야 정신 바짝 차려야지ㅋㅋㅋ"



주는 게 익숙했던 삶이었다. 나도 없으면서 주어야 하는 줄만 알고 살았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주어서 인지 요즘은 받는 감사함에 푹 빠졌다. 


무엇보다 매일 자연이 주는 선물이 감사하다. 

먼 거리에도 아무런 불평 없이 찾아오는 동생이 고맙고 올 때마다 따뜻한 마음까지 담아오니 감사하다.


마당엔 사랑 가득 담긴 전구가 주렁주렁 매달려있다. 그러고 보니 온 집안 여기저기 마음 선물이 가득하다.

집안 곳곳에서 느껴지는 이마음 저마음 '마음인테리어'에 마음이 훈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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