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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작가야 Aug 29. 2020

 즉흥 배우-순간순간 흘러가는 대로!

코메디아 델라르테(Commedia dell'art)



코메디아 델라르테(Commedia dell'art)

 '코메디아 델라르테'는 16세기에서 18세기에 이탈리아에서 유행한 가벼운 희극이다. 기술을 뜻하는 아르테, 희극을 뜻하는 코메디아.

기술을 가진 사람들의 희극이란 뜻이다.

이극의 가장 큰 세 가지 특징은,


첫째, 대본이 없다.
둘째, 바디랭귀지.
셋째, 배우의 연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전체적인 줄거리만 있을 뿐이다.

즉흥 희극의 배우들은 극의 줄거리와 배우들의 역할, 각 장면에서 필요한 몸짓 등을 메모하여 공연 참고자료로 활용한다.




흔히 영화 제작을 위해 쓰는 시나리오란 말은 장면을 의미하는 영어의 'SCENE'에서 나온 말로 그 뿌리는 '코메디아 델라르트'가 그것이다.

필자는 양준일의 토크나 몸짓을 볼 때마다 '코메디아 델라르트'의 주연급 배우라는 생각이 든다.
그가 스케줄이 있을 때 매니저는 어떤 내용인지 말하지 않는다고 한다. 대본도 물론 미리 보지 않는다.

16세기의 즉흥 희극은 대본이 없다.
대본이 없는 희극은 배우들의 즉흥연기에 많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해투 4'출연을 앞둔 양준일에게 한석준이 질문을 한다.


한석준: 그날 나가서 어떤 점을 중점적으로 보여주실 거예요
양준일: 나의 중심은...
중심이 없다는 거예요.
저는 기억력이 안 좋아요. 그냥 흘러가는 대로...
만약 '이 얘기해'라고 한다면... 그런데 질문이 다른 게 나오면... 마비가 오는 거죠. 그래서 작가들에게 미리 얘기하지 말라고 하죠.
순간순간 느낌으로...
ㅡ449tv 4월 19일ㅡ




그가

순간순간 즉석에서 흘러가는 대로...

미리 대본을 보지 않는다는 말은

 타 프로그램에서도 이미 한 말이다.

그럼 양준일은 준비하지 않고 속된 말로 '날로 먹는다?'

양준일의 토크를 들어보면 과연 날로 먹고 있나?

그의 토크는 매번 반전과 웃음과 진리가 있다. 대본을 보지 않는다는 것은 즉석에서 임기응변을 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흘러가는 분위기에 순간순간 대응한다는 것이다.

무기가 하나도 없이 죽을지 살지 모르고 덤비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보이지 않는 완전무장을 했기에 두려울 게 없다는 것이다. 누가 어떻게 덤벼도 이길 수 있다는 것이다.

양준일은 지난 1월 29일 그가 복귀 후 첫 번째로  '여성시대'에 출연했다. 사회자의 질문에 그는 마치 준비된 대본을 달달 외우고 나온 듯 술술 거침없이 답변을 한다. 사회자 서경석은 그가 답변을 할 때마다 깜짝깜짝 놀란다.




그는 기억력이 나빠
즉흥에서 순간순간 한다고 겸손하게 말하지만,
필자는 이렇게 표현한다.

''성공적인 즉흥연기는 필시
깊은 숙고에서 나온 것이며 상대방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여유와
창의력이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양준일은 훌륭한
'코메디아 델라르트' 배우다.

자신을 핵폐기물로 비유하기까지 겪었던

고통과 역경의 시간들...
무장된 모습이 든든하기도 한 만큼
아픔의 깊이가 가늠이 된다...


 

초고: 2020년 4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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