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쓴다는 것은 기억을 되살리는 일이다. 얼마 전 필자가 돌아가신 엄마를 추억하며 글을 썼다. 그 글을 본 필자의 언니가 문자를 보냈다. 글을 보고 엄마 생각이 나서 눈이 붓도록 엉엉 울었단다.
추억은 그렇게 우리를 한 껏 감상에 빠지게 한다. 추억의 사전적 정의는 '과거의 일을 돌이켜 생각하는 일, 그런 생각'을 뜻한다. 주로 과거의 일 중 인상 깊었거나, 좋았거나, 행복했던 기억들이다.
''시간은 흘러 다시 돌아오지 않으나, 추억은 남아 절대 떠나가지 않는다.'' ㅡ생트 뵈브ㅡ
KBS 라디오 2 '임백천의 백 뮤직'에 출연한 양준일의 추억여행 이야기다. MC 임백천의 양준일 소개다. '대중의 기억 속에서 멀어졌다가 화려하게 부활한 최초의 스타, 그것도 본인이 원해서가 아니라 이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소환으로 돌아온 유일무이한 스타...' 글로 다 옮기지 못할 정도로 장황한 소개지만 모두 사실이다. 시작부터 빵 터진다. 미리 임백천의 나이를 작가에게 물어봤다는 양준일.
양준일: 선배님 진짜 동양이세요. 임백천: (푸훕) 동안!
웃음이 빵 터지니 분위기 UP이다. 1990년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오락 프로그램 '특종 TV연예'의 MC 임백천. '특종 TV연예'는 1집 앨범의 실패를 맛본 양준일이 2집 앨범 'Dance with me 아가씨'를 처음 소개한 프로이기도하다. 30년 전이다. 임백천은 당시 양준일에게 '춘추가 어떻게 되냐, 연세가 어떻게 되냐'는 질문으로 인해 '역주행 미움의 아이콘'이 되었다고 너스레를 떤다.
(딱 7일만에 풍성해진 감나무)
그날 이후 30년 만에 '춘추'라는 단어를 처음 들어본다는 양준일. 'Dance with me 아가씨'를 우리말로 '출겨'로 소개한 것이 웃겼었다며 추억담을 나눈다.
임백천: 우리가 크게 아픈 데 없이 사는 것도 기적인데 이렇게 다시 온전한 모습으로 만난다는 건 기적이죠. 양준일: 정말 너무나 큰 기적이죠. 참 쉬운 말인데 큰 감동이다. 30년 만에 온전한 모습으로 만난 기적...
나이가 40이되도 꿈을 이루지 못한다면 포기할 수밖에 없는데, 50이 돼서 30년 전 꿈을 이룬다는 것은 상상도 못 했던 일이라는 양준일. 진지 모드로 전환이 될 듯 한 순간 또 빵 터진다. 신곡 'Rocking Roll Again' cd를 임백천에게 선물한 양준일이 cd에 'to 임백천 섬배님'이라고 쓴 것이다.
신곡 'RRA'가 나가는 동안 임백천이 말을 건넨다. '뭐 마실 거 있어?'라는 그의 말이 자상한 형 느낌이다. 양준일이 라디오의 매력을 묻자 임백천은 보이지 않는 '상상력'이라고 답한다. 앨범에 대한 반응, 콘서트 취소, 팬카페 등에 관해 대화를 나눈다. 가사가 재밌다며 따라 하는 임백천. 오랜만에 만난 형, 아우처럼 다정해 보인다. 활동 당시 비디오를 봤을 때는 느낌이 안 좋았는데, 지금은 8개월 전 동영상이 데뷔 때 추억을 되살려주어 감동이라는 양준일. 28년 전 곡인 'Dance with me 아가씨'가 비트도 시대를 앞서간 곡이고 당시의 춤사위, 손짓까지 기억이 난다는 임백천. 한국 이름을 기억을 못 해 영어 이름을 지어준다는 양준일이 임백천에게 '백'이라고 지어준다. 임백천은 양준일을 '뮤직'이라 부르며 '백 뮤직'이라 쿵짝을 맞춘다.
'지금의 꿈'에 대한 양준일의 답이다.
양준일: 내 아이를 잘 키우는 것과 문화생활을 잘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임백천: 그래요? 의외다? 양준일: 노래를 만들던지, 내 팬들을 잘 섬기며 그들이 원하는 것을 잘할 수 있으면 참 좋겠어요. 임백천: 근사한 얘기예요. 양준일: 네. 그것이 저의 작은 꿈, 큰 꿈이에요.
누가 들어도 의외의 답이라고 하기에 충분하다. 가수라면 당연히 앨범 대박의 꿈을 꿀 것이다. 음악에 대한 꿈을 이야기하는 게 당연하다.
'아이를 잘 키우는 것... 팬들을 섬기고 팬들이 원하는 것을 잘할 수 있는 것' 이 작은 꿈이고 큰 꿈이라는 양준일.
앨범 성공을 꿈꾸는 가수 이기전에 '한 아이를 잘 키우고 싶은 평범한 아빠이고 싶기를, 팬들을 섬기고 싶기를' 우위에 두는 진실된 인간 양준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