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을 모르면 연금설계는 '화이부실(華而不實)'이다. 국민연금은 가입시기와 보험료를 얼마를 납입했느냐에 따라 연금액이 정해진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한꺼번에 받을 수도 없고, 종신 수령만 가능하다. 그러나 퇴직연금은 한 번에 받을 수도, 나누어 받을 수도 있다. 기간을 정해서 받기도 한다. 퇴직연금은 수령방법에 따라 세금이 달라진다. 내 퇴직금 얼마큼 관심을 가지느냐에 따라 손에 쥐는 퇴직금이 달라진다. 퇴직금을 목돈으로 수령하지 않고, 연금으로 받으면 퇴직소득세를 30%(11년 차부터 40%) 감면해준다는 내용은 귀에 못이 박힐 정도로 들어서 알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궁금한 것이 있다. 도대체 ‘연금’으로 받는다는 의미가 뭘까? 매월 나누어서 받으면 그게 연금이 아닐까,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정답은 아니다. 세법에서는 연금수령 조건을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다. 첫째,가입일 5년 이상 이어야 한다. 둘째, 55세 이후 받아야 한다. 셋째, 연금수령한도 내에서 받아야만 연금으로 인정하고 있다.퇴직금을 연금으로 받는 경우라면, 가입일 5년 경과 조건은 적용하지 않는다. 또 대부분 55세 이후 퇴직금을 받는 경우를 감안할 때 연금으로 받는다는 얘기는 ‘연금수령한도’라는 의미로 좁혀서 이해해도 무방하다. 여기서, 연금수령한도를 초과하면 연금 외 수령으로 정의하고 세금상 불이익을 준다. 다만 퇴직금의 경우 연금 외 수령한다고 해서 별도의 페널티가 있는 건 아니고, 세금 감면만 받지 못할 뿐이다.
그러면 연금수령한도 계산은 어떻게 할까? 연금수령한도=연금계좌 평가액/(11-연금수령 연차)*1.2 계산된다. 가령 1억 원이 연금계좌(연금저축계좌 + IRP,DC 등, 이하 연금계좌)에 있다면 첫해 연금수령한도는 1,200만 원이 된다. 위 공식에 연금수령 연차 ‘1’을 집어넣고 계산한 값이다. 한 해 동안 1,200만 원까지 받으면 연금수령으로 인정한다는 뜻이다. 이처럼 연금수령한도를 정해놓은 것은 장수(長壽) 시대에 한꺼번에 받지 말고 길게 나누어서 받으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그런데 연금수령한도 계산식을 조금 자세히 살펴보면 분모에 있는 연금수령 연차가 연금수령한도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당연히 분모가 작을수록 연금수령한도는 커지게 된다. 연금수령 연차가 커야 분모는 작아진다. 그렇다면 연금수령 연차는 또 뭘까? 여기서 대부분 많은 가입자들이 혼선을 겪는다. 연금을 받으면 1년 차가 아닐까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연금수령 연차’는 연금을 받을 수 있는 조건이 되는 첫 해가 1년 차다. 쉽게 말해서 만 55세 이상, 가입일 5년 경과 조건이 동시에 충족하는 첫 해가 1년 차가 된다. 실제 연금개시 연도가 1년 차가 아니라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간단한 예를 들어보자. 직장인 박 부장(50세)은 2013년 4월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 가입하고, 2018년 4월 퇴직했다(55세). 그리고 2016년 가입하 IRP로 퇴직금 4억 원 이체했다. 박 부장(59세)은 2022년에 연금 개시할 예정이다.
이 경우 연금수령 연차와 연금수령한도는 어떻게 계산할까? 연령과 경과조건이 동시에 충족하는 2018년이 1년 차가 되고 실제 연금개시를 신청한 2022년은 5년 차가 된다. 이때 첫해 연금수령한도는 약 8,000만 원[4억 원/(11-5년 차)*1.2]이다. 결국 4억 원을 한꺼번에 찾을 경우 8,000만 원 퇴직소득세에 대한 감면을 받을 수 있지만 나머지 3억 2,000만 원은 감면 혜택을 받지 못한다. 그런데 연금수령 연차를 따질 때 무조건 1년 차부터 시작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경우에는 6년 차부터 시작한다. 이게 무슨 말인가? 이것을 이해하려면 ‘연금계좌 가입일’을 이해해야 한다.
연금계좌는 2013년 3월 '이전'과 '이후’ 구분한다. ‘이전’은 연금수령 의무기간이 5년이었다. 그래서 5년간 연금을 나누어서 받아야 세금 혜택을 주었다. 그래서 ‘이전’에 가입한 사람은 분모에 연금수령 연차를 1년 차부터 시작하는 것이 아니고 6년 차부터 시작한다(11-6년 차=5년) 2013년에 3월 이전에 연금계좌를 가입했다면 연금 개시할 수 있는 조건이 되는 해가 1년 차가 아니고 6년 차가 되는 것이다.
다시 박 부장의 경우를 살펴보자. 박 부장이 만약, 2012년에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을 가입했다면, 박 부장이 연금을 개시하는 2022년 연금수령 연차는 10년 차가 된다.
그리고 첫해 연금수령한도 4억 원 전액을 수령할 수 있다[(4억 원)/(11-10년 차)*1.2)] 앞서 5년 차를 적용한 것보다 연금수령한도가 5배 늘어난다. 연차가 늘수록 한도는 커지게 되는 것이다. 연금수령한도가 늘어난다는 것은 목돈으로 한꺼번에 찾아도 그만큼 퇴직소득세를 감면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연금수령 연차를 활용하면 목돈으로 찾아도 절세 혜택을 얻을 수 있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