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spielraum
Jun 01. 2022
누가 내게 "행복하세요?"라고 묻는다면 그 물음에 바로 대답하지 못한다. 내가 행복한지 아닌지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판단을 하려면 행복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내가 원하는 것을 소유하면 행복한 것인가? 사회적 위치가 오르면 행복한 것인가? 건강은? 인간관계는? 이러한 것들이 윤택한 삶의 조건이 될 수 있지만 행복의 전부는 아닐 것이다.
"행복은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경험을 향유하는 것이다"라고 생각했다.
소유는 찰나의 기쁨이지만 경험은 설렘과 떨림 그리고 울림으로 반응하는 생기(生氣)같은 것이다. 자동차를 구입했던 기억이 있다. 새 차를 구입했던 기쁨 그리고 그 기억, 하지만 순간이다. 내 생애 첫 소형 아파트를 샀다. 그 감격, 하지만 그때뿐이다. 지금 자동차, 아파트가 나를 행복하게 하지는 않는다. 우리는 여행을 떠나면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왜 그럴까? 여행은 낯선 곳에서 경험이고, 풍성한 나눔이 있기 때문이다. 10년, 20년이 지나도 그때 여행의 경험과 나눔은 언제나 행복의 놀라운 기운을 준다.
꼭 여행이 아니어도 경험과 나눔이 풍성해지는 삶을 살아야 진짜 행복이다. 행복은 저축해서 만기에 찾아 쓰는 적금이 아니다. 지금 이 순간 내가 향유할 수 있는 행복을 꽉 잡자. 내가 지금 행복하지 않으면 그 어디에도 행복은 없다.
뜨겁게 달아 오른 화단의 장미도, 반짝이는 물비늘과 눈부신 햇살에도 찰나에 잡지 못할 행복은 없다.
나는 오늘도 행복 잡으러 집을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