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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곽팀장 Apr 16. 2020

10년 차 마케터가 스스로를 마케팅하는 법

이제, 세상에 저를 좀 알리겠습니다


마케터라는 직업으로 살아온 지도 벌써 10년이 지났습니다.

1년 차 꿈나무 시절에는 호칭과 껍데기만 마케팅 전문가였을 뿐, 경험도 지식도 부족한 채 그저 무게감에만 눌려 있었지만 어느덧 진짜 마케팅 전문가가 되었습니다. 전문가란 마케팅이라는 업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가치 발굴활동을 통해 밥벌이를 하는 프로페셔널이라는 뜻입니다.



마케터라는 직업에는 다양한 직무들과 정의가 많습니다.

누군가에게 쉽게 설명할 때면 브랜드와 고객을 연결해 주는 일을 한다고 합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도 개개인이 가진 성향이 모두 다르듯 브랜드와 고객을 연결하기 위해서 필요한 마케팅 활동 또한 다양합니다. 매출이 필요할 때도 있고, 브랜드 이름을 알려야 하거나 때로는 고객에게 긍정적인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기획부터 실행까지 모든 과정을 마케터가 담당하죠.

그동안 함께 해온 브랜드 스펙트럼도 굉장히 다양합니다. 마케팅 예산이 100만 원인 브랜드부터 10억 단위의 브랜드까지, 동네에 있는 작은 상점부터 업계의 메이저 브랜드까지 폭이 넓습니다. 다양한 경험과 시행착오를 겪으며 노하우가 생겼고, 마케터로서 커리어와 역량을 쌓아왔습니다.



그렇게 마케팅 외길 인생 10년을 걸어왔던 제가 요즘은 브랜드가 아닌 저 스스로를 마케팅합니다.

눈에 띄는 마케팅과 트렌드, 대중문화에 대한 칼럼을 쓰고 동시에 유튜버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왜 마케터는 스스로를 마케팅하기 시작했을까요?


그동안 수많은 브랜드를 분석하고,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일을 해왔습니다. 좋은 성과도 있었고, 보람도 있었습니다. 점차 자신감도 붙고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도 쌓였습니다. 하지만 마케팅이란 끝없이 전진하는 열차와도 같아서 필연적으로 새로운 목표와 과제에 직면했고, 그럴 때마다 과거의 영광을 뒤로한 채 다시 출발선에 서서 미래의 성장을 도모해야만 했습니다. 무대를 마치면 다시 새로운 무대를 꾸며야 한다는 생각이 부담이 아닌 공허함으로 남겨질 때쯤, 문득 마케터로서 지금 어디까지 왔고 앞으로는 어디를 향해 가야 하는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동안 많은 브랜드의 성과를 남겼지만 정작 나 자신은 작품을 만들기 위한 재료일 뿐인 것인지, 나 스스로가 쓸모 있는 재료를 넘어 하나의 완성품으로 남을 수는 없을까? 고민이 깊어졌습니다. 10년간 브랜드의 뒤에서 마케팅을 해왔다면, 이제는 있는 그대로의 ‘나’로서 인정받고 싶었던 거죠.


마케팅에서 가장 많이 부르짖는 단어라면 아마도 ‘차별화’ 일 것입니다. ‘변별력’이라고도 하죠.

브랜드가 범람하는 이 시대에서 우리는 모든 브랜드와 마케팅 활동을 전부 기억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고객의 인식을 점유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차별적인 특징이 필요합니다. 봉준호 감독이 언급해서 더 유명해진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라는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명언에는 누군가에게 인식되기 위해서 반드시 더 훌륭할 필요는 없다는 명제가 담겨있습니다.


마케터로서 실무를 하며 가장 자주 했던 시장분석과 타깃 분석 경험을 토대로 글을 썼습니다. 최근에 대중이 주목하는 트렌드는 무엇인지, 이슈가 되는 마케팅 활동과 성공 요인을 분석해서 ‘디지털 시대의 시선’이라는 칼럼이 시작됩니다. 여러 마케팅 매체에 기고를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제 글을 누가 봐줄까 하며 조바심만 가졌지만 많은 사람들이 제 글을 SNS에 공유하고 좋은 글이라며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을 때 용기를 내서 글을 쓰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년여의 시간 동안 네이버와 다음 포털 메인 섹션에 20회 이상 노출되기 시작했고 외부 매체에서 기고 요청이 오거나 인터뷰와 취재요청을 받는 것도 늘 섭외만 했던 제게 처음 겪는 일이었습니다. 지금은 마케팅 잡지와 브랜드에서 운영하는 매거진에 제가 작성한 칼럼이 게재되고 글을 통해서 또 다른 수익을 만드는 작가로 활동하면서 마케터와 병행해서 합법적인 외도를 하고 있습니다.


유튜브를 시작한 이유도 다르지 않습니다. 좋은 마케터는 모든 재료를 유연하게 다뤄야만 합니다. 대중의 시선과 입맛은 언제든지 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영상으로 소통하는 시대입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이 그랬듯이, 이제는 유튜브로 디지털 미디어 흐름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마케터로서 기획업무를 하면서 글은 자주 썼지만 영상은 인증샷 말고는 난생처음입니다. 그렇게 영상 촬영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른 채 딱 구독자 100명만 모아보자는 철없는 생각으로 시작한 유튜브 채널은 주말에 콘텐츠 촬영과 편집을 하는데 온종일 시간을 쏟아야만 했습니다. 매주마다 내가 이걸 왜 했을까 싶으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1주일에 두 편씩 영상을 올려왔습니다. 첫 영상을 올린 지 9개월이 지난 지금 90개의 영상과 구독자 1,000명과 함께하는 채널로 성장했고 사람들의 매력을 사로잡는 눈에 띄는 재능은 없어도 가치 있는 영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이렇게 10년 차 마케터는 이제 스스로를 마케팅하는 마케터로서 멈추지 않고 성장하고 있습니다. 가끔은 언제까지 이렇게 열심히 일할 수 있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과 불안함이 엄습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직업인이자 직장인으로서 우리는 유한한 효용을 가졌고, 언젠가는 가치가 소멸됩니다. 하지만 좋은 탄이라면, 적어도 스스로 불씨가 꺼지기 전까지는 그 가치는 유효한 상태입니다. 불씨가 금세 꺼지면 버려지고, 공기와 바람에 반응하면서 오래 지속되면 온기는 오래 지속됩니다. 저의 에너지가 사회와 대중들에게 선한 영향력으로서 오랫동안 따뜻함을 남기기를 바라봅니다.


10년 뒤에는 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요?

늘 저의 칼럼을 아껴 주시고 응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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