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멀리 떠나는 휴양보다, 내 마음이 내려앉는 자리(3)
가장 좋은 휴양지는 해외나 비싼 곳에 있지 않았다.
내 마음이 먼저 풀리는 곳, 그곳이 내게는 쉼이었다.
사람마다 답은 다를 것이다.
누군가는
몰디브의 바다를 떠올릴 것이고,
누군가는
산토리니의 푸른 지붕 너머 바다를,
누군가는
하와이의 햇살이나
제주의 바람을 말할 것이다.
잘 꾸며진 리조트,
고급스러운 빌라,
이국적인 풍경은
분명 사람의 마음을 끈다.
나 또한
그런 곳들이 왜 사랑받는지 안다.
낯선 풍경은
삶을 잠시 멈추게 하고,
좋은 시설은
몸을 쉬게 한다.
그래서 휴양은 대개
멀리 있고,
럭셔리하고,
조금은 비싸야 할 것처럼 여겨진다.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생각이 조금 달라진다.
정말 좋은 휴양지는
꼭 멀리 있는 곳만은 아니라는 생각.
눈이 먼저 즐거운 곳보다
마음이 먼저 풀리는 곳이
더 깊은 쉼을 준다는 생각.
문득 돌아보면
내게 가장 편안한 풍경은
유년의 기억이 남아 있는
고향의 산천이었다.
이름난 바다도 아니고,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별장도 아니다.
익숙한 흙냄새가 있고,
어릴 적 뛰놀던 기억이 있고,
말없이 바라만 보아도
마음이 놓이는 풍경.
내게는
그런 곳이 더 큰 휴양지다.
작은 텃밭 하나 일구고,
해 지는 하늘을 천천히 올려다보고,
바람 소리를 들으며
하루를 마무리하는 일.
그 안에는
화려함은 없어도
사람을 제자리로 돌려놓는 힘이 있다.
생각해 보면
쉼에도 방향이 있는 것 같다.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쉼이 있고,
내 안으로 돌아오기 위한 쉼이 있다.
더 좋은 방,
더 비싼 시설,
더 이국적인 풍경을 찾는 동안
휴양마저
또 하나의 소비가 되기도 한다.
쉬러 갔다가
오히려 더 많은 자극 속에 머물다
돌아오는 일도 흔했다.
그래서 나는
문득 이런 생각을 하곤 한다.
최고의 휴양지는
가장 화려한 곳이 아니라
가장 편안한 곳이 아닐까.
가장 비싼 곳이 아니라
가장 나답게 머물 수 있는 곳이 아닐까.
내게는
옥빛 바다보다
고향의 산과 개울과 들판이,
고급 정원보다
아침거리가 익어가는 작은 텃밭이,
이름난 휴양지보다 유년의
추억이 깃든 전원의 풍경이
더 깊은 쉼으로 다가온다.
결국 사람은
낯선 절경 앞에서 감탄할 수는 있어도,
익숙한 풍경 안에서야
비로소 마음을 내려놓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자주, 그리고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어쩌면 그곳이 내게는
최고의 휴양지인지도 모르겠다고.
결국 휴양은
멀리 있는 풍경이 아니라,
내 마음이 가장 편히 내려앉는
자리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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