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름은 잊혀도, 그들의 헌신은 남는다 -
새벽 공기가 점점 차가워진다.
해마다 서리가 내릴 즈음이면
유난히 떠오르는 이름들이 있다.
경기도 양주군 덕정면 회암리 골짜기—
앳된 소위 계급장을 달고 처음 부임했던 그곳에서,
나는 4.2인치 박격포 소대장이었다.
군인의 아침이라 특별할 것 없었지만,
매일 이어지는 조조훈련 속에서
목장갑 하나 귀하던 그 시절이었다.
시퍼렇게 얼어붙은 포열을 언 손으로
매만지던 순진무구한 전우들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한만희, 윤희원, 손원섭, 김원일, 이세희…
그때의 전우들은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하며 살아가고 있을까?
아마 나처럼 그 시절을 가끔씩 떠올리고 있겠지?
누구는 평범한 가장이 되어 있을 테고,
누구는 이름조차 남기지 못한 채 전방의
바람 속으로 조용히 사라졌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내게 그들은 진짜 군인이었다.
힘겨운 훈련 속에서도 서로를 다독이던 어깨.
별보다 빛나던, 아름답고 강인했던 이름들.
해마다 이맘때면 찬바람을 타고
그 시절의 전우들이 하나, 둘 떠오른다.
세월이 많이 흘렀지만,
겹겹이 쌓여가는 시간 속에서
나는 여전히 기억한다.
군인이라는 이름으로 책임과
충성심 하나로 국방의 의무를 다했던
그 어리고 순박했던 얼굴들.
“그들의 이름은 잊혀져 가도,
그들의 정신만큼은 내 안에 언제나 살아 있다.”
오늘처럼 찬 바람 부는 날이면,
어쩌면 당신 마음속에도 떠오르는
이름들이 있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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