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적 입소문>
1. 컨텐츠를 어떻게 구분하는지부터 중요하겠다. 아주 니치한 시장을 타겟으로 한다면 사실 엄청나게 알려질 필요는 없을 거다. 충주시 홍보맨의 실력과 인지도로 충주의 몇몇 정책에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통과되기도 했지만 사실 몇십만의 구독자를 가질 필요는 없다. 구독자가 없어도 서울시는 돌아가고, 충주시도 돌아간다. 산업재나 도매 등의 분야도 마찬가지다. 굳이 대국민을 대상으로 할 필요는 없다. 관공서나 B2B도 그렇다. 그러나 늘 그랬듯 적절한 투입으로 최고효율이나 최고 효과가 나와야 하기에 자연스럽게 잘 퍼지는 컨텐츠를 기준으로 하자. 참고서적은 존 버거의 <컨테이져스 : 전략적 입소문>다.
2. <컨테이저스>는 6가지 요소를 제시한다. 우측 한글은 읽기 편하게 필자가 임의로 해석.
(1) Social curreny : 사회적 관심을 끌 수 있는가
(2) Trigger : 연상
(3) Emotion : 감정자극
(4) Public : 대중성
(5) Practial : 실용성
(6) Story : 이야기
(1) 책에서는 엄청 비싸고 특이한 스테이크를 사례로 제시. 이미 국내에는 스테이크집이 많았지만 특이한 컨셉으로 1~20배 가격대를 형성했기 때문에 오히려 화제가 됨. 인스타그래머블하다거나, 특이한 디테일이 있는 경우. 혹은 특이한 고객층을 노리는 경우도 될 수 있겠다.
국내에서 공간으로 특이점을 만드는 사례가 꽤 생기고 있음. '글로우서울', 책은 <있는 공간, 없는 공간> 혹은 파주의 대형카페를 시작한 '더티 트렁크 기사'를 참고. 브랜딩이 전하고 싶은 이미지나 가치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면이 크기에 공간을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참고할만 함. 국내 어디보다 이미지나 브랜딩을 잘 활용한 '현대카드'의 정태영 CEO님의 이야기도 정말 좋은 영상.
코로나 때, '클럽하우스'가 유행했던 이유 중 하나도 다른 사람에게 초대장을 전달할 수 있고, 그 초대장을 받기 위해 더 많이 이야기됐기 때문.
(2) 컨텐츠는 연상이 되어야 한다. 'Dove' 는 화장하기 전에도 아름다울 수 있다는, 외모강박을 지적한 캠페인을 꽤 많이 진행했다. 색조화장품 회사라면 위와 같은 캠페인을 펼치기 어려웠을 거다.
이 연상은 제품이나 서비스와 연결될 수도 있고, 이 회사는 이럴 거라는 인식을 줄 수도 있겠다. 우리는 제품이나 회사를 떠올리면 어떤 이미지를 어렴풋이 느낀다. 우리는 쉽게 떠올려야 바로 그걸 공유한다. 한국인 특유의 말버릇 있지 않은가. 아니, 근데, 그게, 있잖아. 진짜. 뭐든 떠올라야 말을 꺼낼 수 있다.
크리스마스는 머라이어 캐리고, 봄이면 장범준이다. 금요일은 아이유다. 힘내고 싶을 땐 부석순이다. 갤럭시 폰 광고는 이제 아이브가 맡아야 한다.
무작정 어그로를 끄는 방식은 양날의 검이다. 어그로를 끈다는 건 사람들의 시간과 관심을 빼앗는 거고, 사람들은 관심이나 시간을 쏟은 만큼 그것에 대해 떠든다. 팬이 늘어나는 만큼 안티도 늘어난다. 뜬금없는 전개나 무지성 반복 광고가 고평가되곤 하는데, 유머도 있지만 이 회사가 그렇게 어렵거나 먼 회사가 아니었다는 인식을 주기 때문이다.
무작정적인 교훈도 지양한다. 결국은 잘 살았다는 이야기는 어릴 적 동화로 충분하다. 뻔한 전개나 결말은 오히려 진부하다는 평을 받을 거다.
(3) 인간은 감정을 느껴야 움직인다. 또한 감정을 공유하고 싶어한다. 다만 모든 감정이 사람을 움직이게 하진 않는다. 움직이게 하는 감정은 기쁨, 감동, 경외, 흥분, 분노 정도가 있고, 움직이지 않는 감정은 우울 정도가 있다. 각 컨텐츠, 혹은 뜨는 컨텐츠 등을 잘 살펴보면 무조건 이 중 하나에 해당한다.
감동으로는 <포크포크>채널 같은 게 있겠다. 대체로 감동적인 소재를 선택한다. 선한 뉴스가 만들어지지 않는 건, 그것이 사람의 감정을 불러일으키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감정을 자극하지 못하면 사람들이 모이지 않고, 사람들이 모이지 않으면 광고나 제품을 팔기도 어렵다. 그런 점에서 감동과 경외라는 감정만 자극하여 컨텐츠를 만드는 게 대단하다.
경외로는 <미스터비스트> 정도가 있겠다. 이 사람의 컨텐츠 분량이나 속도, 스케일은 압도적이다. 조금은 유치할 순 있어도 그만큼 대중적이고 내용이 쉽다. 각 나라의 성우를 섭외해 현지화하는 방식도 참고할 만하다.
분노는 각 뉴스나 이슈에 사람들이 가서 댓글 다는 걸 보면 된다. 자신과 1도 관련 없는 타인에게 관심을 쏟고 분노하는 사람들을 보면 신기할 정도다.
우울만큼은 어렵다. 원래 세상은 우울하다. 희가 2 비가 8이다. 우울한 상황에 처한 사람도 많다. 다만 우을한 상황에서도 컨텐츠를 제작해 성공한 사람은 있다. 독거 노총각, 암에 걸린 사람의 회복기 등등. 다만 이들은 우울로 끝나지 않았다. 거기서 희망과 만족을 얻었고 거기서 사람들에게 감동과 경외를 줬다. 개인적인 컨텐츠가 가장 세계적인 거라지만, 긍정적 감정을 담지 않고 대중적인 요소를 잡지 못하면 자기만족에 지나지 않는다.
(4) 맥북의 로고를 폈을 때 뒤집냐 아니냐로 애플 내부에서 이야기가 많았다고 한다. 저자의 썰인지는 모르겠다. 뒤집으면 맥북을 폈을 때 상대에게는 정자세로 보인다. 똑바로 놓으면 폈을 때 상대에게는 거꾸로 보인다. 전자를 선택하면 맥북을 보는 수많은 사람을 고려하는 거고, 후자는 사용자를 고려하는 거다. 지금 맥북을 확인해보라. 애플은 대중을 선택했다.
유튜브 컨설팅이 하는 내용도 비슷하다. 소재는 니치해도 내용만큼은 니치해선 안 된다. 해녀 이야기? 아 지루할 거 같다. 해녀 한달 수익, 월 천만원(돈) 해녀는 누구랑 연애할까(성). 아 끌린다.
인터뷰 컨텐츠 제작하는 <직업의 모든 것>채널 주인의 책이 있다. 그는 택배기사를 인터뷰했지만 쓸 내용이 없어 한참을 고민했고 '청담 택배기사가 본 청담'으로 주제를 바꾸었다. 대중은 택배기사의 하루는 궁금하지 않지만, 부자들이 사는 모습은 엿보고 싶다.
특정 부위만 빼는 운동은 없지만서도 그런 컨텐츠가 많은 이유? 그걸 원하는 대중이 많기 때문이다.
패션 유튜버는 꽤 깊게 알지만 대중들이 좋아하는 5만원짜리 추천템을 소개하는 이유? 그걸 원하는 대중이 많기 때문이다.
컨텐츠는 쉽게 보고 따라할 수 있어야 한다.
(5) 실용은 예전 Buzzfeed때부터 많이 활용됐다. 필자도 많이 참고했다. how to(하는 법), 부자들이 사는 아이템, 하지 않는 이유, Best 5, 현직자들이 애용하는~
지금끼지도 10년이 넘게 먹히는 제목들이다. 국내에도 10년 전에 관련 책이 있었는데, 그 책을 봐도 좋고 요즘은 아티클이나 tool등도 많다.
실용성은 남들에게 알려줄만한 사회적 가치가 있고, 사회적 가치는 공유로 이어진다. 이걸 공유해서 내가 쓸모있는 사람이라는 인식을 주고, 상대방의 믿음을 얻고 싶다는 욕망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컨텐츠 비즈니스의 시작도 정보제공으로 시작한다.
(6) 인간은 이야기에 환장한다. 같은 이미지를 보여주고 차가 '살짝' 부딪혔다고 했을 때와, '쾅' 부딪혔다고 했을 때 사람들은 같은 상황이라도 다르게 숫자를 유추한다. 어떻게든 맥락을 맞추는 게 인간이다. 인간이 스토리를 좋아하는 이유는 그게 공유할 만하고(사회적 가치), 소재랑 연결도 되는데다(연상) 재미있어서(감정) 대중적이고, 그렇기에 고객에게 어필(실용)할만도 하기 때문이다.
엔터사들이 세계관을 짜내고, 지자체나 기업에 캐릭터를 만드는 이유도 위와 같다.
사실 컨텐츠는 자극적이기만 하면 보긴 본다. 이혼한 연예인들의 만남이라던가, 플랫폼의 돈 주면 벗거나 춤추는 방송이라던가. 이들의 조회수는 어마어마하다. 인간이 돈을 지불하는 분야는 크게 두 가지다. 성(sex)과 성공이다. 어떤 기술이든 발전되면 제일 먼저 적용되는 분야가 포르노고, 큰 발전없이 사람만 바꿔서 반복되는 산업이 자기개발이다. 전자는 성욕을 후자는 성공욕, 사회적 욕구를 자극한다.
허나 이들은 장기적이진 못한다. 위 두 가지를 목표로 해서 캠페인을 장기적으로 성공시킨 사례가 거의 떠오르지 않는다.
좋은 컨텐츠는 결국 자연스럽게 바이럴되는 거다. <컨테이저스>의 요소들은 무조건은 아니겠지만 타율을 상당히 높여줄 거다. 컨텐츠에도 어쩌면 성공방식이 약간은 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