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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안 Mar 30. 2024

돈은 없지만 독립은 하고 싶어

출간일기

고시원 생존기가 책으로 나왔습니다. 총 조회수는 100만 정도 되고, 메인에도 꽤 올라가곤 했네요. 지금은 책 내용이랑 겹치는 부분이나 수정할 부분 등은 수정해야 해서, 브런치북을 해제하느라 다시 0네요. 책을 구매 안 하셔도 충분한 내용이 있으니 매거진 읽으면서 즐기셔도 됩니다! 하지만 책은 더 깔끔하고, 디자인 같은 것도 들어가서 보면서 저도 검토하면서 약간 울컥했네요..


근황 겸 오랜만에 글을적어봅니다.


1. 작년 회사가 어렵기도 하고, 안 맞는 부분도 있어 나왔습니다. 조금 급작스럽게 나와 한 두주는 좀 힘들어했던 기억이 나네요.


2. 이후에는 좀 놀기도 하고 새로운 분야를 막 읽어가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세상에 재밌는 컨텐츠가 많아 이 시기로만 거의 한두달을 보냈네요.


3. 중간중간에 책 준비를 했습니다. 원래는 브런치 생태계에서 공모전 지원하면서, 본업 위주로 살려 했습니다. 그러다 지인이 책을 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평소에 책을 좋아하거나 글을 쓰시는 분도 아니었어요. 좀 허망해서 그 분의 이야기를 자세히 들으면서 책 출간 준비를 했습니다. 


4. 책 출간은 별 거 없는데요. 출간계획서(책 소개, 홍보방안) 준비해서 많이 연락돌리시면 됩니다. 저는 처음에 구독자나 조회수도 좀 돼서 쉽게 될 줄 알았는데 많이 애먹었습니다. 생각해보니 몇십만 구독자의 유튜버가 베스트셀러를 만드는 걸 보면, 몇천 구독자는 상품으로서 작가로의 가치가 좀 떨어질지도 모르겠네요.


5. 다행히 몇천 구독자지만 내용을 좋게 봐주신 출판사님이 있어 계약을 진행했습니다. 지인이나 브런치 독자가 있다고 해도 베스트셀러가 되기는 어려울테니 수량은 많이 줄여서 진행했습니다. 요즘 계약은 다 전자계약이라서 미팅 한 번 안하고 전화나 카톡으로 쭉쭉 진행했네요.


6. 쉽게 말했지만 투고하고, 기다리고, 투고하고, 기다리고 이 과정이 거의 두달 정도 됐습니다.


7. 책을 계약하고 토익점수가 없어서 한달정도 준비해서 점수를 따고, 취업준비를 시작했습니다. 최종면접까지 간 게 하나 있는데 개인사정으로 면접에 불참했네요. 이 때 충격으로 또 3일 정도는 씁쓸하게 보냈습니다.


8. 사이사이에 수정이 들어갔습니다. 책의 형태는 아니지만 일자별로 구성되어있어서 금방 될 줄 알았는데 한 10차까지 수정한 거 같습니다. 똑같은 원고를 몇 십번씩 보다보니 진짜 토할 거 같았는데 이걸 같이 해주신 편집자님에게 감사와 존경을. 필요없는? 책에 들어가기 애매한 내용은 쳐내고, 오타나 문맥, 배열, 구성 등 어색한 부분 정리했습니다. 추가하거나 삭제한 부분도 꽤 됩니다. 


예를 들어 지만, 는데 를 사용하면서 문장을 약간 길게 쓰는 걸 좋아합니다. 그래서 이게 나름의 시그니처 문장인 줄 알고 쭉 가는데, 편집자님께서 웬만하면 줄여달라고 하시더군요. 얼마나 많나 봤더니 지만, 는데로 하는 문장이 각각 100번은 나왔습니다. 글 한 두개로 보면 괜찮지만 글 40~50개가 뭉쳐서 나온 200p짜리 책을 쭉 읽는 걸 생각하면 정리하긴 해야했죠. 그래서 약간 어색해진 문장도 있는 거 같은데, 또 전체적으로 보면 통일감이 있어서 괜찮습니다.


9. 지금은 또 정신 못 차리고 취업준비가 아닌, 다른 걸 해보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딱 3개월만 투자해보고 안 되면, 다시 취업준비해야죠. 공백기간이 길어지면 좋을 건 없으니까요..


아무튼. 저는 잘 못 살고 있습니다. 열심히는 살아요 늘. 뭔가를 찾아보고 해보면서 사는데 회사 다닌 만큼의 돈으로 돌아오진 않습니다. 그래도 잘 살아볼게요. 감사합니다.


고시원 생존기가 좋은 출판사를 만나, '돈은 없지만 독립은 하고 싶어'로 깔끔한 디자인과 멋진 표지로 재탄생했습니다. 많관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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