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사람들은 오메가라고 하면 스피드마스터를 떠올린다. 최초이자 유일하게 달에 갔다 온 “문워치”니까. 하지만 지금까지 판매되고 있는 오메가에서 가장 오래 된 컬렉션은 단연 씨마스터이다. 씨마스터가 올해로 브랜드 론칭 70주년을 맞으면서, 오메가는 이를 축하하기 위해 첫 씨마스터의 디자인을 따온 새로운 한정판을 선보였다.
다이빙 워치에서의 오메가의 역사는 1932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오메가는 이때 첫 다이빙 시계인 마린을 내놓았다. 마린은 특이한 디자인을 가지고 있었다. 당시 용두를 조여서 케이스를 방수로 만드는 방법은 롤렉스가 특허로 보유하고 있었고, 이 특허를 회피하기 위해 오메가는 다른 방식으로 방수 케이스를 설계해야 했다. 그렇게 해서 생각해낸 방법이 시계의 주요 부품을 완전히 봉인할 수 있는 2차 케이스로 방수를 실현하는 것이었다. 시간을 조정하려면 이 케이스에서 시계를 꺼내야 했다. 하지만 이렇게 만들어낸 마린의 방수 성능은 당시로서는 76m 아래에서 30분을 버틸 수 있을 정도로 대단했다.
하지만 씨마스터의 시작은 지금으로부터 70년 전인 1948년이었다. 그 직전까지 있었던 세계 2차대전에서 오메가는 영국군에게 11만 점이 넘는 시계를 지급했다. 이 군용 시계에는 기존에 납이나 셸락 재질로 만들어졌던 것 대신에 고무로 만들어진 O-링 개스킷을 넣어 어떠한 상황에서도 시계 내부의 무브먼트에 물이 침투하지 못하도록 했다. 지급된 시계는 대부분 해군과 공군 장병이 사용하게 됐는데, 뛰어난 방수 성능과 내구성으로 인해 영국 장병의 큰 신뢰를 얻게 된다. 이러한 오메가 시계의 모습은 2017년에 개봉한 <덩케르크>에서 스핏파이어 조종사인 패리어(톰 하디)가 사용하는 시계로 비춰지기도 한다. 전쟁이 끝난 후, 오메가는 이 군용 시계의 민수용 버전을 개발하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오메가 씨마스터의 시작이었다.
그로부터 70년이 지난 지금 오메가가 선보인 씨마스터의 복각판은 1948년형의 모습을 충실하게 재현했다. 일반 시계처럼 초침이 중앙에서 시침, 분침과 함께 돌아가는 센트럴 세컨즈 모델과 아래에 초침용 서브다이얼이 여섯 시 방향에 따로 있는 스몰 세컨즈 모델 두 가지로 나뉜다. 모든 텍스트는 옛날에 쓰던 스타일을 그대로 따랐다. 크기는 38mm로, 70년 전의 조상보다는 사이즈가 훨씬 커졌지만 현대 기준으로는 크진 않은 사이즈다. 작년의 1957 트릴로지처럼 기존의 조상들을 충실하게 재현하는 것과 2014년에 나온 씨마스터 300 마스터 코-액시얼처럼 현대적 재해석을 가한 것의 딱 중간이다.
하지만 1957 트릴로지처럼 내부는 현대 부품을 활용한다. 센트럴 세컨즈 모델은 작년 씨마스터 300과 레일마스터 1957 에디션과 똑같은 칼리버 8806을, 스몰 세컨즈 모델은 8804를 쓴다. 둘 다 이번에 같이 발표된 씨마스터 다이버 300M에 쓰이는 칼리버 8800을 기반으로 한 무브먼트다 (날짜 기능 삭제, 스몰 세컨즈 모델을 위한 개수 등). 오메가의 최신 무브먼트답게 마스터 크로노미터 인증을 받았으며, 이 말인즉슨 15,000가우스의 자기장 아래에서도 문제 없이 작동한다는 뜻이다. 뒷면에는 이 8804/8806을 그대로 볼 수 있는 사파이어 글래스에 씨마스터의 기원인 바다를 상징하는 배와 영국 공군에서 쓰였던 역사를 상징하는 비행기가 그려져 있다.
오메가 씨마스터 1948 리미티드 에디션은 센트럴 세컨즈와 스몰 세컨즈 각각 1,948점씩 생산된다. 가격은 센트럴 세컨즈 모델(511.13.38.20.02.001)이 5,700 스위스 프랑, 그리고 스몰 세컨즈 모델(511.12.38.20.02.001)이 6,200 스위스 프랑으로, 10월부터 고객에게 인도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