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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꾸는 힘, 바로 여러분

취업준비생, 아름다운 청춘들의 치열한 이야기

지난주부터 학원에서 공기업 취업성공 공개특강을 진행하고 있다. 처음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학생들이 평일, 늦은 시간에 강의실을 채운다. 그만큼 취업난이 심각하고, 불안한 고용환경 때문에 안정적인 공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고, 공기업 취업을 준비하면서 답답해하는 학생들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학생들이 강의를 마치고 늦은 시간에 집에 돌아가면서 조금이라도 더 가벼운 발걸음으로 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그 학생들은 공기업 취업성공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더 듣고 싶어 하지만, 사실 난 그 학생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는 따로 있다. 


그래서, 강의중에 잠시 주의를 환기시키기 위해 가끔 현실에 관한 문제, 취업준비생 스스로에 대한 문제를 이야기하곤 한다. 아버지 세대보다 더 빈곤하고 힘든 시대를 살아야 할지 모르는 세대, 지금 취업준비생들에게 세상을 바꾸라고 이야기하곤 한다. 얼마나 큰 힘을 갖고 있는지를 모른 채 그저, 현실에 매달려 쫓기듯이 열심히 노력하고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지만 그럴수록 현실은 점점 암울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많은 정치 평론자들이 얼마 전에 있었던 총선 결과, 여소야대가 만들어진 이유를 들어가며 해석하고 있다. 그중에 하나가 바로 20,30대 젊은 층들의 부쩍 높아진 투표 참여율이다. 그 해석이 맞다면 이제 드디어 젊은 청춘들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힘을 인식하고 제대로 쓰기 시작한 것이다. 


반값등록금이란 공약은 대선이 끝난 후, 어느새 실질적인 반값등록금으로 바뀌어 버렸다. 학자금 대출로 사회에 자리를 잡지도 못한 채 신용불량자가 되어버리는 이 현실을 애써 외면해 왔다. 서울시와 성남시가 시행하려는 청년 배당금 역시 온갖 이유를 들어 겁박을 하며 막으려 한다.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 왜 실업난을 극복하기 위해 집행하고 있는 그 수많은 예산들이 취업을 위해 고생하고 있는 청춘들에게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사업주와 기업체에 흘러 들어가는 지를 말이다. 청년을 채용하면 6개월의 임금을 기업에 지원해주는 방식이다. 고용을 늘렸기 때문에, 고용을 늘리기 위해 기업에 우리의 세금을 준다는 논리이다. 예전에 많은 국민들을 속였던 '낙수 이론'과 마찬가지로 허구에 가깝다. 


어느 기업이, 어느 사장이 달랑 6개월 정도의 임금을 지원받는다고 해서 별 필요도 없는 일자리를 만들어 직원을 채용한다는 말인가? 결국, 기업체와 사업주만을 배 불리는 제도일 수밖에 없다. 


만일, 그 예산이 지금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돌아간다면 어떻게 될까? 비싼 책값에 스터디 조원들끼리 눈치 보며 문제집을 복사하지 않아도 된다. 가끔은 카페에 들려 커피 한잔의 호사를 누려볼 수도 있다. 또는 이럴 수도 있다. 한 달에 60만 원의 취업지원금을 받으면 박봉이지만 중소기업체의 문을 두드려 볼 수 있다. 왜 힘들어하는 취업준비생들에게 직접 혜택을 주지 않고 가진 자들에게 조금 더 도움을 주려고 할까?


이런 현실, 이렇게 말도 안 되는 현실을 바꾸기 위해서는 결국 힘이 필요하다. 누구도 거역하지 못할 힘을 보여줘야만 한다. 그 힘을 가지고 있었다. 단지 스스로 힘이 있는지 조차 몰랐고, 그 힘을 쓸지 몰랐던 바보 같은 젊은 청춘들이 있었다. 이제 그 들이 그 힘을 깨닫고 그 힘을 쓰는 방법을 배웠다. 


앞으로 계속 그래야 한다. 누구를 원망하기 보다는, 누구에게 구걸하기 보다는 스스로의 힘으로 세상을 바꾸면 된다. 충분히 그럴 수 있다. 그래서 이번 총선은 완성된 것이 아니다. 이제 겨우 시작된 것이다. 


정부에서는 스펙타파를 외치며 공기업 채용에 NCS 능력중심 채용제도를 도입했다. 새롭게 바뀐 제도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또 힘들어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그저 설명회만 하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처럼 눈속임을 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많은 공기업이 아직도 토익을 요구하고 있다. 심지어는, 어떤 학생들은 그냥 스펙으로 채용을 하면 좋겠다는 이야기도 한다. 


더 웃기는 것도 있다. 공기업 채용에서 한국사 능력 검증 자격증 보유자에게 전형에서 가점을 주고 있다. 심지어 NCS 직업기초능력 평가시험에 한국사 문제가 출제되고 있다. 한국사 문제를 조금 더 잘 푸는 것이 왜 직무능력 하고 연관되는지 아무리 고민해도 모르겠다. 대통령이 효심의 발로에서 이야기한 '올바른 역사인식'이란 말 하나에 10여만 명이 넘는 공기업 취업준비생들이 돈과 소중한 시간을 들여 고등학교 수준의 한국사를 공부하고 있다. 얼마나 웃기는 현실인가? 이런 현실을 바꿔야 한다.   


또, 있다. 공기업 인턴이다. 지난 정부에서부터 실업률을 낮추려는 꼼수였다. 그나마 전환형 인턴은 낫다. 체험형 인턴이란다. 지금 직장체험을 못해서 힘들어하는 것이 아니다. 그나마 공기업은 낫다. 민간기업은 아직도 인턴이란 허울 아래 청년들의 노동력을 착취하고 있다. 그렇게 소모품처럼 쓰이다가 다시 취업시장에 내던져진다. 이런 현실을 바꿔야 한다. 이것을 바꿀 수 있는 것은 바로 이 글을 보고 있을 여러분 뿐이다. 


브런치 구독자들에게 부탁하고 싶다. 되도록 많은 취업준비생들이 이런 문제를 인식하고 스스로 세상을 바꿀 수 있도록 이 글을 많이 공유해 주었으면 한다. 많은 취업준비생들이 이 불합리한 현실을 깨닫고,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그리고 국민의 당 게시판에 한 목소리로 이런 현실을 고치지 않으면 당신네 정치인들의 미래가 없다고 경고했으면 한다. 그럼 분명히 바뀐다. 바꿀 수 있다. 


그러면, 더 이상 인턴을 하며 가슴 졸일 필요 없이 바로 채용될 수 있다. 그러면, 정부로부터,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당당히 취업지원금을 받아 책을 살 수 있다. 그러면, 공기업 취업을 위해 토익을 공부할 필요도 없고 하물며 한국사를 공부할 필요도 없다. 그런 세상을 만들 수 있다. 


세상을 바꾸는 힘, 바로 여러분임을 꼭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그게 늦은 시간에 뭐에 홀린 듯이, 이 글을 쓰고 있는 단 하나의 이유이다. 




당신의 꿈을 응원합니다.

당신의 꿈과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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