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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을 보러 가면서

취업준비생, 아름다운 청춘들의 치열한 이야기

면접을 보러 가면서


이제 모든 준비는 끝났다. 잠시 눈을 붙인 것 같은데 벌써 아침이다. 드디어 결전의 날이 밝았다. 가슴이 벌써 쿵쾅거린다. 거울 속에 내 모습이 초췌해 보인다. 정성 들여 맨 넥타이가 답답하지만, 취업만 한다면 하루 24시간 내내 넥타이를 풀지 않을 수도 있다. 이런 답답함이야 얼마든지 참을 수 있다. 걱정과 기대가 섞인 엄마에게 “갔다 올게” 덤덤히 이야기하고 서둘러 면접장으로 출발한다. 가는 일에 혹시라도 무슨 일이 있을지 몰라 면접 소집시간보다 한 시간 먼저 출발했다. 하늘이 밝다. 저 밝은 하늘처럼 어서 빨리 내 이 힘든 시절이 끝났으면 좋겠다. 그것이 오늘 결정된다. 


여자 친구에게 카톡을 보낸다. “파이팅~~” 이모티콘과 함께 여자 친구가 힘껏 나를 응원해 준다. 취업준비생이다 보니 그동안 너무 소홀했다. 그런데도 투정 한번 부리지 않고 묵묵히 기다려 주고 있다. 내가 합격만 하면 혼자서만 생각했던 행복한 결혼도 머지않았다. 그동안 취업을 못하고 지내는 내 모습을 안쓰럽게 바라보던 아빠의 모습이 떠오른다. 가끔 엄마 몰래 지갑 속에 넣어준 용돈에도 제대로 고맙다고 말씀드리지도 못했다. TV에서 청년 실업난이 얼마나 심각한지 뉴스만 나오면 바로 채널을 돌려 버리시는 아빠의 모습에 모든 것이 내가 못난 탓인 것만 같았다. 엄마는 요즘 친구들 모임이 있어도 잘 나가시지 않는다. 내 아들은 대기업에 취업했다고 자랑하는 소리가 듣기 싫은 탓이리라. 내가 오늘 면접을 잘 봐야 하는 이유이다. 내가 이번에는 꼭 합격해야만 하는 이유이다.  


그동안 열심히 준비한 만큼 오늘 면접장에서 나의 모든 것을 보여주면 된다. 최선을 다했기에 좋은 결과를 기대하지만, 어찌 그것이 내 마음대로 되는 일인가? 나는 그저 준비한 만큼, 내가 그동안 노력해 온 만큼만 면접관들에게 보여주면 된다. 더 이상 욕심부리지 말자. 그저 100% 나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면 분명히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그래 할 수 있다.” 얼마 전에 극적으로 금메달을 딴 박상영 선수의 독백처럼 나도 눈을 감고 고개를 끄덕이며 나에게 속삭인다.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그래 할 수 있다.” 부쩍 자신감이 생긴다.   


 내가 취업만 하면, 내가 취업만 된다면.. 기분 좋게 약주를 한 잔 하시고 돌아와 내 어깨를 두드려 주실 아버지, 친구들에게 친척들에게 안부인사를 겸한 자랑 때문에 전화기를 붙잡고 계실 엄마, 그리고 내 손을 꼭 잡고 기뻐해 줄 여자 친구의 모습이 떠오른다. 합격을 확인하고 엄마에게, 아빠에게, 여자 친구에게 합격했다고 말을 하는 내 모습을 떠올려 본다. 얼마나 좋고 행복할까?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은 기쁨이 내 가슴을 채우고 있다. 오늘은 왠지 느낌이 좋다. 면접에서 내가 준비한 질문이 나올 것 같고, 준비했던 내용을 멋지게 답변할 수 있을 것 같다. 


면접장에 어느새 도착했다. 다른 때보다 더 당당하게, 힘찬 발걸음으로 문을 열고 면접 대기장에 들어선다. 




당신의 꿈을 응원합니다.

당신의 꿈과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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