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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의 본질

신의 직장, 공기업 들어가기

면접의 본질


본격적으로 공기업 면접에 대해서 이야기하기 전에 먼저 면접의 본질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대부분 면접이 무엇인지는 알고 있지만 면접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정확히 그 의미를 알고 있지는 못하다. 면접의 본질에 대해 알아보고 생각해 보는 시간을 통해 공기업 면접을 어떻게 준비하고 면접을 어떻게 봐야 할지 고민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1. 취업, 그 꿈을 위한 마지막 관문


면접이란 채용절차 중 하나이다. 대부분 공기업의 채용절차는 원서접수-서류전형-필기평가-면접의 순으로 이루어진다. 면접은 채용절차에서 늘 마지막에 위치한다. 이는 면접이란 과정이 채용절차 중에서 가장 많은 시간과 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지원자를 가장 잘 파악할 수 있는 절차이기 때문이다. 직접 지원자들을 만나서 면접 질문을 던지고 답변을 듣다 보면 지원자에 대해서 가장 자세히 그리고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입사지원서상의 스펙들과 자기소개서, 그리고 필기평가를 통해서 알지 못했던 지원자의 진짜 모습을 파악할 수 있다. 


대부분 짧게는 5분, 길게는 10분 정도 주어지는 면접시간을 통해서 지원자를 완벽히 파악할 수 있다는 말에 취업준비생들은 공감하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면접 경험이 많은 면접관은 지원자의 짧은 자기소개와 2-3가지 면접 질문만으로도 지원자가 우리 조직에 적합한 인재인지를 정확히 판별해 낸다. 물론 이 판단 과정이 모두 정확한 것만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이런 판단이 비교적 완벽하게 지원자를 판단해 낼 수 있기 때문에 오랫동안 면접이 가장 중요한 채용절차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모든 조직에서 채용을 결정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임직원들이 면접관으로 참여하는 것이다.   


면접만 통과하면 신체검사라 부르는 건강검진이나 채용 관련 서류 제출과 같은 절차들은 형식적인 절차이다. 면접만 제대로 본다면 힘들었던 취업준비생 생활을 마치고 남들처럼 멋진 양복을 입고 출근해 열심히 일을 하고 퇴근 후에는 동료들과 친구들과 함께 맛있는 저녁식사를 마치고 지갑에서 당당히 신용카드를 꺼낼 수 있다. 그래서 취업준비생에게 면접은 가장 중요한 과정이다. 그런데도 실제 면접을 준비하는 학생들의 모습은 생각보다 치열하지 않다. 인터넷을 뒤져 이런저런 정보를 찾고 예상 면접 질문과 답변을 준비하고 그저 답변 연습을 하는 수준에 그친다. 그렇게 면접을 마치고 실패를 맛보게 된다. 


요즘 워낙 취업난이 심각하다 보니 서류전형 탈락은 늘 있는 일이다. 그래서 서류전형 탈락에도 생각보다 담담해질 수 있다. 하지만 면접은 그렇지 않다. 밤을 새워 자기소개서를 작성하고 피를 말리는 필기시험 시간에 맞춰 정신없이 답을 적어내서 겨우 잡은 면접 기회이다. 이번 면접만 제대로 보면 늘 걱정스럽게 나를 바라보시는 부모님께 기쁜 소식을 전해드릴 수 있다. 이렇게 힘들게 찾아온 면접이란 기회, 내 삶을 변화시킬 가장 중요한 기회에 제대로 준비하지 않으면 실패는 당연하다. 하지만 면접 탈락은 생각보다 충격이 크다. 일주일 내내 "그 면접 질문에 이렇게 답했어야 하는데.."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그래서 면접 일정이 잡히고 나면 제대로 준비해야 한다. 절박한 심정으로 작은 것 하나까지도 꼼꼼히 준비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야 취업이란 멋진 꿈을 실현시킬 수 있는 것이다.


제대로 준비하자. 꼼꼼히 그리고 치열하게 준비하자. 취업, 그 꿈을 위한 마지막 관문인 면접을 말이다. 




2. 만나서 대화하거나 관찰하는 것


면접이란 결국 만나서 대화하거나 관찰하는 것이다. 아무리 공기업의 면접 유형이 바뀌고 다양한 면접기법이 도입되어도 이 본질은 변하기 어렵다. 우선 지원자와 면접관이 만나야 한다. 민간기업이나 외국계 기업의 경우에는 인터넷 면접도 본다고 하지만, 공기업의 면접은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장소에서 만나는 것이다. 한때 블라인드 면접이라고 해서 서로 떨어진 방에서 질문과 답변만을 통해 면접을 본 경우도 있었지만 결국 실패했다. 그래서 공기업 면접은 무조건 만난다. 


다음은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문제는 편한 대화가 아니라는 점이다. 면접관은 지원자에게 질문을 던지거나 특정한 지시를 한다. 지원자는 면접관의 질문에 답변을 하거나 행동지시에 따라야 한다. 이 과정을 통해서 평가가 이루어진다. 또 하나의 과정은 관찰하는 것이다. 면접 과정에서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으면서 관찰이 이루어진다. 지원자의 자세나 태도를 관찰하는 것이다. 또는 지원자들끼리 토론을 진행하도록 한다. 그 토론 과정을 관찰하면서 지원자가 얼마나 조직에 적합한지, 다른 사람과의 소통에 문제점이 없는지 파악하게 된다. 혹은 특정한 주제를 미리 던져주고 발표를 진행하기도 한다. 지원자의 발표하는 모습, 발표하는 내용을 관찰하면서 지원자의 역량이나 발표능력을 평가하기도 한다. 


결국 공기업의 면접은 이렇게 만나서 대화하거나 관찰하는 과정이다. 이 의미는 결국 자신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고 제대로 답변을 하면 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공기업 면접, 생각보다 쉽다. 하지만 이것을 제대로 준비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공기업에 따라, 채용절차에 따라 여러 면접 형태들이 존재할 수 있다. 하지만 별다르게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 만나서 대화하고 관찰한다는 본질은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만나는 장소가 달라지는 것에 따라 등산면접, 호프집 면접, 찜질방 면접이란 이름이 붙여지는 것뿐이다. 만나는 사람에 따라 실무진 면접, 임원면접이라는 이름이 붙는 것뿐이다. 면접 질문과 답변, 대화 내용이 실무적인 내용이면 역량면접이고 대화 내용이 지원자의 인성에 관한 내용이면 인성면접이라 분류되는 것뿐이다. 지원자의 토론을 관찰하는 것이면 토론면접이 되는 것이고 지원자의 발표를 관찰하면 바로 발표면접이 되는 것뿐이다. 혹은 지원자들이 축구를 하는 모습, 도미노를 쌓는 모습을 관찰하면 그것이 바로 축구 면접, 도미노 면접이 되는 것이다. 


공기업에 NCS능력중심 채용제도가 도입되면서 NCS 기반 면접평가가 실시되고 있다. 단편적이고 일상적인 면접에서 탈피해서 구조화되고 체계화된 면접을 통해 지원자의 직업기초능력과 직무수행능력을 평가한다고 한다. 하지만 NCS 기반 면접평가라고 해서 특별히 걱정할 필요는 없다. 그 역시 만나서 대화하고 관찰한다는 면접의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 


우리는 만나서 나에 대한 좋은 인상을 보여주고 면접관과 대화를 통해 나의 역량과 인성 그리고 발전 가능성을 보여주면 된다. 다양한 활동을 통해 관찰하고 있는 면접관에게 지원 공기업이 원하는 신입 직원의 모습을 보여주면 된다. 특별한 것은 없다. 어떻게 보여주고 대화할 것인지만 생각하면 된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준비해야 할 것이고 고민해야 할 모든 것이다.




3. 나란 상품을 직접 보여주고 판매하는 것


나는 종종 취업준비생들에게 취업의 본질에 대해 이렇게 직설적으로 이야기하곤 한다. "취업이란 기업에게 나란 상품을 파는 것."이라고. 취업이란 것은, 직장인이 된다는 것은 자신의 노동력을 제공하는 대신, 회사로부터 급여와 복지를 제공받는 것을 의미한다. 다른 거창하고 좋은 표현들도 많이 있겠지만 결국 나란 상품을 기업에 판매하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생각해 보면 채용절차란 결국 기업이 한정된 자원을 가지고 최고의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인재라는 상품을 구입하기 위한 절차인 셈이다. 취업준비생의 입장에서는 지원 기업에 입사지원서와 자기소개서를 작성하여 제출하고 필기평가를 치르고 면접을 보는 모든 행위는 나란 상품을 기업에 팔기위한 절차인 셈이다. 


이런 절차의 최종단계인 면접은 나란 상품을 판매하기 위해 직접 구매자를 만나서 나를 구입하도록 하는 판매과정이다. 전체 공기업의 평균 연봉을 6,000만 원이라 가정하고 입사 후 30년 정도를 근무한다고 생각했을 때, 이 판매의 거래금액은 18억 정도가 된다. 공기업은 약 18억 원이라는 예산을 들여서 가장 많은 성과를 만들어 내고 조직에 기여할 수 있는 인재를 찾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취업준비생들은 이런 생각을 별로 하지 않는다. 그저 취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만이 간절할 뿐, 자신이 이렇게 많은 금액의 거래를 따내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 진지하게 고민하지는 않는다. 


18억 원이나 되는 계약을 성사시킬 수 있는 기회가 바로 여러분의 눈앞에 있다. 이 거래를 따내기 위해 많은 경쟁자들이 치열하게 노력하고 있다. 지원 공기업의 면접관이 주저함 없이 자신이란 상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자신의 강점과 장점 그리고 발전 가능성을 보여줘야 한다. 이렇게 생각한다면 면접을 준비하는 우리의 마음가짐과 자세는 달라져야 한다. 나란 상품을 이제 직접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어떻게 해야 면접관이 나란 상품을 구매하고 싶어 할까를 고민하는 것이야 말로 면접을 준비하는 가장 좋은 자세일 것이다. 




4. 정답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것


많은 학생들이 공기업 면접을 앞두고 나에게 가장 많이 묻는 것 중 하나가 "선생님, 이런 질문에는 뭐라고 답을 해야 하나요?"이다. 취업준비생의 입장에서는 면접관의 질문에 가장 완벽한 답을 말하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실제 면접관의 입장에서는 질문에 대한 정형화된 답변을 듣는 것만큼 고역이 따로 없다. 


예를 들어 "지방 근무가 가능하시겠습니까?"라는 면접 질문에 대부분의 지원자들은 "네. 저는 지방근무가 가능합니다. 저는 대학생활 내내 집을 떠나.." 이런 식의 답변을 듣게 된다. 하지만 이렇게 답을 하는 지원자도 있다. "네. 직장인이라면 당연히 회사의 지시에 따라 어디에서든 근무하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그렇습니다. 하지만 건강이 좋지 않은 홀로 계신 어머니는 생각하면 지방근무에 부담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와 같이 자신의 생각을 솔직히 밝히는 지원자의 경우에는 합격은 물론 연고지에 배치받는 행운을 얻기도 했다. 이런 결과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그것은 면접 질문에 대한 정답은 없기 때문이다. 


굳이 많은 시간을 들여가며 지원자들을 면접장에 불러서 만나는 이유는 지원자에 대해서 정확히 파악하고 싶기 때문이다. 면접관이 많은 지원자들에게 비슷한 질문을 던지는 이유는 지원자의 생각이 궁금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원자들은 자신의 생각을 밝히기보다는 "이렇게 답을 해야 합격 가능성이 높을 거야."라고 지레짐작하고 정형화된 답변을 하곤 한다. 다른 지원자와 비슷한 답변을 하는 지원자를 어떻게 선뜻 선택할 수 있을까? 


면접에 정답은 없다. 단지 좋은 답변 방향이 존재할 뿐이다. 여기에 자신의 명확한 생각을 답변하는 것이야말로 공기업 면접에서 살아남는 방법 중 하나이다. 



5. 반찬을 준비하고 내놓은 것


면접장에 들어서기 전에 우리는 많은 예상 면접 질문을 생각해 내고 그에 맞는 답변을 준비하곤 한다. 하지만 이런 노력을 비웃기나 하듯이 전혀 생각지도 못했거나 엉뚱한 면접 질문을 받는 경우가 많다. 물론 인사담당자는 면접에 앞서 미리 면접 질문을 정리해서 면접관에게 참고용으로 전달해 주곤 한다. 하지만 면접장에서 면접관은 최고의 권력자이다. 자신만의 생각과 감을 믿고 자유를 마음껏 누린다. 오전 몇 번의 면접에서는 미리 제공받는 면접 질문을 중심으로 묻기도 하지만, 이내 면접관 스스로 새로운 면접 질문을 만들어내기 시작한다. 지원자의 답변을 듣자마자 머릿속에 새로운 궁금점이 생기거나 지원자를 곤란에 빠뜨릴 질문들이 떠오르기 시작한다. 그래서 면접 질문은 도저히 예측할 수 없다. 


이렇게 면접관이 스스로 멋진 면접 질문을 만들어 내기 시작하면 미리 준비했던 면접 질문들에 대한 답변들은 전혀 쓸모가 없어진다. 그래서 면접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맛있는 반찬을 미리 준비한다는 생각을 갖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당신을 채용해야 하는 이유?", "가장 자신 있는 강점?", "직무수행을 잘할 수 있다는 근거는?"과 같은 면접 질문은 모두 다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답변의 내용은 같아도 된다. 내가 지원하는 직무를 가장 잘 수행할 수 있다는 주장을 증명할 수 있는 답변 내용 하나로 이 세 개의 질문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변덕스러운 손님을 맞이하는 식당의 주방장이다. 변덕스러운 손님의 까다로운 주문에 꼭 맞춘 반찬을 모두 준비하고 내놓을 수는 없다. 하지만 그런 까다로운 주문과 비슷한 반찬을 미리 준비해서 상황에 따라 적절히 내놓으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예상 면접 질문을 정리할 때, 마인드맵 프로그램을 활용해서 이런 질문들끼리 미리 그룹화하고 거기에 맞는 답변 내용을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는 최선을 다해 미리 손님이 찾을 법한 반찬을 준비하면 된다. 아무리 변덕스러운 손님의 까다로운 주문이더라도 그에 최대한 맞는 반찬을 내놓는 것이 최선이라는 점을 생각해 보자. 



6. 도로에서 운전을 하는 것


학생들에게 면접은 실제 도로에서 운전하는 것과 같다는 이야기를 자주 하곤 한다. 처음 운전면허를 취득하고 차를 운전해 거리에 나서면 모든 것이 두렵기만 하다. 너무 긴장이 된 나머지 길거리의 풍경 따위는 보이질 않는다. 그저 운전대를 양손으로 부여잡고 앞만 본채 운전을 하게 된다. 등과 손에 온통 식은땀이 베인다. 무사히 차를 가지고 돌아오면 어떻게 내가 운전을 하고 집으로 다시 돌아왔는지 아무것도 생각나질 않는다. 이렇게 처음 도로에서 운전을 하는 것은 잊을 수 없는 경험이 된다.  


많은 학생들이 면접장에 들어서면 마치 처음으로 도로에서 운전을 하는 것과 같은 경험을 하게 된다. 모든 것이 두렵고 긴장되고 떨린다. 아무리 면접을 열심히 준비하고 스터디 원끼리 면접 연습을 했지만 실제 면접장에 들어서는 순간, 머릿속은 하애지고 심장은 미친 듯이 쿵쾅거린다. 답변하기 곤란한 질문이라도 받고 나면 그렇게 열심히 준비했던 답변들이 전혀 떠오르지 않는다. 면접이 끝나고 나면 심지어는 어떤 면접 질문이 있었는지, 내가 어떻게 답을 했는지조차 기억나질 않는 경우도 많다. 


이렇게 면접은 도로에서 운전을 하는 것과 같다. 긴장되고 두려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운전경험이 쌓이면서 점차 길을 알게 되고 자신감이 점점 붙게 되면 통화를 하면서도 운전이 가능해진다. 그래서 실전과 같은 면접 연습이 필요하다. 누군가 사정없이 몰아치며 압박 질문을 던지고, 생각치도 못했던 질문에 당황하며 가까스로 답을 말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운전을 하면서 길을 익히듯이 면접 상황과 면접 질문들에 대한 면역력을 키워야 한다. 이런 경험을 쌓다 보면 어느새 면접관의 얼굴이 제대로 보이기 시작하고 스스로 놀랄 정도로 능숙하게 답변을 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어느 날 갑자기 운전을 해야 할지 모른다. 그 날을 위해서 오늘도 실전과 같은 상황을 가정하고 면접 연습을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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