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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웃어서 면접에서 탈락?

신의 직장, 공기업 들어가기

며칠 전에 한 여학생의 면접연습을 지도해 준 적이 있다. 그 동안 열심히 공기업 취업을 준비한 덕분에 공기업 면접을 3번이나 봤었는데 계속 탈락을 했던 여학생이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자신이 왜 면접에서 계속 떨어지는 이유를 몰라서 정말 답답하던 차에, 공기업에 합격한 친구의 소개로 나를 찾와 왔다.


실전과 같이 무서운 면접관의 모습으로 그 학생에게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다. 첫 번째 면접연습이 끝난 후, 그 여학생은 한숨을 깊게 내쉬었다. 단순히 면접연습이었는데도 그렇게 긴장되고 떨렸나 보다. 한숨을 돌리고 초롱초롱한 눈으로 나의 피드백을 기다리던 그 여학생에게 이야기를 건넸다.


"그 동안 왜 떨어졌는지 궁금했죠?"

"네.. "

"안 웃어서 떨어졌어요."

"네? 저 면접에서 웃었는데요'

"그래요? 한번 볼까요?"



많은 학생들의 공기업 면접을 지도해 주다보면 학생들에게 가장 자주 하는 조언 중 하나가 바로 면접관에게 미소를 보여주라는 것이다. 그러면 학생들은 고개를 끄덕거리면서 "그게 잘 안돼요"라며 울상을 짓거나 "저는 웃었는데요."라고 답을 하곤 한다. 그런 학생들에게 면접연습을 하면서 녹화한 자신의 모습을 동영상으로 보여주면 그제서야 충격을 받는 표정을 짓곤 한다.  


자신이 면접에서 어떤 표정과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지 모르다가 화면을 통해 저렇게 딱딱하고 굳은 표정을 짓고 있었는지를 깨닫고 놀라는 것이다. 그제서야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다시 연습을 통해 면접에서 미소를 보여주는 연습을 하곤 한다. 이렇게 연습을 마친 친구들이 100% 합격소식을 들려주는 것은 아니지만 이 연습이 제대로 된 학생들의 합격율이 더 높은 것이 사실이다.


면접에서 면접관에게 미소를 보여주는 것이 왜 필요할까?

우황청심환을 마시고도 가슴이 너무 떨리고 다리가 후들거리는 면접에서 어떻게 자연스러운 미소가 가능할까?

30분이 넘어가는 면접시간 내내 미소를 짓다보면 볼살이 떨리는데도 미소를 짓고 있어야 할까?


참으로 어려운 문제이다.




우선, 면접에서 왜 미소를 보여주는 것이 필요한지부터 이야기해보자. 실제 지원자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면접관들이 비이성적인 존재라는 점을 이야기한 적이 있다. 면접자세나 태도 그리고 답변내용으로 지원자를 평가하는 것이 맞지만 실제로는 면접관의 평가가 지원자의 이미지에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면접관에게 호감을 주는 모습, 함께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지원자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면접합격 가능성을 높이는 길인 셈이다.


우리가 늘 울상을 짓거나 화를 내는 표정을 짓는 친구보다는 밝고 건강한 미소를 보여주는 친구를 만나는 것이 더 좋은 것과 마찬가지로, 면접관 역시 밝은 표정을 보여주는 지원자를 더 긍정적으로 평가하게 된다. 그래서 면접과정에서 되도록이면 미소를 지어보여 면접관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 경향은 남학생보다는 여학생 면접에서 더 빈번하게 드러나기도 한다.


그런데, 문제는 면접과정에서 미소를 짓는 것이 너무 어렵다는 것이다. 미소를 지어야 한다는 생각에 얼굴 전체는 울고 있는데도 입만 웃는 기묘한 모습의 지원자들을 종종 보곤 했다. 실제 면접과정 전체에서 미소를 짓고 있는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기도 하고 바람직하지도 않다. 그렇다면 언제, 어떻게 미소를 지으면 될까?




가장 기본은 어렵겠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면접장에 들어서는 것이다. "이번 면접이 마지막 면접이 될거야. 정말 좋은 기회야"라고 스스로 되뇌이면서 밝은 기분으로 들어서는 것이다. 면접자체에 대해 부담감과 두려움이 있겠지만 오히려 취업에 성공하는 마지막 관문이라고 생각하며 즐거운 마음가짐으로 면접에 임하는 것이다.


다음은 다른 지원자의 면접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미소를 지을 필요는 없다. 내 순서가 돌아 왔을 때에만 미소를 지으면 된다. 그리고 답변도중에는 면접답변만을 신경써야 하기 때문에 굳이 미소를 생각할 필요는 없다. 가장 미소가 필요한 때는 바로 면접관의 질문을 받을 때이다. 면접관의 질문에 귀를 쫑긋 세우고 밝은 표정으로 미소를 보이며,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이면 된다. 그리고 답변을 시작하면서 가볍게 미소를 보여주고 답변을 마무리하면서 미소를 보여주는 정도면 충분하다.


하지만 면접에서 절대 웃어서는 안되는 경우도 있다. 바로 다른 지원자가 실수를 할 때이다. 다른 지원자의 실수에도 간혹 웃음을 터트리는 지원자들이 종종 있다. 결코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 오히려 다른 지원자가 정말 답변을 잘할 때, 가볍게 미소와 함께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좋다.




그 여학생에게 면접에서 미소를 짓는 방법을 알려주고 다시 면접연습을 했다. 면접답변 중에 계속 손으로 웃으라는 표시를 보내며 연습을 하다보니 점점 밝은 표정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이렇게 연습을 마치고 다시 처음 동영상과 마지막 동영상을 함께 보여주었다. 그 여학생 스스로 깜작 놀랄 만큼 전혀 다른 지원자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아직 그 여학생의 합격여부는 모른다. 하지만 면접이 끝나고 난 후, 카톡을 통해 쌤 덕분에 훨씬 덜 떨고 자신 있게 답변했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열심히 노력했으니 분명히 좋은 소식이 있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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