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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보이지 않는 항아리에 물 붓기

취업준비생, 아름다운 청춘들의 치열한 이야기

취업준비생, 가장 힘들고 아픈 시기이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많은 고비, 관문을 넘어왔지만 취업이란 관문은 쉽게 열리지 않는다. 


가장 힘들었던 고3, 재수생 시절은 그저 공부만 하면 됐던 시기였다. 부모들 역시 "좋은 대학에 갈 수만 있다면.."이라는 생각에 오히려 눈치를 보며 해 줄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다 해주곤 했다. 그래서 힘은 들었지만 큰 어려움은 없었다. 


하지만 취업준비생은 그렇지 않다. 우선 부모님들의 인식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 아무리 TV에서, 신문에서 취업이 힘들다고 이야기해도 그것이 잘 이해되지 않는다. 워낙 취업이 잘되던 시기이다 보니 취업도 쉬웠고 경제적인 어려움도 "열심히 하면 할 수 있다."라는 희망을 가지고 노력한 덕분에 지금의 작은 성공을 만들어 왔기 때문이다. 그런 부모님들에게 자식들의 취업 실패는 '자식들의 노력 부족'으로 생각되기 쉽다. 


그러다 보니 더욱 힘들다. 직접 말씀은 하시지는 않지만 내심 어디라도 빨리 취업을 하라는 말씀을 하고 싶은 눈치이시다. 부모님께 학원 수강비 이야기를 꺼내는 것조차도 부담이 된다. 그런 부모님께 미안한 마음에 밤늦게까지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용돈을 벌지만 그 마저도 시원치 않다. 


남들처럼 열심히 토익 성적을 준비하고 공모전도 준비하고 열심히 노력해 왔지만 현실은 비참하기만 하다. 자기소개서를 뜯어고쳐가며 지원서를 제출해도 돌아오는 것은 서류전형 탈락이 대부분이다. 모처럼 서류전형을 통과해도 필기시험의 문턱은 높기만 하다. 어렵게 면접 기회를 잡았지만 면접장에 들어서면 위축이 될 수밖에 없고 자신이 보기에도 옆 지원자는 답변을 너무 잘한다. 결국 불합격이다. 


친구들은 어느새 하나씩 취업을 했다며 소식을 전하고는 직장생활이 바쁜지 연락도 없다. 취업준비생에게 연애는 사치라는 생각에 소홀히 하다 보니 점점 연인과도 멀어졌다. 이별을 말하지 않을 뿐 이별이란 단어가 머릿속을 맴돈다. 


비라도 내리는 날이면, 날씨가 너무 화창한 날이면 마음은 더욱 답답해져 온다. 숨 막히는 도서관의 열람실에서 나와도 마땅히 갈 곳도, 하고 싶은 일도 없다. 그렇게 지쳐가고 말라만 간다. 


이렇게 힘든 취업준비생들에게 인생의 선배로써 미안한 마음뿐이다. 그래도 이렇게 힘든 취업준비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취업이란, 항아리에 물을 붓는 것과 같다."는 말이다.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게 땅속에 큰 항아리가 있다. 그 항아리에 물을 모두 채워야, 물이 넘쳐야 취업을 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은 그 항아리가 작아서 쉽게 물을 모두 채우고 취업에 성공한다. 또 어떤 사람은 그 항아리가 너무 커서 물을 채우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 우리는 매일 그 항아리에 물을 채워가고 있다. 


그 항아리에는 모두 작은 틈들이 있다. 그래서 물을 채우는 것을 게을리하거나 멈추면 어느새 그 항아리는 비게 된다. 다시 채우려고 하면 그만큼의 시간이 더 걸리게 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이 있다. 내가 채운 물은 계속 그 항아리에 채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게 채워지는 물은 분명히 넘치기 마련이다. 하지만 우리 눈에는 그것이 보이지 않다 보니 더 힘들 뿐이다. 과연 넘칠까 걱정하고 고민하는 것이다. 


그 항아리에 물이 넘치기 시작하면 그다음은 쉽다. 조금씩 물을 부으면 부을 때마다 넘치게 된다. 그래서 필기시험을 한번 통과하기 시작하는 지원자들은 쉽게 필기시험을 계속 통과하게 된다. 


물론 힘들다. 하지만 우리는 반드시 그 항아리에 물을 채워야 한다. 물을 채우는 과정에서 이미 지나버린 자신의 실패를 떠올리거나 해결책도 없는 문제에 매달려 고민하기보다는 오늘 하루도 묵묵히 그 항아리에 물을 채워 나가자. 그러면 그 항아리는 반드시 넘칠 것이다.  


너무나 힘들어서 포기해 버릴까 고민하고 힘들어 하는 지금, 실제 그 항아리는 단 한 바가지의 물만 더 부으면 넘칠지 모른다. 오늘도 그 항아리에 한 바가지의 물을 채워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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