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류광탈자, 자소서로 살아남기
재미있는 자기소개서란
남들과 다른 이야기, 강점, 생각을
쉽게 전달하는 자기소개서를 말한다.
인도 오지를 배낭여행한 이야기를 담았다고 해서
재미있는 자기소개서는 아니다.
자신이 멘사회원이라고 이야기한다고 해서
재미있는 자기소개서가 될 수는 없다.
채용과정에서 끝까지 살아남는 자기소개서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그런 자기소개서에서 공통적으로 발견할 수 있는 특징을 정리한 것이 바로 살아남는 자기소개서의 7가지 요소이다. 7가지 색깔이 갖춰져야 아름다운 무지개가 되듯이 7가지 요소가 갖춰져야 살아남는 자기소개서가 될 수 있다. 평범하고 쉬워 보이는 이 7가지 요소를 실제 자기소개서에 적용하기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면서 이 7가지 요소를 항상 기억하고 따르다 보면 끝까지 살아남는 자기소개서를 완성하게 될 것이다.
첫째, 맞춤형 자기소개서
맞춤형 자기소개서란 지원자가 우리 기업만을 위해 작성했다는 느낌이 드는 자기소개서를 말한다. 단순히 자기소개서에 지원하는 기업명을 여러 번 써넣는다고 해서 이런 느낌이 전달되지는 않는다. 이름만 바꾸어 어떤 기업에 제출되더라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깔끔한 자기소개서는 결코 맞춤형 자기소개서가 될 수 없다. 우리 기업만을 위해 작성된 자기소개서라는 느낌을 인사담당자와 면접관에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기업의 인재상과 핵심가치가 분명하게 드러나야 한다. 단순히 기업 홈페이지의 인재상을 자기소개서 항목마다에 나열한다고 해서 맞춤형이 되지는 않는다. 자신의 경험과 생각이 담긴 스토리를 통해 자신이 기업의 인재상과 핵심가치에 적합한 인재란 점을 부각시켜야 한다.
2013년 남양유업 영업관리부문에 지원했던 한 지원자는 남양유업의 인재상중 하나인 ‘강력한 리더십’을 보여주기 위하여 군보급장교로 근무할 당시, 군 복지단내 매장을 과감히 정리한 이야기를 통해 강하면서도 유연한 리더십의 실례와 성과를 보여주었다. 그 지원자는 어디에서도 ‘남양유업’이나 ‘리더십’이란 단어를 사용하지 않았지만 목표설정과 문제점 도출 그리고 강한 추진력으로 목표를 달성한 스토리를 통해 남양유업 인사담당자와 면접관에게 리더십을 보여주어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다.
<강한 추진력으로 매출목표 420억을 달성했습니다.>
제가 가진 가장 큰 장점중 하나는 강한 추진력입니다. 저는 2011년 OO복지단에서 연간매출액 380억원 규모의 7개 쇼핑센터 관리를 담당하는 중책을 맡게 됐습니다. 저는 매출목표를 전년대비 10% 증가한 420억원으로 설정하고 지난 10년간 미뤄왔던 매장 재배치 계획을 수립하였습니다. 200여개의 매장 중 매출이 부진한 업체를 계약해지 하고 브랜드 매장을 새로 유치하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하지만 사업주들은 반발이 끊이지 않았고 직원들마저 부정적인 생각으로 계획이 지연되었습니다. 저는 우선 직원들에게 목표달성의 중요성을 이해시키고 밤늦게까지 목표달성을 위해 함께 고민하였습니다. 또한 KTX를 내 집처럼 타고 다니며 철거비용 보상이나 재고정리를 위한 3개월 계약연장 등을 통해 사업주들을 설득하고 때로는 단호한 자세로 협상을 성공적으로 이끌었습니다. 계약을 연장한 사업주들과 인간적 만남을 통하여 자발적인 매출증대 노력을 확산시켜 나갔습니다. 이런 노력 덕분에 마침내 매출목표 420억원을 성공적으로 달성할 수 있었고 저는 OO복지단장님의 소장 표창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맞춤형 자기소개서란 지원기업뿐만 아니라 지원하는 직무와 밀접하게 관련된 소재를 통해 자신이 그 직무에 필요한 역량을 충분히 갖추고 있음을 보여주는 자기소개서를 말한다. 만일, 영업관리부문에 지원하는 지원자라면 실제 영업활동과 가장 비슷한 경험을 통해 자신이 영업활동에 가장 적합한 인재임을 보여줘야 한다. 예를 들어, 영업관리부문 지원자가 대학시절 축제기간중 인기가 없던 동아리주점의 매출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린 경험, 백화점 액세서리 매점에서 알바로 근무하면서 손님들에게 맞는 상품을 추천하고 매출을 올린 경험을 자기소개서에 담아 영업관리에 꼭 필요한 인재임을 설득해야 한다. 지원하는 직무와 전혀 관련이 없는 자신의 경험을 쓰는 것은 자기소개서 지면을 낭비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지원직무에 맞지 않은 지원자라고 스스로 이야기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기업의 인재상과 지원하는 직무에 맞는 자기소개서만으로는 아직 부족하다. 지원동기 항목뿐만 아니라 가급적 많은 곳에서 지원기업에 대한 자신의 관심과 생각 그리고 열정이 담겨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지원하는 기업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 책상 위에서 인터넷을 통해 조사하기 보다는 직접 현장에 나가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자기소개서에 담을 수 있다면 더할 나위없다. 예를 들어 자기소개서에 “국내 주택분야 건설업계를 선도하고 있는 현대건설에서”와 같이 홈페이지의 기업소개 내용을 그대로 집어넣기 보다는 “2013년 30만호 국내 주택공급에 이어 UAE 원전건설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성공시킨 현대건설에서”과 같이 지원하는 기업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통해 보다 구체적인 내용으로 작성해야 한다. 또한 “현대건설 토목분야에 입사하기 위하여 그동안 저는”과 같이 지원하는 기업에 입사하기 위하여 오랫동안 준비하고 노력해 왔다는 점을 부각시키는 것이 좋다.
이렇게 지원기업의 인재상과 지원직무에 꼭 맞는 인재가 바로 자신임을 구체적인 경험을 통해 보여주고, 지원기업에 대한 자신의 관심과 열정을 담아내는 것이 맞춤형 자기소개서이다. 이런 맞춤형 자기소개서라면 인사담당자 또는 면접관으로 하여금 지원자를 망설임 없이 합격자 명단에 올려놓게 만들 것이다.
둘째, 차별화된 자기소개서
차별화된 자기소개서란 다른 지원자와 달리 자신만의 경험과 열정 그리고 철학이 담겨져 있는 자기소개서를 말한다. 단순히 남들과 다른 경험을 만들기 위해 돈을 들여 해외에 나가 봉사활동을 한다고 해서 차별화된 자기소개서가 되는 것은 아니다. 밤을 새워가며 각종 공모전에 응모해서 어렵게 받은 상을 자기소개서에 그저 나열한다고 해서 남들과 차별화되지는 않는다. 인사담당자들이 생각하는 차별화된 자기소개서란 단순히 다른 지원자와 달리 특별하고 거창한 경험들이 나열된 자기소개서를 의미하지 않는다. 아무리 작고 평범한 경험이라도 그 경험을 통하여 남과 다른 시각을 갖게 하는 자신만의 생각과 철학, 그리고 열정을 보여주는 자기소개서가 차별성에서 우위를 점하게 된다.
2013년 하반기, SPC에 합격한 한 지원자는 ‘자신의 강점이 무엇이며, 지원한 직무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라는 자기소개서 항목에 흔히 볼 수 있는 조별과제 경험을 통해 책임감을 자신의 강점으로 이야기한 후, 식품산업이 다양한 분야의 지식과 기술의 융합이 필요하기 때문에 최고의 성과를 위해서는 팀워크가 가장 중요하다는 자신의 생각을 제시하였다. 그리고 팀워크를 생각하며 상대방을 배려하는 자세로 끝까지 책임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였다. 이처럼 조별과제와 책임감이란 평범한 경험과 주제를 가지고서도 다양한 기술과 지식의 융합이 필요한 식품산업에서 팀워크가 중요하다는 자신만의 생각을 인사담당자와 면접관에게 제시함으로써 좋은 결과를 거둘 수 있었다. 이렇게 평범한 경험과 주제를 가지고도 자신만의 철학을 보여준다면 그것이 바로 인사담당자와 면접관이 바라는 차별화된 자기소개서인 것이다.
<팀워크를 생각하는 책임감>
부모님께서는 어떤 일이던지 끝까지 최선을 다 하는 자세의 중요성을 말씀하시며 책임감을 강조하시곤 하셨습니다. 이러한 부모님의 가르침 덕분에 저는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어떠한 일을 마주하던 책임감을 갖고 도전할 수 있었고, 열린 자세로 다양한 의견을 조율하며 집단의 팀워크 향상을 이끌어 내었습니다. 학부 4학년 시절에 조별 실험과제를 수행했었습니다. 그런데 조원중 한 명이 중간에 급작스럽게 휴학을 하게 되어 나머지 조원들은 어찌할 바를 몰라 했습니다. 과제 자체를 포기하고 각 개인 일정에 집중하자는 의견도 나왔었지만 조장을 맡고 있었던 저는 그럴 수가 없었습니다. 먼저 빠진 조원이 역할의 대부분을 제가 맡아 진행하기로 하고 각 조원들에게 일일이 설명하며 일정을 재조율하여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본 실험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정신없이 마지막 학기를 보냈고 결국 조원 모두가 A+를 받는 성과를 올릴 수 있었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그 조원을 원망하기도 했지만 이 경험을 통해 리더의 책임과 역할은 물론 조원이 가져야 할 책임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점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식품산업은 다양한 분야의 지식과 기술의 융합이 요구되기 때문에 각 분야 전문가들 간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은 물론 모든 구성원들이 화합하고 협력하여 최고의 성과를 이끌어 내게 하는 팀워크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업무만 하면 된다는 개인주의적 사고방식이 아닌 열린 자세로 언제나 팀워크를 생각하며 상대방을 배려하는 자세로 끝까지 주어진 책임을 다해 나갈 것입니다.
많은 취업준비생들이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면서 가장 먼저 하는 것 중 하나가 인터넷에서 지원기업의 합격자 자기소개서를 구하는 것이다. 물론, 잘 써진 자기소개서 샘플을 참고해서 자신만의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많은 지원자들은 합격자 자기소개서를 보고 자신도 그와 비슷한 스토리를 찾아내거나 심지어 자소설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많은 지원자들이 자연스럽게 조별과제에서 친구들과 갈등을 해결한 소통과 리더십을 이야기하게 되고 동아리의 위기를 구한 멋진 영웅이 되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인터넷 취업관련 카페에서 배포하는 기업별 자기소개서 작성가이드를 맹신하고 그에 따라 모범적이지만 평범한 자기소개서를 작성하기도 한다. 문제는 기업별 가이드를 보고 수많은 지원자들이 그에 맞춰 자기소개서를 작성한다는 점이다.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면서 우선 찾게 되는 기업의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비전, 미션, 경영철학과 이념, 인재상만을 살펴보고 지원하는 기업에 맞는 자기소개서를 작성하고 있다고 착각하기도 한다. 이렇게 대부분 지원자들이 합격자 자기소개서, 기업별 가이드, 기업의 홈페이지만을 참조하여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다 보니 남들과 차별화된 자기소개서를 통해 자신을 부각시킬 수 없게 된다.
차별화된 자기소개서를 작성하기 위해서는 우선 지원하는 기업에 대한 남다른 조사가 필요하다. 앞서 이야기한 현장조사의 중요성이다. 기업의 홈페이지는 물론 창업자 또는 대표의 언론사 인터뷰, 기업의 신용평가보고서, 구글링을 통한 해외 신용평가기관의 분석 등 인터넷 조사를 물론이고 지원기업 또는 경쟁기업에 재직하는 선배, 동종업계에 몸담고 있는 친척형, Linked In 등 SNS 친구 등 접촉할 수 있는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정보를 모으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 조사가 마무리되었다면 자신만의 분석을 통해 남들과 차별화된 생각과 철학을 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평범한 취업준비생이 남들과 다른 특별한 경험이나 스토리를 가지고 있기는 어렵다. 그러다 보니 차별화된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것이 더욱 어렵게만 느껴진다. 하지만 기업의 인사담당자들이 원하는 차별성은 경험이라는 과정이 아니라 경험의 결과물인 지원자의 생각, 철학, 열정, 역량이다. 같은 포도를 가지고도 그냥 씻어서 먹는 사람이 있고 잼을 만들거나 포도주를 만들어 먹는 사람도 있다. 또 어떤 사람은 포도를 이용해 상큼한 발사믹 식초를 만들기도 한다. 기업이 원하는 인재는 남들과 다르게 포도를 가지고 발사믹 식초를 만들 생각을 하는 사람이다. 이것이 기업의 인사담당자와 면접관들이 차별화된 자기소개서를 원하는 까닭이다.
차별화된 자기소개서를 작성하기 위해서는 결국 남과 다른 자신만의 노력과 고민이 필요하다. 이 부분은 그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인터넷에 올라오는 채용공고를 모두 기웃거리며 힘들게 입사지원서와 자기소개서를 쓰면서 계속 서류광탈의 아픔을 겪기 보다는 자신이 지원할 기업들을 미리 1∼2년 전부터 결정하고 그에 맞춘 자신만의 경험을 만들어 가고, 지원기업이 매력적으로 느낄 자신만의 생각과 철학을 자기소개서에 담는 것이 취업준비 기간을 줄이는 지름길임을 명심하자.
셋째. 출제의도에 맞는 자기소개서
출제의도에 맞는 자기소개서란 자기소개서 항목의 출제의도를 정확히 이해하고 그에 맞는 내용으로 작성된 자기소개서를 말한다. 성장과정 항목에 대학교 조별과제를 성공시킨 이야기를 늘어놓거나 장점과 단점 항목에 군대시절 훈련경험을 통해 리더십을 자랑한다면 이는 출제의도에 맞지 않는 자기소개서이다. 출제의도에 맞는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첫 걸음은 기업이 왜 그 항목을 요구하고 있는지 고민하는 것이다. 기업이 특별한 이유도 없이 얼마 되지 않는 자기소개서 항목들을 쉽게 정했을 리는 없다. 기업의 인사담당자들이 모여서 오랫동안 고민하고 많은 회의를 거쳐 정한 자기소개서 항목들마다에는 분명히 기업이 지원자에게 듣고 싶은 이야기가 따로 정해져 있다.
얼마 전에 SK그룹 지원자의 자기소개서를 검토해 준 일이 있다. SK그룹의 자기소개서 항목인 “자신에게 주어졌던 일 중 가장 어려웠던 경험은 무엇이었습니까? 그 일을 하게 된 이유와 그때 느꼈던 감정, 진행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과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했던 행동과 생각, 결과에 대해 최대한 구체적으로 작성해 주십시오.”에 그 지원자는 순탄하기만 했던 성공경험을 자랑하고 있었다. SK그룹이 요구했던 어려웠던 경험도 아니었지만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행동과 생각은 전혀 담기지 않은채 성공을 만들어낸 과정만을 기술하고 있었다. SK그룹이 생각했던 출제의도와는 전혀 맞지 않는 자기소개서를 작성한 것이다. 자기소개서 항목 하나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엉뚱한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지원자와 함께 일하고 싶은 기업이 과연 어디에 있을까? 설마 이렇게 출제의도에 맞지 않는 자기소개서를 작성할까 싶지만, 실제 취업준비생들의 자기소개서를 검토하다 보면 이런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저지른 경우가 굉장히 많다. 더구나 최근에는 자기소개서의 항목들이 전통적인 지원자중심 항목에서 지원자의 스토리중심 항목으로 변화되고 구체적으로 작성방향을 제시하면서 자기소개서 항목의 제시내용이 2∼3줄에 달하는 경우도 있다 보니 엉뚱한 내용의 자기소개서를 보는 경우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렇게 출제의도에 맞지 않는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이유는 첫째, 지원자들이 제시된 자기소개서 항목을 너무 쉽게 판단하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 이랜드의 상품기획을 1지망, 의류디자인을 2지망으로 선택한 취업준비생의 자기소개서를 검토해 준적이 있다. 이랜드 자기소개서의 5번째 항목인 “후배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 3권을 중요한 순서대로 적어 주십시오.”에 이 지원자는 어린왕자, 오만과 편견, 안네의 일기를 선택하고 어린왕자의 선택이유를 “어린 시절 순수한 마음을 되살려 주기 때문” 등으로 적었다. 과연 옳은 선택일까? 이랜드는 후배에게 권하고 싶은 책 3권을 통하여 지원자의 평소 관심분야를 알아보고 얼마나 준비된 인재인지를 알고 싶은 것이지 취업준비생들이 좋아하는 책을 조사하기 위한 것이 결코 아니다. 저자는 이 지원자에게 의류패션분야 도서, 소비자 심리관련 도서, 자기계발도서 이렇게 3권을 추천하고 인터넷 서평을 읽고서라도 그 이유를 합리적으로 제시하길 권해주었다. 이 지원자가 만일 “기업이 왜?”라는 질문만 스스로 던져봤더라면 출제의도에 맞는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에 반해, 2015년 상반기 우리은행 개인금융서비스직에 1차 합격한 한 지원자는 ‘우리은행에서 근무하는데 지침서로 삼을 만한 책을 한 권 추천하고 선정이유’라는 항목에 마찬가지로 어린왕자를 꼽고 선정이유로 ‘사랑에 대한 책임’을 이야기한 후 자신이 사랑하여 선택한 우리은행에서 어떤 어려움에도 책임감을 가지고 일하겠다는 다짐을 이야기하였다. 앞선 이랜드 지원자와 같은 책인 어린왕자를 선택했지만 출제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고 선정이유에 책임감을 제시하여 좋은 결과를 얻은 것이다.
<어린왕자-생텍쥐페리>
"넌 네가 길들인 것에 대해 언제까지나 책임을 지어야 하는 거야. 넌 네 장미에 대해 책임이 있어." "네 장미꽃을 그렇게 소중하게 만든 것은 그 꽃을 위해 네가 소비한 시간이란다." 자기가 길들인 장미를 보며 고민하던 어린왕자는 여우의 말을 듣고 사랑에는 '책임'이 필요함을 깨닫습니다. 약 1년 반 만난 남자친구가 있습니다. 만날수록 가까워졌지만 점점 다투는 일이 생겼습니다. 친구들은 남자친구와 제가 잘 안 맞는 것 같다며 헤어지라고 권유했습니다. 하지만 사랑에도 '책임'이 있음을 깨달은 어린왕자처럼, 저도 제가 선택한 사람에 책임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갈등과 노력의지를 회피하지 않고 일주일에 한 번씩 솔직하게 터놓고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서로 맞지 않는 부분은 개선해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더 가까워짐을 느꼈습니다. 우리은행 또한 제가 사랑해서 선택한 직장입니다. 입행해서 일을 하다보면 연인 사이의 트러블처럼 어려움이 생길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저는 더 큰 성장을 위한 밑거름인 눈앞의 어려움을 이기고 우리은행에게 사랑받고 나아가 고객에게 사랑받는 행원이 되겠습니다.
둘째, 다른 기업을 위해 작성했던 자기소개서의 내용을 복사해서 그대로 붙여 넣는 경우이다. 취업난이 심각해지면서 대부분 지원자들이 지원할 수 있는 곳에는 무조건 지원하고 보는 경향이 있다. 그러다 보니 시간에 쫓겨 전에 작성해 놓은 자기소개서를 재활용(?)하여 다른 기업에 제출하곤 한다. 지원하는 기업마다 새롭게 자기소개서를 쓰기는 어렵겠지만 최소한 지원하는 직무에 맞는 스토리인지는 고민해 봐야 한다. 2014년 하반기에 취업에 성공한 한 지원자는 자신의 편의점 알바 경험을 소재로 유통업 영업관리에 지원하면서 상품배치를 바꿔 매출을 올린 이야기로 자신의 창조적 발상을 부각시키고, 은행권 텔러로 지원하면서는 술에 취한 고객을 친절하게 대응한 이야기로 자신의 고객서비스 정신을 강조하였다. 결국 이 지원자는 은행 텔러로 최종 합격하였다. 만일 이 지원자가 유통업 영업관리에 지원하면서 작성했던 내용을 그대로 은행권 자기소개서에 재활용했다면 어떠했을까? 원칙과 규정 준수를 중시하는 은행권에서 창조적 발상을 강조하는 지원자를 쉽게 선택할 수 있었을까? 지원하는 기업마다 자기소개서를 모두 새로 쓰지는 않더라도 자기소개서 항목을 먼저 꼼꼼히 읽어보고 기업이 매력적으로 느낄 스토리인지 고민하는 것이 출제의도에 맞는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방법이다.
시험을 잘 보기 위해서는 먼저 문제를 정확히 읽는 것이 필요한 것처럼 자기소개서 역시 항목에서 제시한 내용을 꼼꼼히 읽고 키워드를 뽑아 낸 이후에 거기에 맞추어 작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자신의 이야기, 스토리를 잘못 선택하고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면, 성장과정에 있는 경험을 장점과 단점 항목으로 옮기고 장점과 단점에 있는 스토리를 성장과정 항목으로 옮기는 것이 훨씬 더 어울리는 경우이다. 이런 부분은 자기소개서 전략수립 단계에서 판단되었야 하는데 그렇지 않는데서 발생하게 된다. 자기소개서 항목의 출제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각 항목을 기업이 왜 원하고 있는지를 먼저 생각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기업이 자기소개서 항목마다 원하는 바를 먼저 생각해 보고, 그에 가장 적합한 자신의 경험, 즉 스토리를 선택한 후 이를 통해 자신의 강점과 역량을 부각하는 것이 살아남는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방법임을 잊지 말자.
넷째, 설득력 있는 자기소개서
설득력 있는 자기소개서란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자신의 강점과 역량을 신뢰하게 만들 수 있는 자기소개서를 말한다. 자신의 장점을 그저 나열한다고 해서 설득력 있는 자기소개서가 될 수는 없다. 단순히 “열정을 다해 열심히 일하겠습니다.”와 같은 막연한 다짐을 모든 항목의 마지막 부분에서 강조한다고 해서 설득력 있는 자기소개서가 되지는 않는다. 설득력 있는 자기소개서가 되기 위해서는 자신의 강점과 역량을 구체적인 사례와 근거 그리고 경험을 통해 믿음이 가도록 작성해야 한다.
자기소개서가 설득력이 필요한 이유는 바로 자기소개서가 기업이 월급이란 대가를 지불하고 자신이라는 상품을 구매하도록 만들기 위한 홍보팜플렛이기 때문이다. 자신이란 상품의 제원과 사양은 입사지원서, 이력서에 담겨져 있다. 이제 자기소개서란 홍보팜플렛을 통해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강점과 역량이 얼마나 기업에 도움이 될지 설득해야 하는 것이다. 인터넷에서 전자제품을 구입하면서 대부분 사람은 여러 제품의 사양을 먼저 확인한다. 만일 경쟁제품간의 사양이 비슷하다면 상품설명페이지를 통해 제품의 디자인, 장점, 특징을 알아보고 그 제품이 나에게 어떤 효용과 만족감을 줄 수 있는지 고민하게 된다. 이와 마찬가지로 자기소개서는 상품설명페이지 또는 홍보팜플렛과 같이 상품구매를 고민하고 있는 인사담당자와 면접관으로 하여금 자신을 선택하도록 만드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이는 자기소개서에서 먼저 설득력을 고민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구매자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자신의 어떤 강점을 부각하는 것이 좋을지, 어떻게 표현하고 어떻게 배치해야 할지 항상 고민해야만 설득력 있는 자기소개서를 완성할 수 있다.
2015년 상반기, BGF리테일 영업관리에 지원했던 한 지원자는 “남들과 다른 새로운 관점으로 변화/혁신을 추구한 경험과 그를 통해 배운 점”이란 네 번째 항목을 어떻게 작성해야 할지 저자에게 자문을 구해왔다. 저자는 지원자에게 지원한 직무에 가장 필요한 역량이 무엇일지 먼저 고민해 보라고 조언했다. 그 지원자는 여러 역량들을 내게 이야기했고 그 중에서 가장 자신 있는 것을 다시 물었다. 그 지원자는 ‘문제해결력’이 가장 자신 있다고 답했다. 그 다음에는 다른 사람에게 자신이 문제해결력이 좋다는 점을 어떤 경험을 들어 설득할지 고민해 보라고 이야기했다. 하루 뒤에 그 지원자는 자신이 동아리 주점에 새로운 코너를 도입해 매출을 증가시킨 이야기가 좋을 것 같다고 답했다. 우리는 자기소개서를 같이 작성하면서, 그 경험을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며 영업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지원자의 강점이 BGF리테일 영업관리에 필요하다는 점을 설득했다. 그리고 “성공적이었다.”와 같은 막연한 설명보다는 “전년대비 190% 매출이 증가했다.”와 같이 구체적인 수치로 성과를 보여주었다.
<파전 부처 볼래?>
셀프파전이란 킬링아이템으로 대학축제 동아리주점의 매출액을 전년보다 190% 끌어올린 것은 신입 여학생 덕분이었습니다. 제가 가입한 봉사동아리 ‘OO’는 매년 대학축제 기간에 동아리주점을 운영해 왔습니다. 친구와 선배들이 많았던 저는 자연스럽게 2학년까지 동아리주점 영업실장을 맡아 호객과 응대를 주로 담당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특별할 것 없는 파전과 막걸리로는 크게 인기를 끌지 못해 수익은 늘 저조했습니다. 3학년 때 동아리회장을 맡고나자 재미없는 연례행사가 돼버린 동아리주점에 대한 고민이 더욱 커졌습니다. 해결책을 고민하던 중, 신입 여학생이 지금까지 파전을 한 번도 만들어 본 적이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고객이 직접 파전을 만들어 먹는 ‘파전 부처 볼래?’라는 코너를 새롭게 도입하는 것이었습니다. 추가적인 조리도구 구입과 재료비 증가로 수익감소를 우려하는 시선도 있었지만 회원들이 집에서 조리도구를 가져오는 것으로 비용부담을 없앴습니다. 동아리원들의 임무와 역할을 새롭게 분담하여 서비스와 호객활동을 강화했습니다. 행사가 시작되자 셀프파전 코너는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로 많은 인기를 끌었습니다. 특히 여학생팀들과 커플 손님들의 반응이 폭발적이었습니다. 행사를 마치고 결산한 결과, 파전이 많이 팔리면서 덩달아 막걸리까지 판매가 늘어 전년대비 190% 매출이 증가했습니다. 동아리주점 운영을 통해 배운 점은 모든 문제에는 항상 해결책이 존재한다는 것과 단합된 조직만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많은 지원자들은 자기소개서를 통한 설득을 고민하기 보다는 자기소개서의 스토리와 문장에 더 신경을 쓰곤 한다. 자기소개서의 스토리는 설득력을 높이기 위한 도구로 써야 하는데 그 스토리 자체에 몰입하는 것이다. 자기소개서를 완성하는 것은 결국 문장력이긴 하지만 설득을 염두에 두지 않고서는 실패하기 쉽다. 설득력 있는 자기소개서가 되기 위해서는 우선 자기소개서의 큰 그림을 고민해야 한다. 자기소개서의 전략이 가장 중요한 이유이다. 또한 인사담당자를 설득할 수 있는 자신만의 강점이 지원기업의 핵심가치와 인재상에 정확히 매치되어야 한다. 다음은 설득을 위한 스토리텔링이다. 자기소개서의 스토리텔링은 자신만의 스토리를 효과적으로 전달하여 인사담당자와 면접관을 설득하기 위함이다. 자신의 강점과 역량을 단순히 말하기 보다는 구체적인 수치와 사례 그리고 근거를 통해 말해야 한다.
이렇게 인사담당자와 면접관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자기소개서에 전략이 담겨져 있어야 하며 구체적인 사례와 근거를 통해 자신의 스토리와 다짐을 전달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을 기억하자.
다섯째, 간결한 자기소개서
간결한 자기소개서란 자신이 전달하려는 내용의 핵심만을 군더더기 없이 정확히 전달하는 자기소개서를 말한다. 그저 문장을 짧게 쓰고 수식어를 줄인다고 해서 간결하게 느껴지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성과를 부각하기 위해 구체적인 근거 없이 “성공적이었습니다.”와 같은 말을 나열하는 것이 간결한 것은 아니다. “전년대비 일일매출이 23% 증가할 정도로 성공적이었습니다.”와 같이 문장은 약간 길지만 핵심만을 담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것이 좋다. 이렇게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을 정확히 정하고, 그 핵심을 담백한 문장으로 전달하는 것이야 말로 간결한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방법이다. 그리고 정확한 어법과 맞춤법에 따라 작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울러, 자기소개서가 간결하다고 느껴지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이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확실해야 한다. 자신을 부각하고 싶은 욕심 때문에 한 항목에 여러 가지 이야기 또는 장점을 집어넣으면 읽는 사람이 핵심을 파악하기 어렵다. 이런 자기소개서를 흔히 장황한 자기소개서라고 한다.
이런 면에서 볼 때, 이랜드 자기소개서는 많은 지원자들을 시험에 들게 한다. 특히 마지막 항목인 “위에서 표현되지 못한 자기소개를 간단하게 적어 주십시오.”는 1,600자 이내라는 엄청난 분량으로 지원자들을 질리게 만든다. 2013년 이랜드에 지원했던 한 지원자는 가정환경, 어학연수, 대학시절 전공, 신앙활동, 봉사활동, 건강한 체력, 미술감각 등 7가지나 되는 자신의 이야기를 적었다. 게다가 소제목을 쓰지도 않고 그런 스토리들을 산문처럼 작성하여 더 읽기 힘들게 만들었다. 저자는 지원자에게 ‘읽기조차 싫은 자기소개서’라는 독한 조언을 해주었다. 울상을 짓는 지원자에게 앞선 항목에서 차마 못한 이야기 중에 꼭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냐고 물었다. 지원자는 봉사활동을 꼭 이야기하고 싶어 했고 봉사활동만을 소재로 시작한 계기와 결심, 봉사활동중 어려움, 극복한 방법, 배운 교훈과 느낌만을 간략히 적으라고 조언했다. 그렇게 작성한 분량 역시 600여자에 달했다. 다시 내용을 가다듬어 470여자 분량으로 최종 제출했다. 지원자는 1,600여자 분량의 자기소개서 항목을 470여자로 줄이면서 굉장히 불안해했지만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장황한 자기소개서는 비단 분량이 많은 자기소개서에서만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KB국민은행에 지원한 한 지원자는 “전공 이외의 다양한 분야에 대한 경험을 쌓기 위해 노력했던 사례와 그 이유에 대해 기술하시기 바랍니다.”라는 일곱 번째 항목에 무려 3가지나 되는 자신의 경험을 기술하였다. 지원자는 다양한 분야를 집어넣는 것이 유리하다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분량은 400자에 불과한데 3가지 경험을 모두 넣다보니 자연히 단순히 경험을 나열하는 수준에 불과했고 그 이유는 아예 적지도 않았다. 저자는 지원자에게 가장 보여주고 싶은 경험을 물어보고 그 경험만을 적도록 조언했다. 한 가지 경험만을 적다 보니 그런 경험을 쌓게 된 계기와 이유 그리고 경험을 통해 느낀 점을 충분히 적을 수 있었다. 이 지원자 역시 서류전형을 무사히 통과했다.
<봉사활동을 통해 열정의 힘을 배웠습니다.>
대학 3학년 여름방학에 전공지식을 살려 희망원 아이들을 위해 과학나눔 봉사활동을 하였습니다. 7명의 조원과 함께 매일 4시간씩 일주일 동안 과학수업을 기획하고 준비했습니다. 창의적이고 재미있는 수업을 준비하다 보니 밤을 새는 일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우리들의 수업에 즐거워하는 아이들을 떠올리며 조원들끼리 서로 격려하며 고민과 회의를 거듭했습니다. 서로 부족한 부분을 피드백 해주면서 아이들은 물론 우리 모두가 수업에 몰입하게 되었고 결국 30개 팀 중에서 최우수상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런 경험을 통해 동료들과 함께 지혜를 모으고 열정을 쏟아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배울 수 있었습니다. 입행 후에도 동료들과 함께 열정을 쏟아 KB국민은행의 빛나는 별이 되고 싶습니다.
요즘 기업들이 자기소개서에 지원자의 스토리중심 항목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작성분량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그래서 지원자는 작성분량을 채우기 위해 불필요하게 문장을 길게 쓰거나 여러 가지 이야기를 담는 경우가 있다. 결코 좋은 선택이 아니다. 불필요한 군더더기로 작성분량을 다 채우기 보다는 핵심만을 담아 약간 부족하게 작성하는 것이 더 낫다. 하나의 이야기를 통해 하나의 강점을 제대로 전달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또한, 같은 분량의 같은 이야기라 하더라도 문장의 흐름에 따라 전달되는 느낌은 확 달라진다. 자신의 이야기를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 자신의 주장을 확실히 전달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문장의 흐름이다. 이를 쉽게 설명하자면, 자신의 주장과 이야기의 키워드를 먼저 쓰고 이 키워드를 이용해 짧은 문장을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다시 짧은 문장을 보다 이해하기 쉽도록 수식어를 붙이고 이를 연결하는 것이다.
자기소개서의 분량이 많다면 단락을 나누어 표시하거나 다시 소제목을 넣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는 자신의 주장을 명확히 전달하기 위하여 짧은 개요나 글머리 기호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간결한 자기소개서를 쓴다는 것이 결코 말처럼 쉬운 것만은 아니다. 먼저 키워드를 찾아 표시하고 다른 부분들이 이 키워드를 잘 표현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불필요한 부분을 없애는 노력을 통해 간결한 자기소개서를 완성해 보자. 또한 친구들의 도움을 통해 읽기 편하면서도 전달하려는 내용이 잘 전달되는지 확인해 보는 것도 필요하다.
여섯째, 솔직한 자기소개서
솔직한 자기소개서란 자신의 모습을 과장하거나 숨김없이 담아 진솔하게 전달하는 자기소개서를 말한다. 자신의 강점만을 시시콜콜 늘어놓는 것이 솔직한 자기소개서는 아니다. 자신의 강점을 구체적인 근거를 통해 설명하되 부족한 점도 함께 이야기하는 것이 솔직한 자기소개서이다. 아무런 근거도 없이 “놀라운 성과를 거두었고 성공적으로 마쳤으며 충분한 역량을 갖추었다.”라고 이야기해서는 안 된다. “전년보다 동아리 신입회원이 1.5배 늘어나는 성과를 거두었지만 봉사활동 참여율이 저조한 문제는 해결하지 못했다.”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솔직한 자기소개서이다. 자신의 강점만을 자랑하는 자기소개서와 달리 이렇게 솔직한 자기소개서는 인사담당자의 눈길을 끌 수밖에 없다. 자신의 자랑만 늘어놓는 신입직원과 누가 같이 일하고 싶겠는가?
2013년 하반기, 롯데케미칼 생산관리직에 최종 합격한 한 지원자는 “희망직무 준비과정과 희망직무에 대한 본인의 강점과 약점을 기술해 주세요.”라는 직무경험 항목에 공정설계 경진대회에 참가하여 장려상을 받은 스토리를 적었다. 이 지원자는 자신이 왜 장려상에 그쳤는지 파악하기 위하여 대상과 최우수상을 받은 팀에게 부탁하여 결과리포트를 입수해 자신의 문제점을 발견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작성하였다. 팀의 리더였던 자신이 보다 전체적인 공정을 보지 못하고 열역학 방정식과 증류탑 등 세부적인 측면에만 집중하는 등 큰 그림을 보지 한 탓이라고 솔직히 고백했다. 이후 그런 문제점을 고치기 위하여 화학공정에 관련된 책과 논문을 통해 통찰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해 왔음을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학부에서 배운 지식보다 입사 후에 실무를 통해 배우는 지식이 더 중요하다는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며 최고의 생산관리 엔지니어가 되겠다는 다짐을 이야기했다. 대부분 지원자는 경진대회에서 실제 받은 장려상을 우수상으로 살짝 바꾸고 팀리더였던 자신의 역할이 컸다고 자랑하고 싶은 유혹에 빠졌을 것이다. 하지만 이 지원자는 장려상을 받은 것에 만족하지 않고 그 원인을 분석하고, 문제점이 자신에게 있음을 고백함과 동시에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이야기함으로써 인사담당자와 면접관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음에 틀림없다.
<화학공정 전체를 보는 통찰력>
생산관리 엔지니어에게는 화학공정 전반을 아우를 수 있는 통찰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를 위해 공정제어, 분리공정 등 엔지니어로서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과목들을 이수했습니다. 공정에 대한 심도 있는 이해를 위해서는 공정설계에 대한 개념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공정설계 경진대회에 참가하였습니다. 여름방학을 투자해 경진대회를 준비했지만 아쉽게 장려상에 그쳤습니다. 왜 장려상 밖에 못 받았는지 문제점을 파악하기 위해 대상과 최우수상을 받은 팀에게 부탁하여 결과리포트를 얻을 수 있었고, 저의 문제점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팀의 리더로서 저는 전체적인 공정에 집중하기 보다는 열역학방정식, 증류탑 등 세부적인 측면에서 결과도출을 팀원들에게 주문했습니다. 하지만 저희 팀과 달리 두 팀은 공정을 전체적인 시각에서 분석하여 결과를 도출했고 제가 공정을 좀 더 큰 그림에서 보려는 시각이 부족했다는 점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저는 이후, 나무가 아닌 숲을 보는 시각을 키우기 위해 꾸준히 화학공정에 관련된 서적과 논문을 읽으며 통찰력을 키우려고 노력해 왔습니다. 이런 통찰력은 생산관리 엔지니어로 일하는데 큰 힘이 될 거라고 확신합니다. 실제 생산관리에 있어서 학부에서 배운 지식을 10이라고 하면 업무를 통해 배우는 지식은 90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롯데케미컬에서 제가 배운 학문을 창의적으로 응용하고 배워나가면서 최고의 생산관리 엔지니어가 되겠습니다.
솔직한 자기소개서가 극명하게 나타나는 항목은 장점과 단점 항목이다. 많은 지원자들은 자신의 단점을 숨기고 ‘장점 같은 단점’을 이야기하곤 한다. 하지만 솔직한 자기소개서란 자신의 실수나 잘못 그리고 부족한 점을 사실대로 이야기하고 이를 예방 또는 보완하기 위한 노력과 성과를 보여주는 것을 말한다. “지나치게 꼼꼼함”, “너무 강한 추진력” 과 같이 장점 같은 단점을 이야기해서는 안 된다. “꼼꼼한 성격이다 보니 일의 추진이 늦는 경우가 있다.”, “강한 추진력 때문에 잦은 실수를 범하곤 한다.”와 같이 단점을 숨기지 않고 이야기하는 것이 솔직한 자기소개서이다.
2013년 GS건설 하반기 인턴에 합격한 한 지원자는 “자신의 장점 3가지, 단점 3가지를 기술하시오.”란 항목의 단점에 과도한 신중함, 자주 잊어버리는 기억력, 다소 약한 자기주장을 적었다. 두 번째 나쁜 기억력은 자칫 심각한 단점으로 보일까봐 쉽게 적을 수 없는 내용임에도 이 지원자는 솔직하게 많은 일을 동시에 진행하다 보면 한두 가지 일을 망각하곤 한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메모하는 습관을 길렀다고 이야기했다. 사실 바쁘다 보면 한두 가지 일을 잊어버리는 것은 당연한 것인지 모른다. 이 지원자는 자신의 단점을 솔직히 이야기하고 그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자신의 노력을 이야기함으로써 솔직한 지원자라는 평을 들었을 가능성이 크다.
<장점>
1.붙임성 있는 성격-처음 만나는 사람이라도 붙임성 있게 대화를 주도해 나갑니다.
2.극복하려는 의지-단점이나 부족한 점이 있다면 극복하려는 의지가 강합니다.
3.긍정적인 성격-저의 긍정적인 성격은 힘든 환경 속에서도 앞으로 나아가려는 원동력입니다.
<단점>
1.과도한 신중함-의사결정에 있어 다양한 측면에서 고려하다 보니 의사결정이 늦어지는 일이 종종 있습니다.
2.자주 잊어버리는 기억력-많은 일을 동시에 진행하다 보면 한두 가지 일들을 망각하곤 합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메모하는 습관을 길렀습니다.
3.다소 약한 자기주장-상대의 입장을 고려해 주는 성격으로 상대 의견을 따랐던 경우가 많았습니다.
지원자의 솔직하지 못함이 가장 자주 드러나는 자기소개서 항목은 바로 성공경험과 같은 스토리중심 항목이다. 자신의 성공경험을 이야기하면서 성공의 원인이 자신의 탁월한 리더십과 추진력이라고 이야기하고 싶은 욕심이 들게 된다. 하지만 기업에서 가장 싫어하는 직원의 유형이 바로 ‘독불장군형’이다. 혼자서 모든 것을 결정하고 추진해서 성공했다 하더라도 그 사람은 결국 조직의 화합을 해치는 인물로 각인될 것이다. 따라서 자기소개서에서는 독불장군형 성공스토리보다는 주변 선배와 친구들의 조언, 그리고 지인들의 도움을 어떻게 이끌어 내서 성공에 이르게 되었는지를 이야기하는 것이 좋다.
솔직하지 못한 사례와 비슷하게 자신이 난관을 극복한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문제의 책임은 다른 사람에게, 극복성과는 자기 몫이라 주장하는 경우도 있다. 나의 잘못으로 난관이 발생했고 주변의 조언과 도움 덕분에 문제를 해결했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바로 솔직한 자기소개서이다. 자기소개서를 검토하면서 중시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인성적 측면이다. 자신의 실수와 단점을 솔직히 이야기하고 근거가 있는 성과만을 이야기하는 것이야 말로 솔직한 자기소개서를 만드는 길임을 기억하자.
일곱째, 재미있는 자기소개서
재미있는 자기소개서란 남들과 다른 이야기, 강점, 생각을 쉽게 전달하는 자기소개서를 말한다. 인도 오지를 배낭여행한 이야기를 담았다고 해서 재미있는 자기소개서는 아니다. 자신이 멘사회원이라고 이야기한다고 해서 재미있는 자기소개서가 될 수는 없다. 재미있는 자기소개서란 사소한 경험이나 이야기라 하더라도 남들과 다른 시각을 통해 자신의 창의적인 생각을 보여주는 것이다. 비록 평범한 소재이지만 이야기의 내용과 시각에 따라 재미있는 자기소개서가 되기도 한다.
2014년 지역농협에 지원했던 한 지원자는 “살아오면서 힘든 일을 겪게 될 때, 힘이 되는 말이나 경험 등을 이유와 함께 기술하시오.”란 두 번째 항목에 자신이 운전면허를 취득한 이야기를 소재로 삼았다. 마지막 운전주행 시험에서 핸들조작으로 떨어지고 나서 운전면허 시험을 포기하려고 했지만 아버지가 해주신 “실패란 넘어지는 것이 아니라 넘어진 그 자리에서 그대로 머무는 것”이란 말씀에 힘을 얻어 매일 새벽 5시에 아버지와 함께 운전연습을 해서 결국 운전면허를 취득한 이야기를 작성하였다. 누구나 가지고 있는 운전면허를 취득하는 과정에서 겪은 자신의 실패, 그리고 좌절을 아버지의 도움으로 극복한 경험을 통하여 아무리 힘든 일이 닥쳐도 결코 낙담하거나 좌절하지 않고 다시 일어나 도전할 것이라는 강한 의지를 재미있게 전달하였다. 이렇게 운전면허 취득이란 평범한 소재를 가지고도 남들과 다른 생각이나 경험을 이끌어내 재미있는 자기소개서를 완성할 수 있다.
<실패는 넘어지는 것이 아니라, 넘어진 그 자리에서 그대로 머무르는 것!>
이번 여름방학 중 운전면허를 취득할 때의 일입니다. 한 달 남짓 필기와 기능시험 준비와 함께 주행연습을 마치고 마지막 운전주행시험에 들뜬 마음으로 처음 도전했지만 핸들조작 미숙으로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그 순간 밀려오는 실망감과 패배감에 휩싸여 아버지에게 “나 운전면허 시험 안 볼 래”라며 투정을 부렸습니다. 그때 아버지께서는 “실패는 넘어지는 것이 아니라, 넘어진 그 자리에서 그대로 머무르는 것”이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누구나 넘어질 수는 있지만 넘어진 그 자리에 그대로 머물러 있느냐 아니면 다시 일어서느냐의 차이가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것이라며 제게 재도전하라고 격려해 주셨습니다. 힘들고 자신이 없었지만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아버지와 함께 주행연습을 하면서 저는 점점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었고, 마침내 도로주행 시험에 합격하게 되었습니다. 아버지의 말씀대로 운전면허 시험에 떨어졌지만 넘어진 자리에서 다시 일어나 재도전한 덕분에 결국 운전면허를 땄던 소중한 경험은 취업을 준비하는 제게 큰 힘이 되었습니다. 저는 앞으로도 아무리 힘든 일이 닥치고 실패하더라도 결코 낙담하거나 주저하지 않고 다시 일어서 도전할 것입니다.
재미있는 자기소개서를 만드는 또 다른 방법은 자신의 약점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초등학교시절 아이큐(IQ)가 99점이어서 남보다 더 어떻게 노력해 왔고 어떤 성과를 거두었는지 이야기하며 입사 후에 남보다 더 노력할 인재라고 강조하는 것이 재미있다. 덧붙여 낮은 아이큐(IQ) 대신 이큐(EQ)가 높아 친구들이 많고 가입한 동아리만 10개가 넘을 정도로 친화력이 좋아, 영업만큼은 자신 있다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이렇게 재미있는 자기소개서는 인사담당자의 흥미를 불러와 한번쯤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곤 한다.
재미있는 자기소개서에는 갈등과 아픔이 있기 마련이다. 밋밋한 성공담 보다는 자신의 실수로 인한 실패를 딛고 다시 도전해 성공한 경험이 훨씬 재미있다. 자화자찬으로 가득찬 자기소개서는 좋은 인상을 남겨줄 수 없다. 너무나 뻔한 조별과제를 성공적으로 마쳤다면서 리더십을 자랑하기 보다는 자신의 잘못으로 실패해 버린 조별과제 사례를 통해 배운 소통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는 것이 훨씬 재미있는 자기소개서이다. 자기소개서 항목에 인사담당자의 호기심을 한껏 불러올 수 있는 소제목 역시 재미있는 자기소개서를 만드는 방법 중 하나이다. 그렇다고 해서 너무 튀거나 자신만이 아는 용어를 써가며 억지로 소제목을 만들어 내는 것은 좋지 않다. 재미있는 자기소개서는 평범한 경험이라 할지라도 남과 다른 시각에서 본 자신만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강점을 부각하는 것이다. 억지로 남과 다른 경험을 만들기 보다는 자신의 과거로 조용히 들어가 하나씩 자신만의 이야기를 찾는 것부터 시작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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