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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anuk Park Jul 14. 2019

11. 논문의 허리가 되는 이론적 배경

독학으로 논문 쓰는 안내서

#이론적 배경이란?

내 논문의 연구 주제와 관련된 선행 연구는 반드시 있다. 많은 학생들이 자신의 논문 주제는 특별하며, 그렇기 때문에 선행연구가 없다고 주장한다. 만약 선행연구 없는 경우에는 다음의 두 가지 중 하나의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첫째, 내 논문 주제가 세상에 필요하지 않은 주제인 경우이다. 그렇기 때문에 선행연구가 없는 것이다. 그런데 세상에는 생각보다 이미 많은 괴짜들이 별로 쓸데없는 주제에 대해서도, 다양하게 연구를 해 왔기 때문에 그런 주제를 찾기도 어려울 것이다.  

둘째, 선행연구가 있는데 본인이 찾지 못한 경우이다. 선행연구라고 하면 보통 내 연구 주제와 완전히 일치된 무엇인가를 생각하는데, 그게 아니라 '관련된 선행연구'라고 했다. '관련된'의 범위가 상당히 넓으므로 선행연구가 없을 리가 없다. 만약 새롭게 생긴 연구 아이템(가령 신기술, 신서비스 등)을 연구한다면 당연히 그 주제에 대한 연구는 없겠지만 비슷한 취지에서 연구된 선행연구들은 이미 존재할 가능성이 크다. 

 

흔히들 생각하기로 선행연구 파트가 논문 양 늘리는데 쓰이는 형식적인 것으로 치부하기 쉬우나 사실 그렇지 않다. 기존 연구에 대한 핵심 요약은 내가 이 분야에 있어 기본 지식을 가지고 있으며 거기에 더하여 나의 생각을 덧붙일 것임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흔히들 논문을 돌탑 쌓기에 비유하는데, 아래에 해당하는 돌을 알지 못하고서는 더 높은 곳에 돌을 쌓을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이론적 배경이란 이전의 연구를 요약해서 제시하며, 나의 연구 전개방향을 제시하는 부분이다. 이론적 배경은 논문 작성에서 가장 많은 시간이 소요가 되지만, 연구 아이디어를 어디에서 가져왔고 논리적으로 어떻게 연결되는지 설명을 통해 연구모형(문제)을 설정하려면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백그라운드가 중요하다. 나무만 있다고 생각해 봐라. 그래서 백그라운드다.


#이론적 배경의 필수 구성요소

그러나 이론적 배경을 아무 생각 없이 써 내려가면 안 된다. 

적어도 내 논문에서 글로 요약되는 부분 중에 하나라도 의도하지 않는 내용이 있어서는 안 된다.

다시 말해 내 논문 안의 모든 내용은 철저히 의도한 내용으로 구성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이론적 배경을 쓰기 위해서는 일단 관련 연구를 정말로 읽고 생각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한 편의 논문을 쓰기 위해서는 상당히 많은 관련 문헌들을 읽는 편이다. 그리고 거기서 나오는 내용들을 참고하면서 연구에 쓰일 변수들, 변수들 간의 관련성 등을 설정해 본다. 이렇게 하여 연구모형이 완성되면 그 뼈대를 가지고 의도하여 이론적 배경을 쓰게 되는 것이다. 

 

많은 이론적 배경에서 이전 연구의 추세를 쓰지만, 정말 추세를 다룰 수도 있고, 저자의 의도에 따라 추세를 만들어 낼 수도 있다. 특정 이론에 대한 1000편의 선행연구가 있다면 분류하는 방법이 어디 한 가지만 있겠는가? 내가 말하려는 연구주제를 더욱 돋보이게 만들기 위해서는 새로운 분류를 나름대로 만들어 낼 수도 있다. 


이론적 배경에는 적어도 다음의 두 가지는 포함되어야 한다. 

첫째, 논문(연구)에서 다루는 주요한 개념에 대한 정의이다. 만약 논문의 주제가 특정한 개념 변수를 다루는 것이라면(이를 테면 신뢰, 호감 등), 일단 정의(definition)가 정리되어야 한다. 정의는 학자에 따라 다르며, 또 시기적으로 달라질 수 있다. 또한 분야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가령 오프라인 환경에서의 신뢰와 온라인 환경에서의 신뢰는 정의가 조금 달라진다.   

의사는 실력이 먼저지..

다음으로는 하위 차원(sub-dimension)에 대해서도 각각을 설명해 주어야 한다. 이것은 정의와도 관련되는데 특정 개념에 대한 정의가 다양하다면 하위 차원이 여러 개가 되고 그것이 모여서 개념을 설명하게 된다. 


예를 들어보면 쉽게 이해될 것이다. 당신은 상대방을 '신뢰'한다고 하면 어떤 의미로 받아들이는가? 상대방이 의사라면 환자의 신뢰는 상대방의 전문성, 즉 능력(abilility)에 대한 믿음을 의미한다. 상대방이 물건을 파는 상인이라면 무결성(integrity), 즉 성실하게 서비스를 할 것이라는 믿음을 의미한다. 때로는 내가 잘해주면 상대방도 잘해 줄 거라는 호혜성(benevolence)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런 것들이 모여서 상위 개념인 '신뢰'를 형성하게 된다. 하위 차원끼리는 배타성이 존재하여 구분될 수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해, 당신이 신뢰를 연구한다고 해 놓고서, 상대방의 능력만으로 개념을 정의하고 연구를 진행하게 되면, 다른 하위 차원에 해당하는 특성들(무결성, 호혜성이 비어있는 신뢰를 연구하게 되며 이것은 선행연구를 충분히 검토하지 않았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게 된다. 만약 능력이라는 하위 차원을 중심으로 다루는 경우에도 앞서 세 가지 하위 차원이 있다는 것을 언급해 주어야 한다. 그리고 이렇게 하위 차원이 존재하는 변수를 latent variable이라고 부르고 하위 차원들을 구성하는 항목들을 construct라고 부른다.


둘째, 개념들 간의 관계 설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론적 배경에는 다양한 개념들이 등장하게 된다. 단순히 나열하는 것 만으로는 연구의 논리를 만들어주기 어렵다. 결국 나열한 개념들을 연결해 주는 연결고리 같은 것들이 필요하게 되며, 그래서 연구는 입구가 넓고 출구가 좁은 형태로 나의 논리를 점점 좁혀가는 과정이다. 


#연구 변수란 무엇인가?

선행연구에서 제시하는 다양한 개념들 중 연구자가 핵심적으로 다루려고 하는 개념을 변수라고 부른다. 흔히들 '변수가 있다', '변수가 많다'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그것과도 비슷한 개념이다. 변수는 변동성이 있는 개념이다. 영원히 불변인 개념이 있다면 그것은 연구의 주제가 되지 못한다. 연구할 필요가 없이 항상 동일하니까. 오히려 다른 요인에 따라 잘 바뀌는 개념이 있으면 그게 연구 변수로서 가치가 있는 것이다. 


사람의 마음이 잘 변하므로 변수가 되기에 쉽다. 그렇지만 그것만 변수가 되는 것은 아니다. 키와 몸무게도 변수가 될 수 있고, 수입액, 수출액, 부동산 가격, 기름값 등 변수가 될 수 있는 것들은 다양하다. 이것들도 수시로 바뀌는 성질이 있다. 이렇듯 바뀌는 성질이 있으면서 연구할 가치가 있는 것이 변수라고 볼 수 있다. 


다시 돌아가서, 몸무게나 키 등은 보다 명확하기 때문에 설명을 덜 붙여도 된다. 그러나 신뢰, 사랑 등 심리적인 것들은 사람들마다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연구에서 정의에 공을 들인다고 보면 된다. 


이런 건 재 보면 딱 나오지만, 이를 테면 사랑을 잴 수 있을까?


#변수 간의 연결=가설

다시 더 나아가서 변수와 변수 간의 관계를 가설이라고 부른다. 

가설이라는 용어는 사실 일상생활에서 많이 쓰이는 어렵지 않은 단어이다. 그리고 의미 역시도 동일하다. 

다만 정식 가설은 변수와 변수 간의 관계 형태로 설정되어야 한다. 그래야 제대로 된 가설이다. 

"키 큰 애들이 몸무게도 무겁던데?"는 우스워보여도 제대로 된 가설이다. 

키와 몸무게라는 변수를 상호 연결했기 때문이다. 그 문장을 고치면 "키가 클수록 몸무게가 무거울 것이다."가 된다.  

흠..

무작정 연구와 관련된 자료를 찾기보다는 제일 자신이 하고 싶은 주제에 맞는 Key 논문을 찾고 그의 논문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레퍼런스를 찾는 방법으로 자신의 연구를 발전시키는 것이 제일 빠른 방법입니다. 그리고 누누이 강조하였듯이 좋은 자료를 먼저 보는 습관을 들이기를 바랍니다. 1000개의 논문이 있다면 그게 다 같은 가치를 가졌을 리가 없겠죠. 그중에는 보화도 있고 쓰레기도 있기 마련입니다. 가성비를 따지려면 좋은 저널의 좋은 논문을 찾아서 먼저 보는 것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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