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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un Nov 07. 2024

지하 봉제공장, 명상과 쉼의 공간이 되다!

부산 해운대구 재송동에 문을 연 복합문화공간, 아티컬

아티컬 메인 홀 내부 전경 | ©ARTHICUL

오래된 주택가의 한 건물 지하로 내려가는 순간 낮은 조도, 장엄하면서도 편안한 음악 그리고 거대한 스케일과 날것 그대로의 콘크리트 공간이 시선을 압도한다. 빈 공간을 채우기 위한 그 어떤 장식도 없이 오로지 벽면과 중앙에 놓인 도예 작품들만이 은은하고 고요하게 빛을 받고 있는 이곳. 바로 해운대구 재송동의 복합문화공간 아티컬ARTHICUL을 찾은 첫인상이다. Art, architecture, culture 세 단어의 조합으로 만들어진 브랜드 네임은 곧 공간이 지향하는 철학을 나타낸다. 예술과 문화, 그리고 일상의 경계를 허물고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누릴 수 있는 곳. 더 나아가 아티컬은 공간 구성, 음악 등의 요소를 통해 보여주고자 하는 콘텐츠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연출력이 눈에 띈다. 그런가 하면 단순히 유행에 휩쓸리는 힙 플레이스가 아닌, 과거 봉제공장이었던 공간을 리뉴얼하며 브랜드가 위치한 곳의 활성화, 즉 지역 재생에도 힘쓰고자 한다. 아티컬의 강휘종 대표를 만나 다채로운 이야기를 품은 브랜드의 더 많은 사정을 물었다.

아티컬 커피 바 내부 전경 | ©ARTHICUL


Interview with 강휘종

아티컬 대표


지난 6월 아티컬이 문을 열었습니다. 아티컬은 어떻게 탄생한 브랜드인가요?

아티컬은 저를 비롯해 이효기 포토그래퍼, 정도현 바리스타가 한 팀을 이룹니다. 저는 항상 공간 디자인에 관심이 많았어요. 정해진 룰과 공식, 이론을 떠나 나만의 색을 가진 공간을 만들고 싶었죠. 이런 생각에서 시작된 아티컬은 Art + Architecture + Culture의 합성어로 ‘예술, 건축 그리고 문화를 공간에 담아 표현하다.’라는 의미예요. 어느 공간이든 그곳이 가진 스토리와 문화가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그 공간이 위치한 지역 그리고 그 건축물만의 오랜 역사와 사연들. 아티컬은 그것들을 한곳에 담아 새로운 예술 공간으로 재탄생시키고자 했어요.

아티컬 메인 홀 내부 전경 | ©ARTHICUL

공간은 부산 해운대구의 한적한 동네 재송동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아티컬은 공간 재생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기존의 시장 활성화가 활발한 해운대, 광안리, 서면, 전포 등 이미 인구가 포집된 곳보다는 인적이 드물고 활성화가 되지 않은 곳을 찾았죠. 그리고 넓은 공간도 필요했고요. 장소를 물색하던 중 과거 봉제공장, 물류창고로 쓰이던 공간을 찾게 되었고, 그 안에 콘텐츠를 담아 새로운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켰습니다.

아티컬 메인 홀 내부 전경 | ©ARTHICUL
아티컬 메인 홀에서 전시 중인 강민성 작가의 도예 작품 | ©ARTHICUL

요즘 뜨는 상공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인테리어 요소들 예를 들어, 식물, 빈티지 가구, 레트로 디자인 등을 전혀 찾아볼 수 없는 공간입니다. 오히려 벽, 기둥 등 건축 구조물 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공간으로 보이기도 하고요. 공간 곳곳의 조명조차 방문객의 자리나 테이블을 비추는 것이 아닌 철저하게 전시 작품을 비추는 것도 인상적이었어요.

기본적인 소재는 콘크리트와 스테인리스 그리고 블랙 톤의 목제 가구로 마감했습니다. ‘굉장히 차갑고 이질적이다’라고 생각하실 수 있는 소재들의 조화죠. 모든 콘셉트는 심플함에 초점을 두었어요. 단순하고 깔끔하지만 동시에 무게감이 있는 분위기를 연출했죠. 이를 통해 ‘이곳의 진정한 주인은 아티컬이 아닌, 여기에서 전시를 하는 아티스트와 그 작품을 감상하는 관객입니다.’라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습니다. 아티컬 공간은 작품 하나하나가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돕는 조력자입니다. 아티스트의 작품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공간이 되고 싶었기에 가구, 소재 등의 인테리어 요소가 지나치게 주목받지 않도록 심플함을 고집했어요. 그리고 가운데 무대가 중심이 되어, 무대를 바라보며 벽에 기대어 쉴 수 있도록 좌석을 배치했어요. 이곳은 앞사람과의 대화가 중심이 되는 공간이 아니에요. 오히려 눈앞에 보이는 것은 오로지 작품과 공간, 그리고 온전히 나 자신에게 집중하고 명상하며 쉼을 얻을 수 있는 공간이죠.

아티컬 메인 홀에서 전시 중인 강민성 작가의 도예 작품 | ©ARTHICUL

지금 아티컬에서 선보이는 도예 작품들이 정말 수려합니다. 

현재 세라미스트 강민성 작가의 전시가 열리고 있어요. 도예와 유리를 함께 전공한 작가는 흙과 유리 그리고 스틸까지 총 세 가지 재료를 접합하여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난 새로운 영역의 도예 길을 걷고 있죠. 2016년부터 다양한 미술 대전 공모전 수상 경력과 창조적이고 독창적인 작품으로 해를 거듭할수록 가능성이 큰 작가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아티컬 메인 홀 내부 전경 | ©ARTHICUL

앞으로 아티컬이 펼쳐나갈 이야기가 궁금하네요.

아티컬에서 일어날 다양한 전시를 통해 공간의 다양한 가능성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작품과 콘텐츠에 따라서 공간 자체의 느낌이 이렇게까지 달라질 수 있구나!’하는 변화와 가능성이요. 또한, 부산뿐만 아니라 타지역에서도 갤러리 이상의 다양한 문화예술센터로 확장해 나가고자 합니다.


<아티컬ARTHICUL>

운영 시간: 매일 12:00 - 22:00

주소: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해운대로91번길 21-5 지하1층 아티컬

문의: 아티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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