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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un Sep 21. 2024

동시대 크리에이터의 타임리스한 가치를 전하는 팝업 쇼룸

팝업 쇼룸, 넌컨템포 noncontempo

©박현성

아름다운 거리로 손꼽히는 서울의 연희동. 조용했던 동네의 골목 구석구석에 독특한 감도를 가진 공간들이 하나둘 문을 열며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특히 와이에이치디랩YHD LAB에서 운영하는 팝업 쇼룸 넌컨템포noncontempo는 오픈한 지 1년 남짓한 신생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주목받는 스몰 브랜드와 디자이너의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쇼룸, 워크샵룸, 티룸 등 다양하게 변주가 가능한 공간 디자인, 시간을 초월한 좋은 물건의 가치를 발굴하고 적극적으로 전하는데 힘쓰는 브랜드의 명료한 방향성에 국내의 많은 공예 디자이너와 브랜드가 자신을 알리는 거점으로 넌컨템포를 선택하고 있다.

©박현성

팝업 쇼룸을 지향하는 넌컨템포는 1~2주의 짧은 간격으로 공간에서 새로운 브랜드와 작가, 그리고 디자이너를 소개한다. 오는 8월 8일까지는 자체적으로 리빙위크 을 진행하며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공예&디자인 스튜디오와 디자이너를 만나볼 수 있다. 흔히 이어달리기에서 다음 주자로 넘겨주는 바톤은 이번 리빙위크에서 브랜드와 브랜드를 이어주는 매개체로, 1번 주자부터 16번 주자까지 순차적으로 바톤을 주고 받으며 넌컨템포에서 공개된다. 넌컨템포를 운영하는 와이에이치디랩의 최동윤 공동 대표에게 더 깊은 브랜드의 사정을 물었다.


Interview with 최동윤

와이디에이치랩 공동 대표


2020년 연희동의 작은 건물에 넌컨템포가 문을 열었습니다. 브랜드가 어떻게 탄생했나요?

창업 초창기부터 사회 문제에 관심이 많았던 와이에이치디랩은 우리가 그 속에서 무언가를 적극적으로 해낼 수 있지 않을까 늘 고민해왔습니다. 그러던 중 코로나 팬데믹으로 스몰 브랜드의 오프라인 진출 공간 부족과 상업용 부동산 공실 발생 문제가 사회적으로 두드러졌죠. 저희는 창의적이고 적극적인 태도만이 보수적인 공간 운영 생태계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라고 생각했어요. 우리는 보다 적극적인 의지로 공간 운영 솔루션, 오프라인 리테일 분야의 새로운 솔루션을 제안하기 위해 와이에치디랩을 만들었습니다. 이를 통해, 방문객에게는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입점 브랜드에는 홍보에 최적화된 브랜디드 공간을 제공하고자 해요.

©박현성

넌컨템포noncontempo는 아님을 뜻하는 ‘non’과 동시대를 의미하는 ‘contemporary’의 합성어입니다. 넌컨템포를 찾아오는 분들께 현대적이지 않은 것을 현대적으로 보여주고, 또 현대적인 것들의 타임리스한 의미를 동시대를 넘어 전달하고자 하는 브랜드의 바람이 담겨있죠. 우리는 넌컨템포를 시간을 초월한 멋진 것들things을 보여주고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기획했어요. 근사한 작품의 정의에 분명 정해진 답은 없습니다. 하지만 시간을 초월한 아름다운 사물이 되기 위해선 단순히 오래된 물건을 현재까지 소유한다는 것 이상으로 그것에 대한 경험과 이야기가 필수적으로 포함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박현성

화이트 큐브를 연상시키는 톤앤매너와 가변형 파티션이 인상적입니다. 인테리어는 어떤 콘셉트로 디자인되었나요? 

밋밋한 화이트 큐브 갤러리 형태도 아니고, 또 에이징된 인테리어도 아닌 넌컨템포가 전하는 타임리스한 가치를 담아내고자 했습니다. 공간은 스토리텔링이 가능한 브랜드 혹은 개인을 위해 비주얼 멀천다이징이 가능한 가구, 응대가 가능한 커피 바를 갖춘 내부, 실내외 경계를 넘나들며 다양한 시도가 가능한 외부로 이루어져 있어요. 공간 중앙에 위치한 2개의 회전식 파티션에 따라 하루하루 다양한 연출이 가능한 실내 공간은 쇼룸, 워크숍룸, 티룸으로 사용할 수 있는 가변적인 공간이죠. 시간을 초월한 근사한 것들을 소개하기 위해서는 정적인 공간보다는 살아 숨 쉬는 공간이 필수라고 생각했습니다. 더 나아가 어떤 사물이든 누가 들어오든 최상의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공간이 되어야 했죠. 이러한 고민은 자연스럽게 가변적인 공간과 가구로 이어졌고, 회전식 파티션과 모듈형 가구를 통해 이를 실현할 수 있었어요.

©박현성

지금까지 넌컨템포에서 진행한 팝업 쇼룸 중 특히 기억에 남는 디자이너 혹은 브랜드를 소개해 주세요.

‘무진’과 ‘어나이브펄슨스튜디오a naive person studio’를 소개하고 싶어요. 도예 작가 무진은 ‘다함이 없다(無盡)’ 라는 뜻이며 도예가이신 그의 아버지께서 지어 주신 두 번째 이름(호)입니다. 어린 시절 아버지 밑에서 전통 공예를 일상처럼 몸담아 왔던 작가는 현재 휴식과 공간에 대해 생각하며 동양의 공예를 대변하는 한국의 공예 언어를 찾고자 하죠. ‘a naive person studio’는 다양한 실험을 통해 ‘naive’한 도자 작업을 하는 작가로 구성된 브랜드인데요. naive는 ‘천진난만하다’라는 의미로 작가 각자의 개성이 뚜렷한 작업들을 보여줍니다. 이들은 물건이 가지는 가치와 내러티브를 중시하며 주로 서사성을 가지는 아카이빙 형식의 오브제를 제작하고 있어요.

넌컨템포에서 소개한 무진의 작업 | ©instagram.com/noncontempo
컨템포에서 소개한 a naive person studio의 작업 | ©instagram.com/noncontempo

지금 넌컨템포에서는 을 주제로 리빙위크가 열리고 있습니다. 감각적인 국내 공예, 가구 디자이너와 작가들이 릴레이로 참여하며 큰 관심을 받고 있는데요.

얼마 전 가구가 전달하는 메시지에 집중하는 가구 디자이너 설수빈, 지난날의 기억에서 자극을 받아 흔적으로 세라믹 아트 작업을 선보인 시은, 그리고 그래픽과 다양한 소재를 접목한 가구와 오브제를 선보이는 스튜디오 차차의 릴레이 팝업 쇼룸을 마쳤습니다. 리빙위크 시즌 1이 종료한 뒤 시즌 2는 다수의 크리에이터와 작업을 판매하는 백화점 같은 구성을 기획하고 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noncontempo
넌컨템포의 리빙위크를 통해 소개한 설수빈 디자이너의 테이블 | ©instagram.com/noncontempo
넌컨템포의 리빙위크를 통해 소개한 시은 작가의 세라믹 아트 | ©instagram.com/noncontempo
넌컨템포의 리빙위크를 통해 소개한 스튜디오 차차 | ©instagram.com/noncontempo

넌컨템포의 다음 계획은 무엇인가요?

시간이 흘러도 변함없이 사랑받을 수 있는 좋은 것들을 발굴하고 소개하고자 하는 넌컨템포의 슬로건 “We discover and rearrange good things.” 를 위해 계속해서 나아가고자 해요. 우리가 목표로 하는 리테일 분야의 운영 솔루션은 ‘마이크로 공유 리테일 쇼룸’입니다. 오프라인 공간에서 고객과 접점을 만들고 싶은 디지털과 온라인 기반의 브랜드Digital Native Brand들이 시간과 공간을 넌컨템포에서 공유하고 있죠. 그리고 이번 리빙위크를 통해 넌컨템포는 새로운 브랜드, 작가와 함께 시간을 공유했어요. 이번 시즌 이후 우리는 매대를 공유하고, 새로운 시즌별 쇼룸 구성을 통해 오프라인 고객 경험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또한, 작년 11월부터 6개월이 막 지난 현재 확장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연희동에 위치한 주택으로 지하와 1층, 2층에 적절한 브랜드와 함께 공간을 구성할 계획을 하고 있고, 올해 가을 즈음 그랜드 오프닝을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박현성

넌컨템포 noncontempo

주소: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연희로11가길 2층

운영시간: 평일 11:00~19:00

문의: https://www.instagram.com/noncontemp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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