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이방인의 코로나 해방일지

갑!툭!튀! 방역 완화

지난 3년 동안 지독한 방역정책 때문에 긴장에 긴장을 더하며 살았다. 확진자와 직접 접촉한 밀접접촉자의 접촉자, 그러니까 간접 접촉자까지 격리당하는 정책이라 도서관을 운영하는 내가 밀접접촉자로 분류되어도 도서관을 이용하는 7개 학교와 영사관 등 각 기관과 사회가 마비되는 재앙이 내린다는 말이다. 그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을 리가 없다. 도시 전체가 봉쇄당하는 등 온갖 통제 속에 살던 사람들은 불만이 터지기 시작했다. 배고프니까, 망하고 있으니까, 나는 굶어도 내 자식은 굶길 수 없으니까. 이곳에서 언급조차 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고, 제로 정책은 갑자기 ‘단어’를 바꿔 사용하기 시작하더니 제로에 가까운 정책들을 매일 쏟아내기 시작했다.


각 장소마다 있던 장소 코드를 폐기하기 시작했고

2020년 3월부터 사용했던 행적 코드를 폐기했다.

엄청나게 아프지 않으면 경증 혹은 무증상으로 생각하고 자가격리를 허락했다.

가장 중요한 변화는

치. 료. 는. 알. 알. 서.

갑자기 약 8종을 알려주면서 사라고 한다. 당연히 사재기가 시작되고 약 구하기도 어렵고 가격도 상승하기 시작했다. 정부에서 엄청난 규제를 하지만 수요와 공급의 균형은 이미 무너졌다.


급기야 어제부터 무증상 확진자는 통계에서 제외한다고 발표했다. 이제 일상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확진자인지 알 수 없게 되었다. 위드 코로나라고 환호하는 사람들도 있다. 피로연도 열고 파티도 한다. 몇몇 식당은 확진자가 나와 문을 닫았다. 학교 등에서 획진자가 나와 격리된 사람들이 늘어나게 되었다. 격리에 격리. 그래, 자가격리도 격리는 격리다. 적어도 일주일 경제활동을 멈추게 된다.


사람들은 집에서 칩거하기 시작했고, 학교는 온라인으로 전환했다. 사람들은 안다. 주변에 코로나로 돌아가신 분들이 있다면 안다. 코로나는 함께 하기엔 버거운 존재라는 걸, 함께 하더라도 조심, 또 조심해야 한다는 걸.


지난 3년의 기록은 <어느 이방인의 코로나 연대기>를 통해 저장해 두었다. 이제 <어느 이방인의 코로나 해방 일지>를 쓸 때가 된 거 같다.

아무것도 모르는 준서는 그냥 아무것도 모른채 일상을 만났으면 한다.

타이밍이 굉장히 안 좋다. 겨울이고, 곧 춘절(중국 민족 대이동이 일어나는 설)이다. 언젠가 넘어야 할 산이지만 나에겐 아직 어린아이와 아내가 있다. 무엇보다 나는 이 코로나 시대에 가족을 둘이나 잃었다. 우리는 이 산을 어떻게 넘을까? 지금 당신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도서관은 도서관 관리시스템 도입을 명분으로 휴관 중

모르겠다. 주사위는 던져졌고 시간은 흐른다.

많은 희생이 따르고 있고 지금까지 지켜준 분께

앞으로도 지켜달라고 빌고 있다.


산 너머에 기적 같이 코로나 이전 세상이 있다면,

그것에서 만나자. 지금은 신기루라도 보고 싶다.

살아서 보자, 되도록 건강하게.


2022.12.15. 목요일

칭다오에 사는 이방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