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말도 안되는 목표를 참을 수 있는가

량원평도 일론머스크도 말도 안되는 목표를 믿는 괴짜였다

by 김건호


"우리는 말도 안되는 목표를 참을 수 있는가"


딥시크 창업 당시, 창업자 량원펑의 목표는 "인간 수준의 AI를 개발하겠다"였다. 량원평은 끔찍한 헤어스타일을 한 괴짜였고 1만 개의 칩 클러스터를 구축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 당시 동료들은 그의 말을 전혀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일론 머스크는 2004년에 "달 기지와 화성 기지를 건설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이 말도 안되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또 하나의 작은 말도 안되는 목표를 만들었는데 "NASA도 실패한 재사용 로켓을 자체개발 하겠다"는 목표였다.


이런 말도 안되게 높은, 그러나 아주 흥미로운 목표는 재미있는 일을 꿈꾸는 수많은 똑똑한 괴짜들을 끌어모으는 모양이다. 이것이 회사 비전의 힘이다.


반면, 최근 몇년간 한국 스타트업의 흐름 양상은 "회사의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있는가, 즉 당장 이윤 추구가 되느냐" 로 정리되는 것 같다. 예전 쿠팡 시대처럼 먼 비전만 가지고 돈을 쏟아붓지는 못한다.


이로 인해 스타트업 생태계가 건강해지는 측면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나는 '정상화' 되어 간다고 말하는 편이었다), 진짜 천재들과 괴짜들이 품은 원대한 비전을 키워나가기 쉬운 환경은 아닐 수도 있겠다.


매년 매출 그래프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커다란 비전을 추구하기 쉽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그냥 터무니 없는 미래만 말하는 재무가 불량한 회사도 있다. 외부인이 초기에 이 둘을 구분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생각해볼 문제다.


그리고 또 하나, 우리는 터무니 없는 큰 목표를 더 당당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가. 우리 커리어데이도 터무니없는 큰 비전이 있다. 다만 저 괴짜들처럼 당당하게 이야기 해오지는 못했다. 그런 면에서 우리는 너무나도 한국인인 것이다.


창업자라면 남들이 비웃든 말든 나의 포부를 소신껏 믿고 말할 수 있는 용기 (혹은 주변 반응을 전혀 신경쓰지 않는 능력) 가 필요한 것일지도 모른다.


(딥시크 창업자에 대한 기사를 읽고 드는 몇몇 생각을 두서없이 써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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