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03.07
늘어져 자다가 눈이 떠지면 일어나기.
그러다 배고프면 가장 좋아하는 연어를 넣은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기.
아침 식사를 하며 좋아하는 드라마 보기.
빨래하고 청소기 돌리고 운동하고 나서 잔뜩 땀 흘린 상태로 샤워하기.
빨래를 널고 잠시 쉬었다가 어제 만들어 놓은 김치볶음밥에 치즈 얹어 점심 해결하기.
덜 배부른 상태로 따뜻한 햇살, 살랑이는 바람이 잘 보이는 테라스 옆 거실 소파에 앉아 후식으로 달달한 초콜릿 먹기.
과제한다고 노트북을 켰다가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듣겠을 땐 그냥 한숨 자 버리기.
기분이 좋은지 애교를 부리는 고양이를 품에 안고 가만히 쓰다듬으며 가르릉대는 소리 들어보기.
날 좋은 날 집에만 있기 아까울 땐 어디 나갈래?라는 누군가의 권유에 아무리 피곤해도 따라나가기.
언제나 앞만 보고 빠르게 달려가던 삶에서 벗어나 일상의 매 순간을 천천히, 느긋하게 느껴보니 이런 삶도 꽤 의미 있고 좋다. 무언가 이루어 내지 않아도 괜찮은, 멈추고 싶을 때 멈출 수 있는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 틈에 둘러싸인 이 순간, 내가 행복해야 내 주변도 행복해진다는 것을 온몸으로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