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많은 말을 하고 살아왔다.
대부분은 잊혔다.
그런데 내가 했던 한마디는 아직도 남아 있다.
병원 밥 냄새가 죽기보다 싫었다.
밥이 나오기 한 시간 전쯤이면, 지하에서부터 역한 냄새가 올라왔다.
나는 밥시간이 다가오면 병실에서 도망쳤다.
엄마와 밥 때문에 자주 싸웠다.
엄마는 한 숟갈만 먹자고 사정하다 안 되면 목소리가 높아졌다.
나는 끝까지 고개를 돌려 먹지 않았다.
몸은 점점 말라갔고, 엄마는 집요했다.
밥상 앞에서 우리는 매번 같은 얼굴로 마주 앉았다.
나는 먹지 못했고, 엄마는 포기하지 못했다.
어느 날, 더는 참을 수가 없었다.
밥이 아니라, 그 시간 자체가 견딜 수 없었다.
쌓여 있던 짜증과 서러움이 한꺼번에 터져 나왔다.
“내가 이렇게 아픈 게 다 엄마 때문이야.”
말은 곧바로 멈췄다. 병실 안이 조용해졌다.
엄마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내 얼굴을 한 번 보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문이 닫히는 소리가 작게 났다.
잠시 후 엄마는 다시 들어왔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얼굴이었다.
밥 이야기도, 방금의 말도 꺼내지 않았다.
나는 그 말을 하고 바로 후회했다.
하지 말아야 할 말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래도 그때의 나는, 그 말 말고는 버틸 방법이 없었다.
나는 하지 말아야 할 말이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그때 그 순간의 감정을 주체할 수 없었다.
엄마는 늘 자신을 탓하던 사람이었다.
병원에 더 빨리 데려오지 못한 걸 마음에 두고 살았다.
그런 엄마에게, 나는 가장 아픈 말을 던졌다.
나를 살리기 위해 애쓴 사람에게,
나는 평생 지워지지 않을 말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