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를 잘하려면 공부 잘하는 친구옆에 있어야 한다
[어디에서 팔 것인가?]
유튜브에 상권분석이라고 검색만 해도 너무나도 많은 동영상이 나온다. 100번은 가봐야 한다부터 시작해서 인구통계학, 소비성향, 대중교통밀집, 주변경쟁자 뭐 이거 말고도 기타 등등 수많은 사항을 고려해야 한다고 소위 전문가라고 보통은 자칭하고 극히 드문 경우로 타인도 칭해주는 사람들이 매일같이 떠들고 있다. 이 모든 말을 다 듣고 있으면 서울시내에 구할 수 있는 식당자리는 없다. 심지어 점 관련 산업이 수조 원의 시장을 이루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모든 것이 부합하더라도 점쟁이 한마디로 자리가 바뀔 수 있기 때문에 사업장의 입지를 찾는 일은 너무나도 어려운 일이다. 인자기급의 위치선정이 필요하다. 인자기는 어떻게 그렇게 위치선정을 잘하게 되었을까? 본인의 경험과 시행착오 그리고 본인이 잘할 수 있는 것을 최대한 살려서 그렇게 되지 않았을까 싶다. 결국 나만의 기준이 필요한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고 나는 상권선정을 위해서 나만의 몇 가지 기준을 만들었다.
1. 집에서 가까운가? 적어도 1km 이내에 있어서 도보로 이동이 가능한가?
- 우선 가장 첫 번째로 고려했던 부분은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 초근접거리에 있는 상권을 찾았다. 자가와 가까운 곳을 찾은 첫 번째 이유는 내가 가장 많이 알고 있고 가장 빠르고 편하게 계속 살펴볼 수 있는 상권이기 때문이다. 대기업이라면 데이터 기반으로 정확하고 정교하게 상권분석을 하겠지만 개인인 나에게는 그러한 리소스가 없다. 때문에 내가 가장 잘 알고 있는 내 집 근처가 그나마 대기업이 하는 그러한 분석에 가장 근접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두 번째 이유는 체력소모를 최소화하고 충전의 시간을 최대화하기 위해서다. 장사는 육체노동의 비중이 높을 수밖에 없다. 영업이 끝난 후 퇴근 시간이 길다거나 운전을 해야 한다거나 하면 육체가 더 피곤해질 수밖에 없고, 쉬면서 충전할 수 있는 시간 역시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러한 이유로 무조건 집 근처 상권을 최우선으로 했다.
2.20평 이상 30평 이하의 면적인가?
- 면적의 기준을 이렇게 잡은 이유는 인건비의 극최소화를 바탕으로 매출을 가장 많이 올릴 수 있는 운영면적의 규모가 20평 이상 30평 이하의 면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1년 전쯤 작은 이커머스를 시작했을 때 사람부터 뽑고 시작을 했었다. 너무나도 뼈저리게 후회한다. (동의하지 않는 사람도 매우 많다고 생각하지만,) 스타트업이든 장사든 소규모의 사업으로 시작할 때 인력채용이란 말은 운영의 영역에서 완전히 지워버려야 할 단어이다. 급여, 4대 보험, 기타 노무 등 사람 하나 채용함으로써 발생하는 업무의 영역이 너무나도 많고 차라리 부족한 영역은 창업자가 배워서 하는 편이 낫다고 본다. 아마 이커머스 시절 사람을 채용하지 않았더라면 지금 장사의 결심을 안 하고 잘 운영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이니 말이다. 결국 인력을 채용하지 않고 (물론 필요에 따라 단기 알바채용은 가능한 범위 내에서) 사장 혼자 운영할 수 있는 규모, 그리고 내가 하려고 하는 고깃집의 규모는 테이블이 약 8~9개 정도가 들어가는 규모이고 이 정도의 면적은 20평 이상 30평 이하의 면적이다. 집 근처의 20평에서 30평 사이의 상권을 뒤지기 시작했다.
3.200만 원에서 300만 원 사이의 월 임차료
- 임차료의 공식은 매우 단순하다. Max는 1일 매출 Min은 3일 매출로 당월 임차료의 해당하는 금액이 발생할 수 있어야 한다. 월 임차료가 1천만 원이면 적어도 하루 350만 원의 매출이 나와야 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그 입지는 무조건 필패할 수밖에 없다. 내가 고려하는 테이블 8~9개의 고깃집의 규모와 예상매출을 고려했을 때, 나는 무조건 200만 원에서 300만 원 사이의 월임차료가 책정된 곳으로 입지를 선정해아 한다.
4. 공부 잘하는 애들이 옆에 있는가?
- 나는 커리어의 절반을 대기업에 있었다. 각자 다 업무의 영역은 다르지만 대기업에서 어떤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실행할 때 얼마나 많은 조사와 검증을 하는가? 조사와 검증만 하다 실행을 못하는 프로젝트도 수없이 많을 정도로 조사와 검증에 힘을 쓴다. 내가 얻으려고 하는 어떠한 입지에 대기업에서 하는 F&B가 들어와 있다면 그리고 아주 초근접에 들어와 있다면 이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 것일까? 나는 이것을 좋은 입지의 기본 여건을 갖추고 있고 소위 말하는 돈이 되는 자리라고 생각했다. 물론 대기업도 많은 실패를 하지만 적어도 성공할 확률이 개인보다는 높다고 생각한다. 그 지역의 유동인구, 상주인구, 소득 수준, 소비 수준 등 고려할 사항이 나에게는 너무나도 많은데 개인의 역량으로는 이것을 다 할 수가 없다. 그런데 만약에 대기업이 근처에 있다면 저러한 요소들을 이미 검증했다는 것 아니겠는가? 어떻게 하면 공부를 잘하는지 잘 모르겠다면 공부 잘하는 애가 하는 방식 그대로 따라 할 수밖에 없다. 적어도 그 근처에는 갈 수 있다고 믿고 있다.
5. 임차하려는 상가가 속한 빌딩의 상태
- 관리비가 조금 더 발생하더라도 빌딩의 상태가 상업용도에 맞게 지어진 건물을 찾았다. 물론 이런 건물은 그렇지 못한 곳에 비해 임차료도 높고 관리비도 더 많이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건물을 우선시 한 이유는 초기 인테리어 및 관리에 있어서의 로스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다. 음식점을 인테리어 하는 것에 있어서는 미적 감각도 중요하지만 전체적인 설계도 매우 중요하다. 가스의 사용, 전기의 사용, 수도의 사용, 화재 관련, 주차 관련 등이 다 맞추어져 한다. 특히 가스 전기 같은 경우는 고깃집에서는 매우 중요한 요소인데 무턱대고 임차료가 싼 곳만 찾다 보면 가스와 전기 공사 때문에 비용이 추가 발생할 수 있고 추후에 보수비용까지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일이 잦아지면 본질인 좋은 음식을 제공한다에서 조금씩 멀어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건물의 상태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대략 5개의 상권분석 요소를 기준으로 마련하고 입지를 선정하고자 했다. 이거보다 더 많은 요소가 있겠지만 더 많은 요소를 고려해 봐야 내가 다 쳐낼 수가 없기 때문에 이 정도라도 확실히 하고자 했다. 요약하면 거리, 면적, 비용, 환경 정도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5개의 조건이니 어느 정도 쉽게 찾을 수 있을 것 같았지만 5개의 조건을 다 맞추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다행인지 장사할 팔자인지 내가 생각한 이 요소에 딱 부합하는 입지를 찾았다.
ep.3 -끝-
* 매일은 아니겠지만, 장사를 시작하기로 마음먹은 날부터의 창업에 대한 모든 것을 기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