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면상담가가 말하는 효과 있는 상담을 하는 방법
선택이 아닌 필수요소.
심리상담이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두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첫째는 기존의 프로그램의 해체이고 두 번째는 새로운 프로그램의 생성이다. 그중에서도 내담자가 더 이상 기존에 삶에서 문제를 일으켰던 습관적 패턴(프로그램)들에 영향을 받지 않기 위해서는 첫 번째 조건인 기존프로그램의 해체는 '반드시' 충족되어야 한다. 그렇게 기존의 프로그램이 해체되었다면, 그 해체의 정도에 따라 확장작업이 가능하다. 그러나 해체에 대해서는 이전의 글들에서 다루었기에, 오늘은 그 이후의 작업인 '확장 작업'을 '어떻게'하면 되는지 알아보려 한다.
1. 저절로 일어나는 부분.
사실 이 확장작업은 프로그램의 해체가 일어나면서 동시에 저절로 발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왜냐하면 이 프로그램이란 것이 앞선 글들에서 이야기했듯, 인간이 외부의 환경과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생존 전략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 프로그램 자체는 우리가 생존을 하기 위해 반드시 존재해야 하는 것이다. 다만 현재 우리의 상황에는 적절하지 않은(고통을 유발하는) 프로그램이기에 무너지고 다시 생성(업데이트)되어야 할 뿐이다.
그렇기에 우리가 인간인 이상 기존의 프로그램이 무너지면 우리의 내면(무의식)은 저절로 현재의 상황을 검토하고 현재의 상황에서 가장 적절한 대응 프로그램을 알아서 생성해 낸다. 다만 여기서, 기존의 프로그램이 해체되면서 떠오른 여러 가지 통찰들, 그리고 내담자가 이미 자신의 고통과 맞서 싸우면서 해온 노력들, 그 노력의 결과 '머리로는' 알게 된 여러 방법론들, 이런 것들이 적절하게 섞여 이 과정이 일어난다. 그러나 이렇게 저절로 내담자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새로운 프로그램의 생성(무의식 재조직화=리프로그래밍)은 그 자체로도 굉장히 통찰력 있고 강력한 현상이지만, 여기에 상담가가 상담가 입장에서 보았을 때 내담자에게 필요한 지혜들을 넣어줄 수도 있다.
그 지혜의 출처는 내담자와 세션을 하면서 드러난 내담자가 가지고 있었으나 지금은 잠시 어떤 문제를 일으키는 고착에 빠져 볼 수 없었던 장점들, 긍정적인 요소들 이런 것들이다. 이런 것들을 상기시키고 그런 것들을 통해 내담자가 자신이 본래 가지고 있었던 자원을 잘 사용할 수 있도록, 무의식이 재조직화되고 있는 타이밍에 그러한 요소들도 넣어주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새롭게 조직화된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요소들은 더욱 내담자에게 유리한 것이 된다. 또한 그러한 요소들이 촘촘히 쌓일수록 새롭게 형성된 프로그램의 안정도도 탄탄해진다. 또한 이러한, 내담자가 이미 가지고 있던 긍정적인 자원을 도출하여 새로운 프로그램의 구성요소로 심는 작업 또한, 상담가가 충분히 이 상담과정에 '몰입'했다면 '저절로' 일어난다. 즉, 억지로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박아 넣는 순간, 잘못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까지가 프로그램의 해체하는 과정에서 '저절로' 일어나는 현상이다. '저절로' 이것이 포인트이다. 심리상담 세션이든 최면세션이든 이렇게 고착이 풀려 의식이 흐를 수 있게 함으로써 저절로 새로운 프로그램이 형성될 수 있도록 안내해야 한다. 그런데 반복하지만 여기서 고착을 해체하여 저절로 흘러가게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맞다고 생각하는 방식으로 내담자를 변화시키려는 마음으로 접근해서는 안된다. 이런 식으로 진행할 경우, 내담자가 마지못해 그것을 받아들이는 척하더라도 프로그램 수준의 변화는 절대로 일어나지 않는다. 심지어 내담자가 치유되었으면 하는 선한 마음조차도 그것이 변화만을 전제로 하는 순간 프로그램 수준의 변화에는 독이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기존 프로그램의 해체(고착해제)를 통해, '저절로' 새로운 프로그램이 생성될 수 있는 상태로 흘러가는 것이다. 이것이 최면상담사가 마법과도 같은 힘을 지닌 권능자가 아닌, 무의식의 세계를 안내하는 '안내자'인 이유이다.
2. 상담가가 전략적으로 안내해야 하는 부분.
이렇게 기존의 프로그램이 붕괴되고 새로운 프로그램을 생성했다면, 이제 이 새롭게 형성된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프로그램을 더욱 확장-강화시켜 나간다. 이를 위한 방법으로 유용한 것이 '상향유목화 질문'이다. 우선 처음에는 문제적 프로그램이 붕괴되어 더 이상 특정 생각/신념/감정에 고착되어 있지 않는 내담자에게 묻는다.
"이제 지금부터 지금까지 못했던 것들 중에 가장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그게 무엇인가요? 지금까지는 여러 방해요소 때문에 하기 힘들었지만, 지금부터는 할 수 있잖아요?" 이러면 대답이 나올 것이다. 여기서 그 대답을 가지고,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진다.
1) why
2) what
why는 그것이 왜 하고 싶은 것인지를 묻는 것으로, 그것을 해야 하는 이유(논리)를 내담자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에서 자신의 내면에서 스스로 연결할 수 있게 안내하는 질문이다. '하고 싶은 그것'의 중요성을 강화하는 논리가 내담자의 내면에서 발생함으로써 직접 무언가를 하라고 암시를 넣지 않고서도, 내담자가 하고 싶은 것(이루어 내고 싶은 것)의 중요성을 내담자의 내면에서 강화시키는 간접최면화법이다.
그리고 그렇게 '하고 싶은 것'에 대한 이유가 발생하여, 하고 싶은 것을 해야 하는 논리가 강화되었다면, 이제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한다. 이 부분이 'what'이다.
"그럼 그걸 이루고 나면 어떻게 돼요?"
"그걸 이루고 나면 그다음엔 뭐가 가능해지죠?"
"그게 이루어지고 난 다음에는 뭘 할 수 있게 되나요?"
이 질문들은 상향유목화 질문으로써 청크-업 또는 밀턴모델이라는 이름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내담자가 지금 현재 '바란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 어떤 상위목적의 구성요소인지를 파악할 수 있게 해주는 질문이다. 그럼으로써 지금 바란다고 생각하는 것을 넘어서, 진짜로 그 '바란다고 생각하는 것'을 통해 궁극적으로 이루고 싶은 가장 근원적인 '욕구'를 발견해 내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근원적인 욕구(내가 진정으로 바라는 것)가 발견되는 순간, 또 한 번 매우 강력한 통찰이 일어난다. 그리고 이 통찰은, 내담자의 무의식속의 프로그램을 다시 한번 재정렬해 준다. 즉, 이미 기존의 프로그램이 해체되고 그 해체에 이어 생성된 프로그램이, 이러한 '진정한 욕구의 발견'이라는 통찰을 통해, 한 번 더 새롭게 조직화되고 강화되는 것이다.
여기까지 하게 되면 새로운 프로그램 생성(프로그램 확장) 작업의 기본작업이 끝난다. 이후로는, 그 상위목적을 이루려면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해 질문을 함으로써 그 상위 목적을 다시 구체적인 하위요소로 구체화한다. 그렇게 구체화가 일어나면, 이 진정한 욕구라는 상위목적이 더 탄탄해진다. 왜냐하면 그 상위 목적이라는 큰 그림을 완성시키기 위해 필요한 퍼즐조각들을 (구체화 함으로써) 만들어 놓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이제 남은 일은, 그렇게 만들어 놓은 퍼즐을 하나하나 놓는 것뿐이다. 그리고 이 작업은, "그럼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해 가장 먼저 지금 바로 할 수 있는 건 어떤 건가요?"라는 질문을 통해 촉발된다. 그렇게, 이제야 드러나게 된 진정한 욕구라는 '열망의 에너지'가,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들을 해나가는 방식으로 자신을 활성화 함으로써, 애쓰지 않고 현재에 머물며 실시간으로 자신의 욕구를 실현해 나가는 그러한 행동패턴(프로그램)이 완성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현재에 머물며 현실을 살아나가는 과정상에서 이렇게 형성된 프로그램은 끊임없이 다음 단계에 필요한 것을 발견할 수 있게 도와준다. 그럼으로써 내담자는 자신이 내가 바라는 것이라고 착각하고 있었던 '예측할 수 있었던 정해놓은 결과값'이 아닌, 욕구가 스스로를 실현해 나간 결과 저절로 드러나게 될 예측할 수 없는 마법과도 같은 결과물을, '언젠가 도달할 현재'(미래)에서 맞이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