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포스팅에서는 지난번에 이어 픽사 스토리텔링의 5장 내용을 기록하겠습니다. 픽사 스토리텔링의 목차는 다음과 같이 구성되어 있습니다.
출처:오디오 클립 캡처
이중 5장 '구조'는 말 그대로 스토리의 기본적인 구조에 대해 다룬 부분입니다. 스토리는 시작-중간-끝의 3단계로 구성되어 있으며, 좀 더 디테일하게는 6단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6단계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도입
2. 사건 촉발
3. 점진적 갈등 고조
4. 위기
5. 절정
6. 결말
1. 도입
도입은 스토리의 배경을 설명해 주는 부분입니다. 주인공이 누구인지, 주인공은 무엇을 바라는지(목표), 왜 그것을 바라는지(이유), 이야기의 진행되는 장소는 어디인지. 이런 것들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부분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함으로써 관객들은 혼란스러워하지 않고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게 됩니다.
한 예로 넷플릭스의 '마술사의 코끼리'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마술사의 코끼리에서는 이야기의 시작 부분에서 이야기가 펼쳐질 배경인 '발티즈'에 대한 배경 서사를 설명해 줍니다. 발티즈는 본래 마술과 신비가 일상이었던 밝고 희망적인 분위기의 나라였습니다. 그러나 이웃나라와의 전쟁으로 인해 사람들의 마음은 삭막해졌고 이제는 그 누구도 마술이나 희망 같은 것들을 믿지 않게 되었습니다. 마술사의 코끼리는 이러한 배경에서 어린 시절에 죽었다고 생각한 동생이 살아있을지도 '모른다'라는 작은 희망 하나로, 동생을 찾으러 가기 위해 희망을 가지고 나아가는 주인공 피터의 모습을 다룬 이야기입니다.
출처: 넷플릭스 포토
2. 사건 촉발
사건 촉발 단계에서 주인공이 소중하게 여기고 있는 것을 한 순간에 잃게 만듭니다. 또는 주인공이 열망했던 것을 한순간에 손에 쥐어 줍니다. 이렇게 '기존의' 상황을 극적으로 변화시키는 파트인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극적인 변화로 인해 주인공의 여정이 시작됩니다.
인크레더블의 경우에는 주인공이 더 이상 슈퍼 히어로로 인정받지 못하게 됨으로써 기존의 상황이 변화합니다. 마술사의 코끼리에서는, 떨어진 동전을 주우려 이동한 곳에서 만난 점술가가 뜬금없이 동생이 살아있다고 이야기해줍니다. 그리고 상황은 급변합니다.
3. 점진적 갈등 고조
주인공의 이야기를 따라갈수록 상황은 혼란스러워지고 갈등은 고조됩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한 가지 갈등을 넘었을 때 무언가 새로운 것을 배움으로써 반드시 변화가 일어나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점진적이라는 부분에서 알 수 있듯이, 갈등이 꼭 한 가지일 필요는 없습니다. 여러 개의 갈등이 갈등 발생-해소-배움의 구조로 중첩될 수 있습니다. 다만, 나중에 나오는 갈등은 먼저 나온 갈등보다 더 큰 갈등이어야 이야기가 지루해지지 않을 것입니다.
한 예로, 이번에 다시 재개봉한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의 애니메이션 판에서는 다음과 같은 갈등 구조가 나옵니다.
주인공 조제는 다리가 불편한 소녀입니다. 다리가 불편한 조제에게 세상은 위험한 것들로 가득 찬 곳입니다. 이를 조제는 '호랑이로 가득 차 있다.'라고 표현합니다. 조제의 목표 중 하나는 바다에 가보는 것입니다. 어린 시절에 아빠가 그녀에게 해준 말을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이죠. 조제의 아버지는 그녀에게 '바닷물은 짜다'라고 했고 밖의 세상에 거의 나가본 적 없던 조제는 그 말이 사실일지 알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다리는 불편하고 바깥세상은 두렵게만 느껴집니다. 그런 조제에게 바다에 가는 것은 불가능한 일에 가까웠습니다.
그러나 '우연히' 만난 남자 주인공 츠네오의 도움과 지지로 조제는 바다에 당도합니다. 그리고 츠네오와 함께 바다의 풍경과 물결을 즐기며 바다가 정말로 짜다는 것을 경험하게 됩니다. 그 이후로 조제의 일상은 변화합니다. 츠네오의 도움을 받아 바깥세상으로 좀 더 '두려워하지 않고' 나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자신을 돌봐준 할머니에게 말합니다.
"할머니, 세상은 그렇게까지 무서운 곳은 아니야"
물론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애니메이션 판의 경우 이후 좀 더 강렬한 갈등구조가 이어지기 때문에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 아니지만 하나의 갈등과 그것의 해소를 통해 조제는 '새로운 사실을 배우게' 되는 것이죠. 이것이 점진적 갈등 구조 파트에서 필연적으로 들어가야 하는 갈등-해소-(그 과정을 통한) 배움의 구조입니다.
바다에 도착한 츠네오와 조제, 출처:네이버 검색
4. 위기
위기는 주인공이 선택을 하게 되는 상황을 말합니다. 주인공은 점진적인 갈등을 겪으면서 그 과정에서 새로운 것들을 배워왔습니다. 그리고 갈등은 점점 고조화됩니다. 마치 주인공을 찌부러뜨리려는 듯이 이전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갈등이 몰아칩니다. 그러한 시련 속에서 주인공은 선택을 해야 합니다. 그 시련에 대해 지금까지와 같이 도망치거나 회피하거나 망가진 모습을 유지할 것인가? 아니면 지금까지의 서사에서 배운 것들을 통해 변화를 선택할 것인가?를 말이죠.
변화를 선택하면 주인공은 절정을 향해 나아갑니다. 그리고 이야기는 해피엔딩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겠죠. 그러나 변화를 선택하지 않고 '유지'를 선택한다면, 이야기는 비극으로 치달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관객은 주인공을 응원할 수밖에 없습니다. 주인공은 관객의 대리인이니까요.
이때 위기에서 변화를 선택한 주인공은 악당을 물리칠 '힘'을 손에 넣게 됩니다. 여기서 이 '힘'은 특이한 성질을 가집니다. 바로,
"지금까지 주인공의 가장 약한 부분이었던 것이 반전되어 주인공의 가장 강한 부분이 된다."라는 것입니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의 예에서는 갑작스럽게 닥쳐온 시련의 중첩(스포라서 언급 x)에 의해 조제는 다시 한번 방구석에 틀어박히게 됩니다. 그리고는 이전과 같은 '고립'과 '회피(숨기)'를 선택합니다. 그러나 남자 주인공의 동료인 xx의 자극(이라고 쓰고 도움이라고 읽음)을 통해 변화를 선택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지금까지 남자 주인공 츠네오의 도움을 받아 시련을 극복하면서 '깨달은 것들'을 통해 자신이 당면한 문제를 넘어섭니다.(스포라 말할 수 없... ㅜ)
5절정
절정은 위기에서 변화를 선택함으로써 힘을 얻은 주인공이 그 힘으로 악당을 물리치는 파트입니다. 그리고 주인공에게는 악당에게 최후의 일격을 가할 책임이 주어집니다. 주인공의 여기서 그 책임을 다해야 합니다. 그래야지 이야기의 주제가 살아나고 이야기는 힘을 갖게 됩니다.
6. 결말
결말 부분에서는 이제 마무리되지 못한 주위의 이야기들을 꼼꼼하게 마무리해주어야 합니다. 그렇게 '완결'을 시켜주어야 관객들의 마음속에서도 이야기가 완결되고 관객들은 개운한 마음으로 이야기의 끝을 받아들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완결을 통해 '받아들여진' 이야기는 관객의 마음에 더욱 강력한 힘을 발휘하게 될 것입니다.
이때 사용되는 장치는 주인공 이외에 다른 조연들의 이벤트를 완료해 준다든지, 아니면 두 남녀 주인공이 확실하게 맺어지는 모습을 보여준다든지 하는 것입니다. 또는 애초에 주인공이 목표로 했던 것을 주인공이 손에 넣는 모습을 확실하게 보여줄 필요도 있을 것입니다.
예네 둘 사귐 ㅋ
이로써 픽사 스토리텔링의 5번째 장인 구조에 대한 이야기를 마치려 합니다. 다음에는 6장~9장까지는 내용으로 찾아뵙겠습니다.